등록 : 2005.07.13 03:32
수정 : 2005.07.13 03:36
“기독교 대학으로서 정체성 알리는데 주력”
명지대가 변화의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지난해 12월 정근모 박사가 총장에 취임하면서 변화의 보폭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정 총장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과학계, 기독교계 등에서 명성이 높은 인물.
두 차례에 걸친 과학기술처 장관,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 스웨덴 왕립공학원 회원, 국제원자력한림원 회장, 영국 왕립물리학회 펠로우, 미국 공학아카데미 회원, 국가조찬기도회장, 호서대 총장, 한국사랑의집짓기운동연합회 이사장 등 화려한 이력과 경력에 걸맞게 정 총장이 추구하는 명지대의 발전 방향은 대학의 질을 높이고 국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다. 정 총장을 만나 명지대의 현재와 미래를 들어 봤다.
-각 대학의 신입생 유치가 전쟁이라고 불릴 만큼 치열합니다. 명지대만의, 또는 총장님만의 신입생 유치 대책은 무엇입니까?
=전문대를 포함해 350여 대학들이 대입 정원보다 수험생 수가 적어지면서 신입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위기를 오히려 좋은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어요. 즉, 외국 학생들을 우리나라에 오도록 하는 것이죠. 주변 국가들이 경제가 발전하면서 아울러 교육열도 매우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호기입니다. 미국 유명 대학들도 한때 정원을 못 채운 적이 있는데, 외국 학생들을 유치해 위기를 돌파한 점을 눈여겨봐야 합니다. 외국 학생들을 끌어들이는 것은 대학의 국제화를 더욱 가속화할 수 있는 이점도 있습니다. 또한 수도권에 소재한 기독교 대학인 명지대의 정체성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어요. 신세대에게 걸맞은 특성화된 학과들이 많이 개설돼 있는 점도 적극 알릴 계획입니다.
-대학에서 신입생 유치와 함께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가 취업입니다. 명지대의 취업률과 취업 대책은 무엇인지요?
=명지대는 취업을 위한 교육이 신입생 때부터 4년 내내 이뤄지는데, 주로 자신의 재능을 개발하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1학년 때부터 취업지도 강좌를 들을 수 있는데, 재학생 3분의 2 이상이 수강할 만큼 호응이 아주 높아요. 또 졸업한 선배들이 재학 중인 후배들에게 멘토(조력자) 구실을 하는 ‘멘토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전세계가 우리의 무대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해외 취업 및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12명이 일본, 인도 등 6개국에 파견돼 있으며, 이들에게 개인당 120만원을 학교에 지원하고 있어요. 2004년도 취업률은 61.4%인데, 이는 2000명 이상 졸업자 대학 중에서 12위에 해당하는 것이에요.
-관직은 물론 대학과도 인연이 깊은 것 같습니다. 미국 대학의 교수, 호서대 총장을 비롯해 카이스트 설립도 주도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명지대 경쟁력 강화 방안은 무엇입니까?
=기독교 대학이라는 정체성을 확립하고 과학 기술 사회를 이끌어 갈 역량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먼저 기독교 정신인 ‘봉사’와 과학 기술 사회 변화를 이끌 ‘산학협력’에 무게를 두고 다른 대학보다 앞서 조직 개편을 단행했어요. 사회봉사단과 산학협력단을 신설하고 단장을 부총장급으로 해 비중을 두었습니다. 산학협력단은 신설과 함께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는데 조달청과 협약을 맺고 전문인력 양성에 공동 보조를 맞추게 된 것입니다. 국제 프로그램도 강화할 계획이에요. 최근에는 파키스탄 정부가 대학원생 50명을 명지대로 파견하기로 했고, 지난 5월에는 뉴욕공과대와 협약을 체결해 명지대생이 1학년과 4학년은 명지대에서, 2~3학년은 뉴욕공과대에서 수학을 하면 두 대학의 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성과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사회 일각에서는 대학의 인성교육과 기초학문이 부실하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사회나 기업에서 비판의 소리가 나올 만큼 그 동안 대학들이 인성과 기초학문 교육에 소홀히 한 것은 사실입니다. 따라서 명지대는 인성교육과 함께 모든 학문의 기초가 되는 수학과 언어 등을 효율적으로 재교육할 방침입니다. 지난달 27일 법인 이사회를 통과해 다음달 말 출범하게 될 ‘방목 기초교육대학’(방목은 설립자의 호)이 이를 맡게 됩니다. 내년 1학기부터 가동되는 이 단과대는 신입생 시절이 아주 중요한 만큼 1학년을 대상으로 하며, 30여명의 석좌교수 중 조순 전 서울시장, 윤형섭 전 교육부 장관, 노재봉 전 총리, 국문학자인 김윤식 박사 등 내로라하는 14명의 석좌교수가 강의를 맡기로 했어요. 아마도 내년 신입생들부터는 ‘과연 이게 대학이구나’ 하는 감동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명지대의 장점과 비전은 어떻습니까?
=앞서 지적했듯 기독교 대학이라는 정체성 확립과 과학 기술 사회를 이끌어 갈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 명지대의 장점이자 비전이라 할 수 있어요. 또한 국제선교대학원, 국제경영대학원, 국제법률대학원 등을 신설할 예정인데, 이 대학원들이 명실상부한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전초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명지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인 사회간접자본(SOC) 분야를 개발도상국과 연계를 추진해 국가와 대학의 명성을 높일 것입니다. 특히 교육부 선정 수도권 특성화 대학인 건축대학(5년제)은 크게 일익을 담당하게 될 겁니다. 건축대학의 김석철 학장은 캄보디아 프놈펜시 도시 설계 프로젝트를 수주할 만큼 건축대학의 위상이 높습니다. 결국 명지대의 비전은 세계의 기독교 대학 중 가장 선호를 받을 수 있는 대학이 되도록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상현 <한겨레대학길라잡이> 기자
eduplus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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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출제자가 되어보라
정근모 총장이 밝히는 수험비법
초등학교 6년 동안 1등, 1951년 초등학생 대상 제1회 전국국가고시 전국 수석, 경기중학교 및 경기고교 수석 입학, 경기고 1학년 재학 때(7월) 대입 검정고시 수석 합격으로 고교 3년 과정을 1년도 채 안 걸려 수료.
나라 안팎과 과학계, 기독교계를 아우르는 이름을 지닌 정 총장은 학업 성적 또한 화려함 그 자체다. 이런 정 총장이 귀띔하는 시험 잘 보는 비결은, 뜻밖에 평범하게 들리면서도 그 속에 모범 답안이 있는 것 같았다.
먼저 출제 범위를 섭렵해 시험에 대한 불안감을 없앤 다음, 자신이 시험 출제자라고 가정하고 출제 문제를 생각하면서 공부하라는 것이다. 또 시험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시험을 치를 때에는 시간을 남겨 놓지 말고 전부를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정 총장이 박사학위 자격 시험을 치를 때의 에피소드다. 시험 문제 6문항 중 5문항만 선택해서 치르는 시험이었다. 시험 보기 전 정 총장은 20권의 책에서 100문항을 스스로 출제했고, 다시 50문항을 골라냈다. 실제 시험에서는 4문항이 그대로 출제됐고, 나머지 1문항도 거의 비슷했다. 결과는 이 역시 1등. 자신감을 갖고 스스로 출제자가 되는 방법 등 전략적인 학습법을 택한 결과이다. 한상현 <한겨레대학길라잡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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