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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13 03:37 수정 : 2005.07.13 03:39

동의대 만학도 모임 ‘거북회’ 우기호 회장

 “하루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생업에 종사하는 것은 물론이고 공부도 해야 하고, 저처럼 뒤늦게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뛰면서 한편으론 자식 또래의 학과 친구들과 어울리기도 해야 하는데….”

올해 우리 나이로 쉰세 살인 우기호 동의대 ‘거북회’ 회장(호텔·외식경영학전공, 야간 3학년)은 요즘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라고 하소연한다. 그도 그럴 것이 남보다 한참 뒤늦은 나이에 대학에 입학해 ‘몸과 머리가 따라주지 않는 상태에서’ 공부하는 것만도 벅차기만 한데, 생업에다가 올해부터는 동의대 만학도의 모임인 거북회 회장까지 맡았기 때문이다.

거북회는 주로 학과 차원의 만학도 모임이 있는 다른 대학들과 달리, 모든 학과를 아울러 640여명의 만학도가 참여하고, 열성적으로 활동하는 정회원도 80여명이나 돼 그 수장 구실을 맡기는 만만치 않아 보였다. 거북회가 단순한 단체로 그치지 않고 봉사 활동, 장학 사업, 수련회 등 다양한 행사도 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우 회장의 표정은 인터뷰 내내 밝고 행복해 보였다.

 “쉽고 편하게 사는 것은 적성에 맞지 않아요.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남들을 위해 열심히 사는 것이 인생의 참맛이기 때문이죠.”

이런 우 회장의 성격은 뒤늦게 대학 문을 노크하게 만들었다. 스튜디오를 운영해 먹고사는 데는 지장이 없었지만, 사진과 호텔·외식 산업을 접목시켜 보기 위해 남들이 잘 가지 않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일 벌이는 것을 좋아한다는 우 회장의 요즘 최대 관심은 거북회를 더욱 활성화하는 데 있다. 지난해부터 재학생들을 위해 해마다 200만원의 장학금을 내놓고 있는 거북회는, 회원들이 다양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는 이점을 살려 후배들의 취업과 창업에 도움을 주는 한편 이제는 밖으로 활동 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남들에엔 만학도의 길이 쉬워 보일지 모르지만, 결정하기도 힘들고 입학해서 적응하기도 힘든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대학 입학 때를 놓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대학 교육의 필요성과 늦깎이 대학생들의 대학 생활, 학습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방침입니다.”


거북회의 홍보 대상은 방송통신고, 직업학교, 검정고시 출신자와 심지어 기초의회 의원들까지 포괄한다. 기초의원들 가운데 대졸자는 20%도 채 안 된다는 통계 결과에 따른 것이다. 거북회는 효율적인 홍보를 위해 만학도의 애환과 효과적인 학습 방법, 대학생활 등을 담은 책자를 가을께 발행해 홍보에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공부하는 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우 회장은 돌아오는 2학기가 자못 기대된다고 했다. 아들이 주간 과정이긴 하지만, 같은 대학의 동일한 전공과 학년으로 복학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상현 <한겨레대학길라잡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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