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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대학의 경찰행정학과에선 행정학에 무게 중심을 두며, 경찰행정뿐 아니라 무술·사격 등도 익힌다. 지난 4월 경찰 및 경호요원 양성을 위한 실내 시뮬레이션 사격장을 마련한 부산 동의과학대학의 경찰경호학과 유정호 교수가 학생들에게 사격법을 지도하는 장면. 부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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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행정학과 경찰조직관리·과학수사 등 행정학 세분화한 응용학문 경찰행정학을 경찰대학에서 가르치는 행정학쯤으로 이해하면 곤란하다. 물론 경찰대학에도 행정학과가 있기는 하다. 경찰대학은 경찰 간부 육성을 주 목적으로 하지만 일반 대학은 교양인 배출이 그 목적이다. 때문에 일반 대학에서 가르치는 경찰행정학은 ‘경찰’보다는 ‘행정학’에 더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 셈이다. 경찰행정학은 행정학의 응용 학문이다. 사회가 복잡해짐에 따라 여러 분야에서 행정 지식을 필요로 하게 됐다. 자연스럽게 행정학의 영역은 넓어지고, 이에 맞춰 대학의 학과는 더욱 세분화하는 수순을 밟은 것이다. 일찌감치 사회 진출 전망까지 꼼꼼히 따지는 수험생이라면, 이 대목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장래 희망을 경찰관으로 생각하고 있는 학생뿐 아니라 그렇지 않은 학생일지라도 경찰행정학과는 충분히 고려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행정학은 국가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이론을 연구하는 분야이다. 경영학이 기업 운영과 관련된 학문이라면, 행정학은 공공 문제의 해결과 공공 서비스의 질과 연관된 학문인 것이다. 나라의 일을 다룬다는 면에서 정치학과 비슷하지만, 정치학이 사상이나 제도를 중심으로 한 다분히 관념적인 학문이라는 점에서 행정학과는 확연히 구분된다. 행정학은 더욱 구체적인 방안에 관심을 둔다는 점에서 실용 학문인 셈이다. 게다가 행정학은 정치학·경제학·사회학·심리학 등의 사회과학 지식 전반을 두루 섭렵하는 가운데 헌법이나 민법, 행정법 등 법학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까지 요구하는 종합 학문에 가깝다. 한마디로, 그만큼 쓰임새가 많다는 것이다. 때문에 행정학을 필요로 하는 분야가 적지 않다. 경찰행정학과를 비롯해 도시행정학과, 복지행정학과, 주택행정학과, 지방행정학과, 자치행정학과, 국제행정학과, 세무행정학과, 보건행정학과, 병원행정학과, 소방행정학과 등 다양한 응용 분야가 이미 세력 확장을 꾀해 온 것이 사실이다. 심지어 비서학과, 부동산학과 등 실용 학문 위주의 관련 학과까지 최근 주목받고 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경비 전문 업체의 등장 이후 ‘범죄와의 전쟁’을 가리키는 ‘형벌 시장’은 전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경찰의 고유 업무마저 점차 국가에서 민간으로 넘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행정학의 영역은 넓고 그 만큼 할 일은 많아진 것이다. 경찰행정학이 다루는 범위도 일반 민원부터 교통 행정, 치안 유지 등 그 영역이 실생활과 무관하지 않다. 오히려 구체적이다. 경찰행정학과에 들어가면 경찰조직 관리, 경찰인사 관리, 경찰 기획, 비교 경찰제도, 민간 경비, 범죄 예방, 과학 수사 등 경찰행정 전반에 걸친 기본 지식을 배우게 된다. 주요 교과목은 행정사, 행정철학, 조사방법론 등을 기본으로 헌법·형법·경찰법 등으로 구성된다. 실제 행정에서 필요한 관련 분야 법 지식은 물론 각종 무술, 체포술 등 무도기술도 필수 과목이다. 4년제 대학 가운데 경찰행정학과가 있는 곳은 건양대·계명대·대구대·동국대·영동대·용인대·원광대 등 18개 대학이다. 대불대는 여성경찰행정학과를 따로 두고 있으며, 2005학년도까지 여성경찰행정학과를 운영해 온 한남대는 2006학년도부터 경찰행정학과로 바꿔 남학생도 함께 모집한다. 전문대 가운데는 가톨릭상지대·공주영상정보대·김천대·우송정보대 등 18곳에 개설돼 있다.
신문방송학과 ‘언론고시 전단계’ 생각 오산, 언론현상 전반에 관해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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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넷 등 뉴미디어의 발달로 신문방송학과를 나온 이들의 진출 분야가 더욱 넓어졌다. <한국방송> 신인 개그맨들이 지난 3월 <개그콘서트> 녹화 직전 무대에 올라 분위기를 띄우고 있는 장면. 정용일 <스카이라이프>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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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바뀌었다. 현대 사회의 키워드는 커뮤니케이션이다. 개인은 물론 한 사회를 형성·유지·발전시키는 근본 메커니즘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작동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은 우리 삶에 꼭 필요한 요소로 자리잡았다. 때문에 신문방송학과 진학을 ‘언론 고시’ 전 단계로 막연히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신문방송학은 작게는 개인과 개인 사이의 의사소통에서, 크게는 신문·방송·영화·잡지 등의 대중매체에 이르기까지 커뮤니케이션의 모든 과정을 다룬다. 다수의 대학에서 학과 명칭을 ‘언론정보학’으로 개명한 것도 이런 추세를 반영했기 때문이다. 뉴미디어학과, 디지털미디어학과, 매스컴학과, 매체정보학과, 언론홍보학과, 정보관리학과 등은 신문방송학과의 이음동의어인 동시에 진화된 형태이기도 하다. 대학에서 다루는 ‘커뮤니케이션’은 크게 세 가지 영역이다. 신문·방송·광고 등이 그것이다. 신문 분야에서는 신문의 기능, 책임 및 자유 등에 관한 이론 및 관련 법률, 제작 실습이 중심이 된다. 방송 분야는 방송의 역사, 역할, 영화 등에 관한 이론과 제작 실무에 관해 배우며, 광고 분야는 광고를 기획하고 조사하고 제작하는 데 필요한 이론 학습 및 실습에 주력한다. 한마디로 신문방송학과는 커뮤니케이션의 기초 이론을 바탕으로 언론 현상 전반에 관해 공부하는 곳이다. 기본 교과목 역시 커뮤니케이션 이론, 커뮤니케이션 연구방법, 비판커뮤니케이션론, 매스컴효과론 등이다. 하지만 보통 광고 분야는 광고학과로 특화된 경우가 일반적이다. 최근엔 신문, 텔레비전, 잡지, 케이블텔레비전, 위성방송,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에 대한 실습 교육이 강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전문대들의 움직임이 더욱 기민하다. 방송정보학과, 방송보도과, 방송연예과, 방송극작가과 등으로 그 갈래가 더욱 세분화하는 것도 이를 방증하는 셈이다. 특히 비약적인 인터넷 환경의 발달과 더불어 인터넷방송과까지 등장했다. 이와 궤를 같이해 장래 희망 직종도 선택 폭이 넓어졌다. 기자, 프로듀서, 구성작가, 편집인, 아나운서 등 고전적인 선망 직종에서 정부와 기업체 홍보요원, 마케팅 전문기관 조사인력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해졌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홍보 전문 업체 또한 마찬가지. 특히 케이블방송, 인터넷 등 뉴미디어의 성장에 따른 미디어 산업으로의 진출 가능성도 엔터테인먼트에 유난히 민감한 젊은층에게 호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조건을 갖추고 있다. 신문방송학과는 4년제 대학 대부분에 설치돼 있다. 강원대·경북대·고려대·동의대·서강대·성공회대·연세대·중앙대 등 40개 대학은 신문방송학과로, 경희대·국민대·서울대·영남대·이화여대·한림대 등 20개 대학은 언론정보학과로 부를 따름이다. 호서대는 뉴미디어학과라는 이름으로, 경기대·서울산업대 등 3개 대학에서는 매스컴학과, 동서대·우송대 등 3곳에서는 디지털미디어학과로 통한다. 전문대 가운데선 경인여대·제주산업정보대 등 4개 대학이 디지털미디어과를 운영 중이다. 신구대에는 매체정보과가, 대구과학대에는 신문방송과가 마련돼 있다. 뉴미디어과를 둔 대학은 가천길대와 충청대이며, 인터넷방송과가 설치된 곳은 경민대·선린대 등 4곳이다. 공개적으로 ‘예비 방송인’을 모집하는 대학도 있다. 동아방송대·김천대·백제예술대·공주영상정보대·인덕대 등 19곳은 방송보도과, 방송연예과, 방송극작가과, 방송정보학과 등을 대학별 특성에 따라 운영하고 있다. 한상현 <한겨레대학길라잡이> 기자 eduplus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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