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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트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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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논술세미나 〈엔트로피〉
2. 엔트로피 법칙
■ 책 소개
<엔트로피>제러미 리프킨 지음/이창희 옮김/세종연구원 현대인들은 기술이 발달하고 생산력이 높아질수록 인간의 삶은 더욱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게 진실이라고 학교에서 배운다. 그런데 이상하게 물질 생산 능력은 갈수록 발달하는데 우리 삶의 질은 별로 나아지지 않는다. 왜 그럴까? 그 이유가 무엇인지 해명하는 많은 이론이 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극심한 대립도 이 논란을 반영한다. 미국의 문명비평가 제러미 리프킨은 전혀 다르게 본다. 그의 눈에 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결국 과학기술이 발달해야 인간 삶이 나아진다고 보는 점에서 똑같다. <엔트로피>의 주제는 간단하다. “우리 문명의 미래는 물리적 제약 없이 무한하게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은 실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 풀무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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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치질 미국이 자꾸 쇠퇴하는 이유 세계 최대의 군사 강국은 미국이다. 미국의 국방비는 얼마나 될까?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10년 미국 국방비는 6980억달러로 전세계 국방비 총액 1조6300억달러의 42.8%나 된다. 2010년 미국 국방비는 국내총생산(GDP)의 4.8%로 전세계 평균 2.6%의 거의 2배에 이른다. 미국 다음으로는 중국(1190억달러), 영국(596억달러), 프랑스(593억달러), 러시아(587억달러), 일본(545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와 독일(452억달러), 인도(413억달러), 이탈리아(370억달러) 등이다. 미국을 뺀 나머지 9대 국방대국의 군사비를 모두 합쳐봐야 미국만 못하다. 미국이 전세계 국방비의 거의 절반을 쓰는 이유는 간단하다.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세계화는 곧 미국화”라고 주장하는 미 <뉴욕 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실리콘밸리의 기술이 꽃필 수 있도록 해주는 숨은 주역은 미국의 육해공군과 해병대”라고 썼다. 미국의 대외정책 전문 역사학자인 로버트 케이건은 “미국의 군사력이 약했다면 미국의 아이디어와 기술은 지금처럼 전세계에서 통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엔트로피> 이론에 따르면 막대한 군사비는 미국이 엔트로피 분수령에 이르렀다는 증거일 뿐이다. 리프킨에 따르면 정치 및 경제 기구들은 기계와 마찬가지로 에너지의 변환자들이다. 초기 단계에서 이 기구들은 효과적으로 작동한다. 그러나 엔트로피의 법칙을 피해가지 못한다. 사회 내부에는 쓸모없는 에너지가 증가한다. 에너지 흐름을 최대로 유지하기 위해서 시스템 구석구석에서 끊임없이 증가하는 무질서를 청소해줘야 하고 정치 및 경제 기구들은 그 기능과 영역이 확대되어 유지보수기능을 행하기 시작한다. 이러면서 조직은 비대해진다. 국가는 고갈되는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새롭고 유용한 에너지원을 찾는다는 목적으로 영토 확장을 꾀한다. 모든 제국주의적 식민주의적 팽창은 새로운 에너지원을 확보하려는 노력에서 비롯됐다. 새로운 땅을 정복하려면 더 많은 에너지를 써서 군대·무기·통치기구 등을 공급해야 한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 뒤 직접 식민지를 운영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중동을 비롯한 전세계의 독재국가를 지원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영토’를 계속 확보했다. 이 영토 확보의 기본이 군사력이었다. 그래서 미국은 전세계 국방비의 거의 절반을 차지해야 할 정도로 많은 돈을 썼다. 미국이 2차 세계대전 뒤 크고 작은 전쟁을 벌이지 않은 때가 거의 없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10년간만 해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치렀다. 전쟁은 미국이 세계 최대 빚쟁이 나라가 된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미국의 국가 부채는 2010년 말 기준 14조3000억달러로 국내총생산 14조5300억달러의 98.4%나 된다. 한데 미 재무부 발행 국채의 최대 보유국이 이젠 강력한 경쟁자가 된 중국이다. 2011년 5월 기준 미국 발행 국채는 총 4조5140억달러인데, 이 가운데 25%인 1조1598억달러를 중국이 보유하고 있다.
■ 담금질 엔트로피 이론으로 본 원자력발전 지난 3월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하면서 원자력발전을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 의견은 크게 두 가지다. 아예 원자력발전소를 폐쇄하자는 쪽과 그래도 원자력밖에 없다는 쪽이다. 독일은 2022년까지 자국 안 모든 원전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내세운 이명박 정부는 값싸고 친환경적인 에너지라는 이유로 원전을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원자력발전 찬성론자들의 주장은 간단하다. 일단 원자력은 값이 싸다는 것이다. 자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kWh당 발전 단가는 원자력 39원, 석탄 54원, 풍력 128원, 천연가스 147원, 석유 195원, 태양광 859원이다. 발전 원가에서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석탄 42%, 석유 78%, 액화천연가스(LNG) 69%, 수력 15%지만 원자력은 11%에 불과하다. 우라늄235 1g이 완전 핵분열 했을 때 나오는 에너지는 석유 9드럼, 석탄 3톤이나 된다. 원자력은 이산화탄소를 내뿜지 않는다. 따라서 지구온난화에 대응할 수 있다. 원자력발전의 연료인 우라늄은 세계 전역에 고르게 매장되어 있다. 석유처럼 특정 산유국에 집중되어 수급이 불안정하지도 않다. 한국의 전체 발전량 가운데 원자력 비중은 지난해 31.4%다. 원자력발전을 줄이면 전기료를 올려야 한다. 이런 이유를 들어 우리 정부는 원자력 발전 비중을 2015년 37.2%, 2020년 44.0%, 2024년 48.5%까지 높일 계획이다. 그러나 반론도 강하다. 일단 원전 찬성론자들이 발표하는 발전 단가에는 사후 처리비용까지 들어 있지 않다. 원전에서는 각종 핵폐기물이 나온다. 방사성 물질의 반감기는 최대 25만년이나 된다. 제러미 리프킨은 “핵 폐기장 하나가 생길 때마다 25만년 동안 이를 추적 관리해야 함과 동시에 무장경비원을 24시간 배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비용이 현재 원자력발전 단가에는 제대로 포함되어 있지 않다. 더구나 위험성 때문에 이제 어느 지역에 원자력발전소 또는 핵폐기장을 지으려면 해당 지역에 막대한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원자력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론이 있다. 원전도 온실가스가 아예 발생하지 않는 건 아니다. 반감기가 최대 25만년에 이르는 핵폐기물의 저장과, 설계수명을 다한 원자로 폐로 등의 과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측정이 어려워 전문가에 따라 추정이 엇갈릴 뿐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원자력 1㎾h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10g으로 천연가스 발전(549g)의 2%에 지나지 않는다고 추정한다. 그러나 원전 원료인 우라늄 채광에서 원전 폐기까지 전주기 평가를 통해 천연가스 발전의 10분의 1에서 3분의 1까지로 잡는 연구 결과도 있다. 원자력 찬성 주장과 반대 주장은 팽팽하다. 그 밑바탕에는 ‘엔트로피’에 대한 시각 차이가 있다. 찬성 쪽은 원자력은 엔트로피와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대론자는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는 원자력도 결국 엔트로피의 법칙을 피해갈 수 없다고 본다.
■ 벼리기 아래 논제를 읽고 글을 쓴 뒤, <아하! 한겨레> 누리집(www.ahahan.co.kr)에 올려 주세요. 잘 쓴 글을 선택해 ‘통합논술 세미나’에 실어 줍니다. 1. 제러미 리프킨에 따르면 원자력발전도 엔트로피의 법칙을 피해가지 못한다. 이와 비슷한 사례를 하나 들어 자신의 주장을 써 보시오. 예를 들어 도로를 많이 건설하면 교통난이 해소될까 고민해 보시오. (400자) 2. 아래 지문 3개를 읽고 핵심 단어 한 가지를 정하시오. 그리고 그 핵심 단어와 관련된 자신의 생각을 써 보시오. (800자) ① 아널드 토인비(영국의 역사가)는 사회의 역사가 문명적인, 그리고 환경적인 도전과 응전의 연속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오스발트 슈펭글러(독일의 철학자, 교육학자)는 문명의 역사는 마치 인간의 삶처럼 탄생, 성장, 죽음을 거치는 순환과정이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오르테가이가세트는 역사란 카리스마를 가진 소수의 엄청난 창조력이 대중에 의해 흡수되면서 무뎌지고 생명을 잃는 평준화 과정이라고 정의할 것이다. 마르크스 같으면 역사는 변증법적이고 유물론적이며, 역사의 한 단계가 펼쳐질 때마다 그것을 파괴할 씨앗이 이미 그 안에 잉태되어 있고 새로운 현실의 태아가 그것을 대치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엔트로피> 3부 ‘역사와 엔트로피 분수령’ ② 세계적인 석학인 미 예일대 폴 케네디 교수는 <강대국의 흥망>으로 유명하다. 케네디 교수는 이 책에서 지난 5세기 동안 강대국이 어떻게 부상했다가 몰락했는지를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어떤 나라가 경제적으로 발전하면, 처음에는 빠른 경제 성장에 초점을 맞춘다. 이러다 경제적 패권을 쥐게 되면, 이를 지키기 위해 안보에 관심을 기울인다. 어떤 나라가 강대국으로 떠오르면 반드시 기존 강대국이 쇠퇴하며, 떠오른 강대국이 정점에 다다르면 군사 강대국이 된다. 이 군사 강대국은 계속된 군사비 지출로 쇠퇴하며 상대적으로 군사비 지출이 적었던 나라가 새로운 강대국으로 부상한다. 이런 패턴이 역사에서는 계속 반복된다. ③ 사람들의 행동양식에 중요한 변화가 생기는 것은 잉여를 충분히 축적한 탓이 아니다. 예를 들어 수렵채취인들이 충분한 잉여를 축적하지 못했다면 그들은 농경사회로 결코 옮겨가지 못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수렵채취사회가 충분한 잉여를 축적했다면 뭣하러 불확실하고 위험하며 한번도 해보지 않은 밭갈기를 시작할 것인가? 여러 가지 증거로 볼 때 수렵채취인들은 사냥감과 식용식물이 줄어들고 새로운 사냥터가 사라지자 점진적으로 여러 단계를 거쳐 농경을 시작했다. 기록들을 보면 큰 변화는 예외 없이 풍요의 축적 결과가 아니라 기존의 원천이 고갈되었기 때문에 일어났다. <엔트로피> 제3부 ‘역사와 엔트로피 분수령’ 일부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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