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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여진곤군은 놀토에 또래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학교 밖 체험 활동에 참여한다.(사진 왼쪽에서 두번째까지) 고등학생 박정연양은 놀토에 부족한 수학 공부도 보충하고, 수련관 등을 찾아 미래 진로와 관련된 기자 활동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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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일제 수업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오는 3월부터 전국의 모든 학교가 주5일 수업제를 자율시행한다. 정부에서는 돌봄교실, 토요 방과후학교, 지역아동센터 프로그램 확대 등 주5일 수업제에 맞춘 다양한 대안들을 발표했다. 하지만 학부모는 벌써부터 ‘빨간날’이 무섭다. 이 시간에 다른 집 자녀들은 학원가를 돌며 보충학습을 할 거라고 불안해한다. 어떻게 해야 알찬 토요일을 보낼 수 있을까?
사례 1. 초딩 진곤이네-토요일엔 교과서 밖으로!
겨울에는 8시, 여름에는 6시30분이 평균 기상 시간이다. 토요일은 활동이 많다. 피곤해지기 쉽다. 일찍 시작해서 일찍 종료하자. 5일 동안 학교 가느라 고생했다. 아들은 이제 초등학교 예비 4학년이다. 토요일만큼은 학교 밖 세상을 만나야 한다. 많이 보고, 경험할 때다. 이런 경험이 훗날 공부, 나아가 삶에도 밑바탕이 될 거다. 토요일에는 아이가 좋아하는 선에서 체험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동갑내기 서넛이 함께 한다. 두 명은 ‘비추’다. 한 친구가 참석 못할 일이 생길 수 있다. 다른 엄마들도 함께 참여하기 때문에 아이를 혼자 보낼 일이 생겨도 큰 걱정 없다. 비용은 거의 안 든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서울의 공원’ 누리집(parks.seoul.go.kr/park)에 가 봐라. 체험학습과 함께 아들이 꾸준히 하고 있는 놀토 활동은 인라인 스케이트다. 아이는 “땀을 흘리니 스트레스도 풀린다”고 한다.
초등, 엄마 맘대로 계획 잡지 말길중등, ‘학습’과 ‘진로’ 안배 해봐요 서울 성북구에 사는 허미숙씨가 올해 4학년에 올라가는 여진곤군과 놀토를 보내는 사연이다. 아이들이 토요일을 잘 보내려면 원칙이 필요하다. 허씨는 “아이가 즐겁지 않은 활동을 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했다. 초등학생의 토요일 계획은 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조심해야 할 것은 학습 위주로 계획을 짜는 것이다. 주5일 수업제로 수업일수는 줄지만 수업시간은 예전과 같다. 월 2회 진행하던 토요일 수업시간만큼 평일 수업시간은 는다. 에듀닥터 바른배움 정윤주 대표는 “아이들 처지에서는 주중에 수업시간이 늘어나는 거라 주말까지 공부만 강요하면 오히려 학습동기가 떨어진다”고 했다.
토요일을 꾸려가는 열쇠는 아이한테 주는 게 가장 좋다. 정윤주 대표는 “아이가 뭘 원하는지를 함께 얘기해보는 게 토요일 계획을 세우는 첫 단추”라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 자료를 보면 “주5일제 수업이 시행되면 어떤 프로그램을 희망하느냐?”는 질문에 학생 28.6%가 취미·레저활동을 손꼽았다. 초등학생들이 토요일에 참여하기 가장 좋은 프로그램은 역시 체험학습이다. 하지만 체험 프로그램도 부모가 ‘학습강박증’에 빠져 있다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 <우리아이 창의력 키우는 놀토>를 쓴 여행 파워블로거(capzzang70.com) 장은숙씨는 “계획을 짜는 방법은 다양하다”며 “부모의 직업, 가족 구성원의 상황, 여행 가능 주기, 여행 패턴 등을 정한 뒤에 계절별로 맞춰 가면 좋을 곳을 분기별로 계획해두면 체계적으로 체험학습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다녀와서도 학습에 비중을 두기보다는 아이가 가능한 선에서 활동을 정리하도록 도와주세요. 글을 잘 못 쓴다면 그림을 그려보는 것도 좋죠.” 토요일을 잘 보내려면 컴퓨터 앞에서 ‘손품’을 팔아야 한다. 그래야 저렴한 체험 장소도 물색할 수 있다. 각 지역에서 하는 시티투어, 지역 어린이박물관, 한국관광공사 누리집 등은 즐겨찾기를 해두는 게 좋다. 부모 입장에서 토요일에 대한 부담을 덜려면 다른 가족들과의 ‘연대’도 중요하다. 많은 직장들이 주5일 근무를 하지만 토요일에 밀린 집안일을 해야 하는 학부모들도 많다. 이럴 때 다른 가족과 연대해 모임을 구성하면 정보교류도 하고, 품앗이 식으로 서로의 자녀들을 돌볼 수도 있다. 사례 2. 고딩 박정연양-공부와 꿈, 두 토끼 잡아! 보통 10시에 기상해 독서실로 향한다. 토요일에는 텔레비전 등의 유혹을 견디기 힘들다. 부모님이 맞벌이라 토요일 시간표도 스스로 짜고 실천한다. 평일에는 모든 과목을, 토요일에는 취약 과목인 수학을 공부한다. 오후 2시부터는 서울시중구청소년수련관으로 향한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수련관에서 ‘티제이’(TJ, Teens Journalist) 기자단 활동을 해왔다. 글 쓰는 걸 좋아해서 우연히 참여한 활동이다. 덕분에 언론 분야로 진로도 찾았다. 수련관 활동은 돈이 들지 않는다. 활동이 6시에 끝나면 집에 온다. 그 뒤에는 영어 관련 활동을 한다. 교과목 공부가 아니다. 영어를 좋아해서 교과서 밖에서 심화된 공부를 하고 싶었다. 이 시간부터는 <뉴욕 타임스> 기사를 골라 단어공부를 한다. 저녁에는 ‘기아대책’(www.kfhi.or.kr)이라는 기관에서 편지 번역 봉사를 한다. 외국 어린이를 후원하는 사람들이 쓴 편지를 번역해준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이런 시간표로 토요일을 보냈다. 토요일에 이런 활동들을 한 이야기를 진학 때 자기소개서에 진솔하게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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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어린이박물관 누리집 등을 잘 이용하면 놀토에 또래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학교 밖 체험을 할 수 있는 저렴한 프로그램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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