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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이름은 김삼순"에서 나온 삼순이의 찜질방 양머리가 유행하고 있다.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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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정부의 찜질방 10시 규제하면 정말 탈선해버린다!?
생각 외로 밝은 조명과 선선한 바닥재가 깔려있는 찜질방에는 삼삼오오 모여 양머리를 하고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이 곧잘 눈에 띈다. 더운 여름을 피해, 모기를 피해 이곳 찜질방으로 피서 온 가족이나 젊은 연인들이 꽤 많다. 하지만 이제 밤 10시 이후 청소년을 찜질방에서 볼 수 없다. 보건복지부는 25일 찜질방의 안정, 위생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공중위생 관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고 그중 하나로 청소년들의 밤 10시 이후 찜질방 출입 규제안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출입제한이 통과되면 앞으로 부모님과 함께 가지 않는 이상 청소년들의 출입은 어려워진다. ‘파리의 연인’에서도 나오고, ‘내이름은 김삼순’에도 등장하는 찜질방은 더 이상 꼭 거쳐야할 ‘위생장소’가 아니라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산소방, 대나무방, 아로마향기방, 옥돌방, 자수정방, 알레스카방 등 각종 찜질방부터 운동방, 수면실, DVD방, 노래방, 피시방, 샤워실 등 최신 시설에 무료 서비스로 놀 공간, 쉴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청소년들에게는 유해시설로 지정되게 되는 것이다.“민증 없는게 서럽다. 서러워...” 하지만 찜질방이 이런 문화공간으로서 청소년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10시 이후에 출입이 금지되는 법안이 상정된 것에 대해 청소년들의 반발은 거세다. 일산의 S스파(찜질방)에 찾은 백석고 2학년 이새롬(가명)은 이미 저녁 먹고 더위 시킬 겸 친구와 함께 이 곳을 찾았다. 새롬이는 중학교 때 같은 반이였지만 친한 친구가 옆 주엽고로 배정을 받아 오랜만에 방학을 이용해 부모님의 눈치 없이 맘껏 놀고 수다도 떨려고 찜질방에 찾았다고 한다. “도대체 왜 막는지 모르겠다. 공부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말란 이야기냐?”며 10시 이후에 찜질방까지 못 가게 하는 이유에 대해 되물었다. 새롬이는 “그럼 찜질방까지 부모 손을 잡고 와야 할 정도로 우리가 어린가? 민증 없는게 너무 서럽다. 그냥 가서 자고 먹고, 수다를 좀 떠는 건데.. 무슨 민폐를 끼쳤기에 찜질방 가는 것도 어른 눈치 봐가면서 가야하냐?”며 토로했다. “그럼 우리가 가출청소년인가?” 청소년위원회가 찜질방을 청소년들의 출입제한을 추진한 이유는 아직 청소년의 가치관이 형성되지 않았기에 밤 10시 이후에 출입금지를 하고 있으며 찜질방이 어두워서 통제가 안되는 등 탈선 가능성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새롬이 친구 문정희(가명) 학생은 “청소년이라는 이유 하나로 어른들 멋대로, 정부 멋대로 만든 10시 이후 청소년 찜질방 출입금지는 너무 심한 거 아닌가요? 그럼 여기 온 청소년들은 다 탈선 가능성이 있는 가출청소년이라도 된단 말입니까?”라며 정부의 발상이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또한 “가출청소년이라도 찜질방도 못 가게 하면 거리에 노숙자처럼 자는 걸 원하는 건가?”며 “어른들이 더 서로 부둥커 안고, 자리 차지하고 시끄럽게 떠듭니다. 탈선의 위험이 있는 것은 어른이나 청소년이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차라리 찜질방의 남녀를 갈라놓는 법을 제정하라”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탈선을 걱정하는 어른들에게도 한마디 했다. "힘들어서 쉬러 오거나, 친구들과 함께 맘 놓고 이야기하러 찜질방을 찾게 되요. 그런 청소년들의 쉴 곳마저 규제해 버린다면, 아마 청소년들은 진짜로 거리로 탈선할 수도 있을걸요" 전경주 바이러스 기자 ⓒ2005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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