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7.28 14:19
수정 : 2005.07.29 10:02
규제규제…청소년들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25일 보건복지부의 '공중위생 관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에 청소년들의 심야찜질방의 출입을 금지하는 조항을 넣어 논란이 되고 있다. 심야 찜질방의 문제점이 한두번 떠올랐던 것은 아니지만, 청소년을 또다시 규제대상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보건복지부와 청소년위원회의 청소년에 대한 인식은 매우 안타깝다.
두발규제, 온라인게임규제... 찜질방 규제까지
올해 봄, 청소년들은 반인권적인 학교의 두발규제에 맞서 거리로 나섰다. 학생들의 외침은 무조건적인 자유가 아닌 학생선택권에 초점이 모아져 있었다. 학생들도 두발규정을 만드는데 참여하게 해달라는 것이 최소한의 요구였다. 몇개월이 지나 한 국회의원은 심야 온라인게임을 규제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심야게임문화가 온라인게임중독을 부추긴다는 이유에서였다.
청소년들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각종 규제를 만드는데서, 관계부처는 아주 중요한 것을 잊고 있다. 각종 시행정책을 보면 청소년들에 대한 문화의 긍정적인 측면은 전혀 바라보지 못한 채 '범죄와 일탈의 소지가 있는 곳'으로만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혹자는 청소년들의 문화가 하필이면 꼭 그런것이어야 하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런 어른들에게 다시 반문하고 싶다. 그렇다면 청소년들에게 다른 어떤 것이 가능하냐고.
참여정부, 청소년을 사회참여의 주체로 보는 것이 기본적인 추세
정부기관이나 시도청에는 청소년위원회, 참여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듣는 체계를 만들어 의견을 반영하고 있고, 미비하기는 하지만 청소년특별회의, 청소년의회, 고등학교학생회연합등 청소년들 스스로 자신들의 문제를 사회에 반영하기 위한 성숙한 모습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내놓은 청소년정책에서는 그런 청소년의 모습이 반영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청소년위원회 관계자의 청소년에 대한 인식도 한심스럽다. "규제는 추세" , "탈선의 우려"라니.
청소년의 문화는 단순히 하늘에서 뚝 떨어진 청소년만의 것이 아니다. 우리사회에서 판치고 있는 저질문화의 생산자는 누구인가? 청소년위원회는 어른들의 저질문화를 어떻게든 막아볼 생각은 하지 않고, 청소년들을 통제하고 규제함으로서 문제를 해결하려한다. 과연 탈선의 가장 큰 원인이 청소년에게 있는가?
계속 청소년들의 목을 조여가는 입시와 미래에 대한 고민. 청소년들에게는 그들만의 문화를 통해 가치관을 형성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관계 부처는 '청소년들을 못가게 하면 되지'라는 생각속에서 진행하고 있는 청소년규제정책을 중단하고 어른들의 저질문화가 더욱 확산되지 않게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 또한 청소년들을 우리사회의 주체로 바라보고 진정으로 미래사회를 준비시키는 일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윤수근 바이러스 기자
ⓒ2005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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