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반응에 순간 대처 필수”

직업인에게 듣는 나의 전공

쇼핑호스트 이진아씨

성과따라 연봉 격차 하늘과 땅

　“소비자들의 반응이 당장 드러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순발력 있는 대처 능력이 무엇보다 요구됩니다.”

쇼핑호스트 경력 8년째인 이진아(34) ㈜GS홈쇼핑 과장은 성과가　곧바로 나타나　그만큼 보람도 있다면서, 순발력 있는 방송을 하려면 상품과 대상 고객에　대한 충분한 분석이 밑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홈쇼핑에　소개할 제품이 결정되면 방송하기 최소한 5일 전에는 업체와 담당 피디가　제품의 어떤 점을 강조하고 어떻게 보여줄지 등을 상의한다. 쇼핑호스트는 이 5일 동안 고객들에게 제품의 정확한 정보와 효과를 어떻게 설명할지를　구상해야 한다. 제품을 직접 써 보고, 이미 방송된 프로그램을 모니터하기도 하며, 백화점　등에서 미리 시장 조사도 한다. 방송 1시간 전에는 담당 피디, 카메라 감독 등과 어떻게 움직이며 설명할지, 소품들은 어떻게 배치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1997년 공채로 입사한 이 과장은　“미리 말을 준비했다고 해도 소비자 상담실을 통해　그때그때 주문 상황이 달라지기 때문에　준비된 원고대로 말하기는 힘들다”며　“제품을 소개하는 도중에도 소비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부분과 말에　대한 분석 정보를 전달받기 때문에　그에　맞춰서 설명하는 방식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 대상에　대한 분석도 필수적이다. 이 과장은　“지갑이나 선글라스 등은 소비자가　고른 연령대 분포를 보이지만 어린이 관련 제품은 고객이 대부분 30대뿐”이라며　“어린이 제품을 맡았다면 대상 고객들의 심리나 또래　아이들의 성향,　그 어머니들이 공감할 수 있는 설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쇼핑호스트는 성과가　즉각 나타나기 때문에　연봉 역시 개인차가　많다. 쇼핑호스트도 입사 때는 일반 사원과 똑같은 수준의 연봉을 받지만 해마다 성과에　따라 연봉 재협상을 벌이기 때문이다. 눈에　띄는 실적을 거두면 담당 피디 등과 함께 쇼핑호스트도 특별 성과급을 받는 일도 있다.

방송 시간은　기본 단위를 50분으로 제품에　따라 2~3시간 하는 때도 있으며 일주일에　4~5차례 방송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주말은 물론 아침 방송 또는 저녁 방송 등 방송 시간이 불규칙해 정상적인 생활 리듬을 갖기는 어렵다. 이 과장은　“고객들이 쉬며 텔레비전을 볼 수 있는 날이 쇼핑호스트가　일하는 날이라고 할 수 있다”며　“평범하게 사는 것이 힘들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쇼핑호스트 직업을 충분히 알고도 여전히 하고 싶다는 열정이 있는 지망생들에게 미리 상황을　그려 보는 연습을 습관화하라고 조언했다. 이 과장은　“방송은 시작한다고　금방 늘지 않는다”며　“예를 들어 만원 버스를 탄 상황 등을 누군가에　이야기해 준다고 생각하며 머리 속으로　그려 보는 등 일상생활을 소재로 표현과 어휘력을 늘리는 연습을 해 두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