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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31 16:08 수정 : 2005.07.31 22:37

지난 6월30일 오스트레일리아 애들레이드시 매길초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바바라 가너 교사가 컴퓨터를 통해 학생들에게 ‘금 캐기’ 수업을 설명하고 있다.

이러닝(e-learning) 공부가 바뀐다 <3부> 해외에서 배운다


④ 오스트레일리아 ‘러닝 페더레이션’

 “이제부터 여러분은 역사 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금광을 찾고 금 캐는 장비들을 사고, 금을 팔아 필요한 생활필수품을 사는 일을 직접 해 보는 겁니다.”

바바라 가너 교사는 1850년대에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골드 러시’가 일어났던 역사적 사실을 설명한다. 이어 자신이 만든 ‘황금 캐기’ 프로그램으로 시연을 해 보인다. 모니터에서 한 여자 아이 아바타가 등장해 금 캐는 과정을 설명하며 보여준다. 시연이 끝나자 학생들은 각자 컴퓨터 앞에 앉아 사이버 공간에서 금을 캐러 나선다.

공공기관 · 학교· 학생 등에 제공

리자 차일즈(8·3학년)는 “삽과 곡괭이, 모포와 먹을거리를 사고, 채굴 허가증을 받고, 금을 캐고, 금 일부를 팔아 다시 연장과 먹을거리를 사서 더 많은 금을 캐서 돈을 많이 모을 수 있다”며 흥미 있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닉 번(8·3학년)은 “골드 러시 당시의 시대 상황과, 그때 사람들이 어떻게 상황을 헤쳐 나갔는지를 느낄 수 있다”며 “역사 공부가 아주 재밌다”고 했다.


지난 6월30일 오스트레일리아 남서부 애들레이드시 외곽에 있는 매길 초등학교. 학생 수 500여명인 이 학교에서 인터넷 프로그램을 활용한 이러닝(e-learning) 수업은 이렇게 일상처럼 진행되고 있었다. 150여대의 데스크톱 컴퓨터가 분산돼 설치돼 있는 교실에서 날마다 모든 과목에서 이러닝을 활용한 수업을 한다는 게 학교 쪽 설명이다.

 교사들은 ‘벨츠’(Belts·Basic E-learning Tool Sets, http://10.60.160.57)라는 사이트를 애용한다. 이 사이트는 교사들이 이러닝 활용 수업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도록 다양한 자원들을 제공한다. 마이클 호스킹 교장은 “가장 중요한 건 질 좋은 콘텐츠를 확보해 학생들에게 양질의 수업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교사들이 이러닝 콘텐츠를 만드는 일은 수업 준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오스트레일리아 학교들에서 이러닝 콘텐츠 확보는 학교나 교사들의 몫이다. 여러 공공기관이나 민·관 합자 회사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보급하고 있어 큰 부담은 없다고 한다.

세부과정별로 곧바로 쓸수 있게

 그 대표적 보기가 벨츠를 운영하는 ‘러닝 페더레이션’인데, 주 교육부와 연방정부, 뉴질랜드 교육부와 민간 단체들이 온라인 교육 콘텐츠 개발을 위해 세운 민·관 합자 회사다. 콘텐츠 개발은 교직 경력을 가진 커리큘럼 전문 개발자들과 외부 멀티미디어 콘텐츠 연구원들이 함께 한다. 콘텐츠는 중국어 성조 반복학습, 피아노 건반 패턴 훈련, 토양 표면 형성 시뮬레이션처럼 과목 단위로 묶어서 제작하기보다는 과목의 세부 과정별로 나눠 제작한다. 교사가 학교 현장에서 곧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회사 수석운영담당관 알란 베반은 “연구 결과가 나오면 내부 감수팀이 꼼꼼히 점검하고 학교 실무 담당자들과 상의해 활용 가능 여부를 파악한다”며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시범 프로그램을 만들어 일부 학교에서 적용한 뒤 전국으로 확대한다”고 설명했다. 러닝 페더레이션이 벨츠 말고도 ‘익스체인지’라는 콘텐츠 저장 창고(아카이브)를 따로 구축한 것도 각 학교와 교육청이 필요한 대로 콘텐츠를 가져가 이러닝 수업에 활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벨츠와 익스체인지의 활용도는 아주 높은 것으로 조사됐는데, 특히 지적 장애가 있거나 어려운 개념에 힘들어하는 학생들에게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회사 쪽은 밝혔다.

“어려운 개념도 쉽게 이해돼요”

1995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또 다른 민·관 합자 회사 에듀케이션닷에이유(www.educationau.edu.au)도 이러닝 콘텐츠 제공에 중추적인 구실을 한다. 정보통신기술(ICT) 활용 교육이라는 목표 아래 많은 공공기관과 사설 교육 분야, 교사와 학교 운영자, 학생들에게 온라인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가 제작하거나 다른 공공기관이나 교사들로부터 구한 콘텐츠 수는 대략 2만5천 건. 하지만 실제 이 곳에서 얻을 수 있는 콘텐츠는 무려 100만 건에 이른다. 광범위한 자료 검색 기능을 구축해 놓은 덕분이다. 선임 프로젝트 매니저 마크 트랜심프리어는 “정부 기준 등에 바탕해 학생들에게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콘텐츠만을 선별해 확보한다”고 말했다. 지난 2월부터는 교육 전문가나 교사들이 양질의 자료를 서로 주고받을 수 있도록 사이트에 200개 가량의 ‘에드나 그룹’을 꾸려 운영한다.

연방정부 교육부 이러닝 담당 직원 러셀 헌트는 “이러닝이 성공적인 정보사회로의 전환과 교육 서비스 질의 전반적인 향상을 꾀한다고 할 때, 양질의 콘텐츠 확보는 우리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레고로 이-러닝?

테크놀로지 스쿨 오브 더 퓨처

이러닝의 적용 범위는 어디까지 확산될 수 있을까? 기존에 익히 알던 기술도 유용한 이러닝 학습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엿볼 수 있게 하는 곳이 오스트레일리아 애들레이드시에 있는 ‘테크놀러지 스쿨 오브 퓨처’
(www.tsof.sa.edu.au)다.

여기선 정보통신기술(ICT) 활용 교육에 필요한 각종 교육 프로그램들을 국내외 교사들과 학생들에게 제공한다. 주된 프로그램은 디지털 비디오·오디오 제작, 기술 통제, 제작 기술 훈련, 컴퓨터 디자인, 음악 제작 및 연주 등인데, 이 모두에 정보통신기술이 접목돼 있다.

 교사와 학생들은 2박3일이나 일주일씩 머물며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이를 활용한 수업 방식을 몸소 익힌다. 교사와 학생들은 이러닝이 단순히 인터넷이나 정보통신기기에만 의존하는 학습이 아니라, 이처럼 일반적인 기술들도 이러닝 방식의 학습에 이용할 수 있음을 배우게 된다. 이 학교 부매니저 발라 비노그라도프는 “잘 알던 기술도 쓰기에 따라서 좋은 이러닝 학습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려 힘쓴다”고 말했다.

제자들과 함께 이 학교를 찾아 연수를 받은 미국 네바다대학 기계공학과 에릭 왕 교수는 “레고와 컴퓨터를 활용한 로봇공학 프로그램이 있다는 걸 알고 일부러 찾았다”며 “강의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웠던 대목도 좀더 쉽게 다가왔고 더 깊은 분야까지 도전하고 싶다는 자극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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