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파크 아줌마가 삼성이마트노조위원장이 된 사연
이마트 수지점에서 비정규직 여성계산원으로 2003년 7월 9일에 입사해, 3년 동안 일한 최옥화씨는 요즘 밤에 잠이 잘 안 온다. 자식들의 교육비를 해결하기 위해 들어간 직장인 이마트에서 노동조합을 만들었단 이유로 일방적으로 해고되었다가 6일 동안 복직, 2005년 7월 9일 딱 3년이 되는 지금 1년마다 진행하는 재계약을 회사 측에서 하지 않아 정직상태이기 때문이다. “자식들 교육비 충당위해 시작한 캐셔, 근무 외 수당 안 주고, 청소일 등 맡겨” 우연히 아이파크 아파트를 분양받아 비싼 대출금을 월세처럼 갚으며, 수지 아이파크에 살고 있는 평범한 중산층인 최옥화씨에게는 고3인 딸 하나에, 고1, 중3, 중1인 아들이 셋이 주르륵 있다.자식들이 많다보니 남편의 월급 가지고는 여유가 없어 교육비나 벌고자 이마트 캐셔(계산원)일을 시작한지 3년이 됐다. “비싼 학원에 보내거나 과외 시킬 형편은 안되고, 근근히 자식 네 명을 단과학원이라도 보내고, 어린 막내 영어 하나 더 시키려고... 문제집 값이며, 아이들 핸드폰비라고 내주려고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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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명의 자식을 둔 최옥화씨, 그녀는 자식들의 교육비를 위해 이마트 캐셔일을 시작했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전경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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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오후 6시부터 시작하는 야간근무를 하는 파트타이머이다. 하지만 계산대에서 근무시간 5시간에 중간에 식사시간, 쉬는 시간이 근무시간에 포함이 안 되고, 근무 끝나고 쓰레기통 청소, 계산대 청소 등 수당 없는 연장근무를 하면 새벽 1시에 끝나는 게 예사다. “밤 12시, 1시에 파김치가 되어 집에 들어와서 공부하고 있는 자식들을 보면 눈물이 핑 돈다. ‘열심히 한 푼이라도 더 벌어서 남들 만큼만이라도 가르쳐야지’ 하며 결심하면서 자곤 했다. 하지만 연장근무를 해도 돈이 더 나오지 않고, 온갖 잡일을 다 시킬 때면 억장이 무너지곤 했어요” 한번은 점장에게 ‘왜 연장 근무 수당을 주지 않냐’고 묻자, ‘요즘 30분, 한 시간 씩 더 일하지 않는 곳이 어디 있냐며, 불만이 있으면 남편한테 가서 스트레스 풀어라’라고 할 때는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고 한다. “엄마, 노동조합은 ‘이익집단’이래” 최옥화씨는 이런 억울함을 캐셔 아줌마들과 이야기하다가 집단으로 청소일을 거부했고, 그 일로 집단 해고를 당할 까봐 노조를 설립했다. “이태껏 한번도 이런 일을 한 아줌마들이 아니라서 너무 순진하게 일을 해왔다”고 억울함을 털어놓는 최옥화씨는 “함께 정직된 아줌마 중에 남편이 부도나서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아줌마도 있고, 아이들이 어리지만 일을 해야하는 젊은 아줌마도 있어서 안타깝다”고 말한다. “어느 날 중3 아들이 집에 와서 ‘엄마, 노동조합은 이익집단이래’라고 말해 충격을 먹었다. 이태껏 내 밥그릇 챙기려고 한게 아니라, 고생하는 아줌마들, 일한 만큼의 노동의 댓가를 받자고 한 건데 말이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래도 나는 우리 비정규직 아줌마들의 떳떳한 삶을 보장하기 위한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더 크게 전국의 대형할인마트 아줌마들을 위해 이 일을 끝장을 보고싶다. 언젠가는 우리 아이들도 내 맘을 알아줄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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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캐셔로 일하다 해직된 어머니들 /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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