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오교사가 지난해 3월 초 C군의 편입학 서류를 학부모를 대신해 편입학생배정담당자에게 직접 가져다 줬다는 주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C군의 학부모와 친분관계를 유지해왔을 가능성을 높게 해주는 대목이다. 오씨가 자신이 소유한 인천 소재 부동산의 송사와 관련해 C군 아버지와 10여차례 통화한 사실은 편법으로 법률적 조력을 받은 데 대한 대가로 C군의 답안지를 대신 작성해줬을 수 있다는 추론을 낳게 했다. 2003년 2학기 기말고사 때도 다른 교사가 한 학생의 답안지를 대신 작성토록 기간제 교사에게 압력을 가했다는 주장도 나와 B고교의 시험부정은 오랜 관행이고 여기에는 여러 교사들이 연루됐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교사들의 불법과외 의혹 = 오교사는 C군의 성적을 올려주기 위해 C군의 부모가임대한 서울 강동구 길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동료교사들과 함께 은밀하게 비밀과외를 해온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도 포착됐다. B고의 여러 교사들이 방과 후 번갈아 가며 C군과 함께 승용차편으로 오피스텔로향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돼 C군이 현직 교사들로부터 불법과외를 받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동료 교사들이 전했다. 실제로 연합뉴스 취재진은 과외인물로 지목된 교사들의 사진을 구해 오피스텔인근 경비원이나 상인 등에게 확인해본 결과 이들이 C군과 함께 자주 집안을 드나들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과외교사들은 중간.기말고사를 앞두고 교무실 등에서 동료 교사들이 출제한 시험문제를 엿보거나 직접 묻는 방법으로 알아내 C군의 과외에 활용했다는 증언도 얻어냈다. 이런 정황들은 오씨가 C군의 성적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왔고 C군의 부모와 편입학 이전부터 잘 알고 지냈을 가능성을 높여 주는 대목이다. ◆학교의 비리연루 의혹 = B고교는 대리답안이 드러난 뒤 미온적으로 대처한데다 오교사의 평소 근무태도가 불량했는데도 별다른 문제를 삼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학교측이 성적부정에 어떤 식으로든 연루돼 있을 것으로 의심된다. 여러 형태의 불법행위가 오씨 개인이 아니라 학교 차원의 묵인 또는 동조 속에서 저질러졌을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오교사에 대한 교장의 신임은 매우 두터웠으며 이는 오교사의 외부 인맥을 통한 모종의 역할 덕분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2003년 7월 이 학교법인 소속 중학교 운동선수가 전지훈련 도중 숨졌을 때 오씨는 "내가 아는 형님께 부탁해서 이 사건을 잘 해결했다"고 자랑했고, 교장도 사석에서 "오 교사가 큰 역할을 했지"라며 치하했던 것으로 주변 교사들은 전했다. 2001년 중순 교장이 보충수업비를 횡령했다는 의혹으로 고발됐다 불기소 처분을받았을 때도 오교사는 `검찰 고위인사를 동원해 도움을 줘 위험에서 벗어났다'는 말을 자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교사는 편법으로 C군의 학급 시험감독을 맡은데다 평소 지각을 자주해 1교시수업이 불가능할 지경이었는데도 아무런 불이익을 받지 않은 것은 교장과 학교에 대한 이러한 기여도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직교사 과외 처벌은 =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에 보면대학생.대학원생을 제외한 모든 개인과외 교습자는 시.도 교육청에 과외사실을 신고,신고필증을 받아야 한다. 현직교사가 과외교습을 하다 적발되면 1년 이하의 금고형이나 300만원 이하의벌금을 물게 된다. 오씨가 동료교사들과 함께 과외를 했다는 의혹이 검찰 수사에서 드러날 경우 무더기 사법처리 가능성을 예상해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오교사와 과외 및 대리답안 관련 당사자들, 송사 해결에 도움을 준 것으로 지목된 검찰 고위 간부는 언론 등에서 제기한 각종 의혹들을 부인하고 있어 검찰이 B고교 비리의혹을 얼마나 밝혀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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