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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알맹이 설계사…“트렌드 잘 알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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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인에게 듣는 나의 전공
콘텐츠 기획자 김미정씨 “예전에는 열 명이 백 명을 먹여 살렸다면 지금은 한 사람의 아이디어로 만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사회입니다.” 김미정(43) 탑앤와이주㈜ 최고비전책임가(CVO)는 “온라인 또는 모바일의 콘텐츠와 관련해 아이디어를 가지고 사업의 시작부터 마지막 제품의 검수까지를 다 관여하는 사람이 콘텐츠 기획자”라며, “인터넷 사용이 일반화하고 콘텐츠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기획자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좁은 의미에서는 웹 프로듀서라고도 불리는 콘텐츠 기획자의 중요성은 싸이월드의 성공 사례가 말해 준다. 김씨는 “싸이월드가 성공한 이유는 그림이나 사용자 접점(인터페이스)이 좋아서라기보다는 신세대들의 사람 만나는 방식을 잘 포착했고, 무형의 콘텐츠에도 돈을 쓸 것이라는 점을 파악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콘텐츠 기획자는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것을 구체화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밝힌 김씨는 “두 달만 연구를 안 해도 아이디어가 막히기 쉽기 때문에 평소에도 현재와 미래의 트렌드, 외국의 보기 등을 끊임없이 분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애니메이터·디자이너 등 다양한 콘텐츠 제공자들을 알고 있고 필요할 때 적절히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유학 중 비교문학을 전공한 김씨는 귀국 이후 멀티미디어 쪽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콘텐츠 기획자의 길을 걸었다. 1998년부터 콘텐츠 기획자로 본격 활동한 김씨는 당시 현대정유 홈페이지 개편을 맡아 기존 홈페이지와 달리 ‘드림 앤 드럼(꿈과 기름통)’이라는 컨셉으로 비유적으로 꾸며 화제를 모았고, 지엠대우 등 많은 기업의 일을 맡아 왔다. 김씨는 현재 이화여대 정보과학대학원 겸임 교수와 열린사이버대학 디지털콘텐츠학과 전임 교수로도 재직하고 있다. 콘텐츠 기획자는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탄생해 아직까지는 교육 과정이 적은 편이다. 현재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포항공대, 이화여대 등의 대학원에서 콘텐츠 기획 관련 전공이 있으며, 열린사이버대학과 성공회대 등에 관련 학부가 마련돼 있다.콘텐츠 기획자가 되려면 스스로 경력 관리를 잘해야 한다. 김씨는 “이 분야에서 인정받을 만한 뚜렷한 교육 과정이 적은 만큼 대학을 다니면서 인턴을 했다든지, 어느 동아리에서 시삽을 했던 일 등 이력서 자체가 경력이 되고 있다”며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경력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글·사진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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