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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07 19:44 수정 : 2005.08.07 20:06

저자 김병종이 못 다한 사랑과 이별의 전설을 안고 흐르는 아우라지강과 그 강을 바라보며 서 있는 처녀상을 그린 ‘아우라지강과 처녀상’. 그림 출처: <화첩기행>(효형출판사 펴냄)

스타강사 이만기의 언어영역 해부

김병종 ‘아리랑과 정선’

[내용]이 글은 강원도 정선 지역의 여행 체험을 기록한 기행 수필이다. 여정을 따라가면서 견문도 제시하고, 글쓴이의 감상을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어 기행문의 특징을 잘 보여 준다. 글쓴이는 정선을 여행하는 중에 <정선 아리랑>을 떠올린다. 여기에서 글쓴이는 아리랑에 담겨진 우리 민족의 정서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확장해 나간다. 그리하여 <아리랑>과 우리 민족과의 관계를 정선 아리랑을 통해 얻을 수 있게 된다. 이런 사고는 대상을 그저 보아 넘기지 않는 글쓴이의 감수성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는 음식을 통해 정선 지역의 어려운 생활상에 대한 느낌을 표현하기도 하고, 정선 아리랑 한 대목을 인용하면서 정선 여인들의 삶을 고달픔에 대한 애절한 느낌을 표현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것을 민중의 가난한 삶에서 우러나오는 한(恨)과 연결시킨다. 하지만 글쓴이는 이에 머물지 않고 정선 아리랑에서 민중의 삶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발견한다. 이런 글쓴이의 생각을 통해 독자들은 아리랑이 화사한 우리 민족의 노래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갈래 경수필, 기행 수필

성격 서정적, 감상적

구성 병렬식 구성

문체 간결체

제재 강원도 정선과 정선 아리랑

주제 강원도 정선 지역을 여행하며 느낀 감회

출전 <화첩기행>(1999)

[해설]

문학과 미적 범주-조동일, 한국문학의 양상과 미적 범주, <한국문학 이해의 길잡이>(집문당, 1996).

숭고(崇高)·우아(優雅)·비장(悲壯)·골계(滑稽) 등은 일상적으로 의식할 수 있는 살아가는 방식이기도 한데, 문학 작품은 이런 것들을 예술적 질서에 맞도록 집약화해 지녀, 미적 범주(美的 範疇)라고 부르는 미의 기본적인 분별 양식으로 삼고 있다. 모든 문학 작품은 어느 미적 범주를 갖추고 있으며, 미적 범주의 선택은 삶의 의식 선택이다. 예컨대 비장한 작품과 골계스러운 작품은 서로 근본적으로 다른 입장 표명이고, 서로 대립적인 주장 구현이다. 또한 비장하다는 점에서는 서로 일치하는 작품들도 무엇을 비장하게 나타내느냐에 따라서 심각한 차이가 있다. 미적 범주는 외형적인 분별 기준이나 감정 표출 방식에 그치지 않고, 그 자체로서의 사상적 의의를 지니며, 미적 범주를 통해 살필 때 문학의 사상을 깊이 있게 파악할 수 있다.

‘내용 · 형식 · 표현’ 어우러져 미적 특질 ‘반짝’-있어야 할 것
모든 문학 작품은 ‘있어야 할 것’을 ‘있는 것’과 관련시켜 나타내거나 ‘있는 것’을 ‘있어야 할 것’과 관련시켜 나타낸다. 또한 ‘있는 것’과 ‘있어야 할 것’은 작품에 따라서 서로 융합(融合)될 수도 있고 상반(相反)될 수도 있다. 상반은 ‘있는 것’을 부정하고 ‘있어야 할 것’을 긍정하면서 이루어지기도 하고, ‘있어야 할 것’을 부정하고 ‘있는 것’을 긍정하면서 이루어지기도 한다. ‘있어야 할 것’에 의한 융합에는 ‘있는 것’과 ‘있어야 할 것’이 일단 별개로 나타나고서 융합되지만, ‘있는 것’에 의한 융합에서는 ‘있는 것’과 ‘있어야 할 것’이 처음부터 융합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상의 분석으로 숭고·우아·비장·골계의 미적 범주가 추출된다. 결과를 다음과 같이 정리해 나타낼 수 있다.

유형노트

미적 효과를 드러나게 하는 특질 파악하기 교육 과정에서는 내용, 형식, 표현이 긴밀하게 연결돼 작품이 이루어짐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항목을 설정하고 있으며, 갈래의 개념과 그 구분의 원리를 이해하는 것을 하나의 목표로 삼고 있다. 왜냐하면 문학 작품은 하나의 미적 구조의 총체로서 그 미적 효과가 내용과 형식, 표현의 유기적 구조 속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문항은 작품의 미적 효과를 드러나게 하는 특질, 표현상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는가를 넘어서 작품을 총체적으로 이해했는지를 측정하는 데 그 목적을 둔다. 

유형문제

[지문] 정선은 원래 “신선 사는 깊은 산 속 도원경 같다” 하여 그 옛 이름이 도원()이었다는 곳이다. 산 많아 경치 좋고 풍광은 좋지만 평야가 적어 가난은 숙명처럼 이어졌다. <중략>

태산 죽령 험한 고개/가시덤불 헤치고

시냇물 굽이 돌아/이 먼 길을 왜 가는가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만사에 뜻이 없어 홀연히 다 떨치고/청려를 의지없이 나혼자 떠나가네

십오야 뜬 달은 왜 이리 밝아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눈이 오려나 비가 오려나 억수 장마 지려나

만수산 검은 구름이 막 몰려오네

아우라지 뱃사공아 배 좀 건너 주게

싸릿골 올동백이 다 떨어진다/사시장철 님 그리워 나는 못 살겠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아리랑 고개로 나를 넘겨 주게

유난히 고개가 많은 정선. 태백산맥 첩첩 산중 고개도 많아 ‘비행기재’, ‘섬마령 고개’ 다 넘어와도 ‘백봉령 아홉 고개’ 넘다가 코가 깨진다는 말처럼 산이 많으니 자연 ‘고개’도 많은 것이다. 그러나 비단 산길 오르내리는 현실의 고개만이 고개는 아닐 터이다. 변변한 땅뙈기 하나 없이 도란도란 세 끼 식사마저 자유롭지 않은 가난 속에서 삶의 무게를 지고 오르내려야 할 인생의 고갯길인들 오죽 많았을까.

정선 아리랑은 그 태반이 여성들의 구전() 노동요. 천여 수에 육박한다는 가사들 중에는 독백처럼 자기 심정을 노랫말로 털어놓은 것이 유독 많다. 지금은 구절리() 깊은 산 속까지 도로가 뚫려 있지만 옛날의 정선을 한번 시집오면 평생 외지로 나가기조차 어려웠던 곳이다. 삶이 너무도 고단하고 힘겨울 때마다 나를 좀 보내 달라고, 아리랑 고개로 넘겨 달라고 노래로나마 애원했던 것이다.

흔히들 우리를 한() 많은 민족이라 한다. 그래서 한의 노래인 ‘아리랑’이 우리 땅 곳곳을 적시며 지천으로 널려 있는 것이라고. 하긴 우리나라 아리랑은 우리나라 산천의 토종꽃 가짓수만큼이나 많다. 백 가지 넘는 아리랑 중 아직 살아 있는 것만도 서른 개가 넘고 정선 아리랑만 해도 채집된 것만 천여 수에 육박한다고 하니, 이 나라는 가히 아리랑의 땅이요 우리는 아리랑의 민족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아리랑은 징징 짜는 슬픔의 노래나 한의 가락만은 아니다. 단장()의 설움마저도 한사코 가라앉히고 곰삭여 내어 마지막에는 마알갛게 우러나오게 하는 그런 화사한 민족의 노래이다. 사랑과 그리움과 슬픔과 이별의 놀이가 뒤섞여 있지만 거기 미움과 증오는 없다. 갈등은 있어도 원망과 비탄은 없다. 끌어안고 감쌀 뿐이다. 하물며 이데올로기 따위의 셈법이 있을 리 없다. 여기에 민족의 노래 아리랑의 위대성이 있다. 정선 아리랑은 더욱 그렇다. 그냥 자연스럽고 순한 가락이다. 박지원이 ‘양반전’에서 순하고 무던한 ‘정선 사람’을 말했지만, 정선 사람처럼 노래도 순하다.

[문제] 위 글에 삽입되어 있는 노래의 와 <보기>의 미적 특질에 대해서 바르게 말한 것은?

[A]-<보기>

① 비애미-비애미

② 골계미-골계미

③ 비애미-숭고미

④ 우아미-비애미

⑤ 숭고미-골계미

<보기>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동지 섣달 꽃 본 듯이 날 좀 보소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정든 임이 오시는데 인사를 못 해

행주 치마 입에 물고 입만 방긋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울 너머 총각의 각피리 소리

물긷는 처녀의 한숨 소리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니가 잘나 내가 잘나 그 누가 잘나

 구리 백통 지전이라야 일색이지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풀이] 정답: ①. 는 경상남도 밀양 지방에서 불리던 노래로, 밀양 태수의 외딸 아랑의 억울한 죽음을 슬퍼하며 밀양의 부녀자들이 ‘아랑 아랑’ 하고 노래 부른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남녀 사이의 애틋한 애정이나 돈을 중시하는 세태에 대한 풍자 등 서민들의 소박한 생활 감정을 세마치 장단에 실어 매우 경쾌하게 부른 노래로, 부르기 쉽고 흥겨워서 대중적으로 널리 전파되었다.

비애미는 주인공의 욕망이 좌절될 때 형성되는 미적 특질이다. 와 <보기>는 주인공이 모두 욕망의 좌절을 경험한다는 점에서 비애미를 느끼게 해 준다. 그러나 와 달리 <보기>는 빠른 운율 및 언어 유희 때문에 해학적 성격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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