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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대성 교사의 북 내비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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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대성 교사의 북 내비게이션
8. 지나칠 수 없는 몇 개의 분야-③여행
<희망을 찾아 떠나다>김이경, 주세운, 소나무 <나의 산티아고, 혼자이면서 함께 걷는 길>
김희경, 푸른숲 <대한민국 걷기 좋은 길 111>
한국여행작가협회, 위즈덤하우스 ‘노마드’(nomad)는 프랑스의 철학자 들뢰즈가 <차이와 반복>에서 현대사회를 설명하는 개념으로 등장했다. 이는 공간적인 이동뿐 아니라 특정한 삶의 방식에 매달리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또한 끊임없이 창조적인 삶을 꿈꾸는 현대인의 새로운 생존전략을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 이 개념을 도입해서 자크 아탈리는 인류의 문명사를 유목민(Nomad)의 시각으로 설명한다. 농업을 시작하며 정착생활을 하기 이전부터 우리는 유목적 삶의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흔히 21세기형 현대인을 디지털 노마드라고 부른다. 다시 말해 인간은 한곳에 머물러 사는 삶보다 유목적 삶에 대한 욕망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현대인에게 여행은 선택이 아니라 어딘가로 떠나야 하는 운명을 거스르는 삶에 대한 위로이며 내면적 상처의 치유 과정이다. 무한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을 수 있고 전혀 다른 패턴의 생각과 행동이 허락되는 것이 여행이다.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 새로운 열정을 갖기 위한 휴식, 다른 삶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로서 여행은 우리에게 삶의 방법과 태도를 근본부터 돌아보게 한다. 이렇게 계속 살 것인가, 아니면 또다른 삶을 꿈꾸는가의 문제가 그것이다. 알랭 드 보통의 “여행할 장소에 대한 조언은 어디에나 널려 있지만, 우리가 가야 하는 이유와 가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는 듣기 힘들다”(<여행의 기술>)는 말은 우리들이 가진 여행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점검하게 한다. 우리는 왜 떠나는가, 어떤 여행을 하고 싶은가에 대한 답을 찾는다면 <희망을 찾아 떠나다>를 권한다. 두 대학생이 쓴 공정여행 가이드북인 이 책은 여행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한다. 멋진 풍경을 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쇼핑을 즐기는 관광이 아니라 여행지에서 만나는 이들의 삶과 문화를 존중하고 내가 여행에서 쓴 돈이 그들의 삶에 보탬이 되는 공정여행(fair travel)에 관한 이야기이다. 장소만 달리했을 뿐 먹고 마시고 자고 쇼핑하는 모습이 일상과 다르지 않다면 우리는 굳이 멀리 떠날 필요가 없다. 여행은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타인의 삶에 관심을 갖는 기회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소비가 아니라 관계의 여행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공정여행은 단순히 견문을 넓히고 휴식을 취하기 위한 여행 이상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이경과 세윤 그리고 다정은 ‘꿈’을 찾아 떠난다. 빈곤한 삶을 숙명처럼 받아들일 것인지 아니면 그것을 벗어나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답을 찾고 싶었던 것이다. 노벨평화상까지 수상한 무함마드 유누스가 설립한 방글라데시의 그라민은행으로 달려간다. 한 사람의 노력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의지하고 연대하고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체험한다. 네팔의 러그마크, 마하구티, 스리 시스터즈, 안나푸르나의 공정여행자들, 인도의 불가촉천민들을 위해 활동하는 제이티에스(JTS), 학위 없는 맨발대학, 여성노점상조합(SEWA)을 차례로 돌아보는 동안 세 명의 대학생은 ‘희망’을 발견한다.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한 사람이 먼저 가고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라는 루쉰의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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