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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학기술대 남궁근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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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대학특집
서울과학기술대 남궁근 총장 인터뷰
캠퍼스가 넓은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 유료였던 스쿨버스를 폐지하고 11월1일부터 마을버스 3대가 학내에 들어왔다. 학생들은 환승을 하고, 학교 측은 재정을 절약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는 남궁근 총장의 끈질긴 노력 덕분이었다. 그는 ‘해결사’다. 교내 소소한 일까지 다 알며 학생들이 요구하는 것을 흘려듣지 않고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다. 이번 스쿨버스 건도 지역 주민과, 구청, 서울시의 동의를 얻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총학생회의 요구를 들어주고 싶어 1년이 넘게 관련 부서와 협의하는 과정을 거쳤다. 남궁근 총장은 “서울 유일의 국립종합대학으로 백화점식 일반대학보다는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으로 발전시켜 2020년까지 국내 대학 10위권 안에 들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산학협력’ 강점 살려현장형 고급 인재 길러내
총장 핫라인 통해
학생들 건의사항 적극 수용 ■ 지난 3월 일반대학으로 전환됐는데, 이후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 말씀해 달라. “가장 큰 변화는 학사조직이 커진 것이다. 편입을 전면 폐지하고 상당부분 신입생 입학 부분으로 돌렸다. 또 단과대학과 학과를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일반대학원을 개설했다. 특히 시대적 흐름에 맞춰 전자IT미디어공학과, 디자인학과, 기계시스템디자인공학과 등 융합형 학과도 5개 만들었다. 또 일반대학으로 전환하면서 수도권 지역의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으로 발전하겠다는 중장기 발전전략 ‘서울 테크 드림 2020’도 발표했다.” ■ 서울과기대만의 경쟁력이나 강점은 뭔가? “산업대학 시절, 다양한 산학연계 프로그램으로 인정을 받아왔다. 일반대학으로 전환된 뒤에도 과학기술대학으로 개명한 것은 이 전통을 지켜가겠다는 의미다. 이전까지 산업사회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했다면, 이제는 고급 과학기술인력을 양성하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한데, 하나는 우수한 학생, 둘째는 그 학생을 길러내기 위한 우수한 교수진과 시설을 갖추는 것이다. 이미 상위 10%의 우수한 학생들이 들어오고, 한 중앙일간지 평가에 의하면 올해 교수진 논문실적도 전국 12위다.” ■ 산학협력이 우수하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게 있나? “우리는 산학협력 선도대학으로 올해만 30억원 정도, 교육역량강화사업도 5년 연속 선정돼 매년 24억원 정도 지원받고 있다. 산학협력 관련해서는 선도적으로 나아가고 있다. 대표 프로그램으로는 ‘캡스톤디자인’이라는 과목이 있다. 쉽게 말해, 학생들이 보통 졸업논문을 쓰거나 졸업시험을 보고 졸업을 한다. 우리는 그걸 없애고, 대신 졸업 작품을 내도록 한다. 공과대학의 모든 학과와 조형대학이 혼자 또는 협업해서 작품을 내고 전시회도 한다. 간혹 이렇게 만들어낸 작품이 실제 현장에서 쓰이기도 한다. 또 교과목 내에서도 산학협력의 일환으로 인턴십을 많이 한다. 현장에 나가서 1, 2개월 실습하는 것은 학생들은 배우는 게 없고 회사도 귀찮아한다. 우리는 ‘코옵 프로그램’을 통해 6개월에서 1년간 산업체에서 장기 인턴을 하고 학점을 딴다. 이 프로그램은 올해부터 시작해서 내년에 본격적으로 확대하려 하는데, 학생들이 나중에 취업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 학생들을 위한 혜택 중 이번 2학기에 신설된 ‘드림 마일리지 장학금’이 있다. 어떤 제도인가? “드림 마일리지 장학제도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그냥 주고 마는 게 아니라, 좋은 일을 하면 더 칭찬해주는 ‘포상’ 개념이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하면 마일리지를 주고, 책을 읽어도 마일리지를 준다. 또 자기들한테 혜택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귀찮아서 안 오는 교내 취업박람회에 참가해도 받을 수 있다.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학교를 위해서 바람직한 활동을 끌어내기 위한 것이다. 한 학기당 50만원에서 졸업할 때까지 최대 200만원까지, 다른 장학금과 중복해서 받을 수 있다. 현재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으면 확대할 생각이다.” ■ 학교 구성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면? “틈날 때마다 학교 구성원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려고 한다. 웹진을 만들어 학내 소식이나 정보도 전하고, 총장 핫라인을 개설해 학생들이 언제든지 총장에게 메일을 보내 이야기를 하게 한다. 일일이 확인하고 합리적인 건 다 들어주는 편이다. 한번은 학생들이 기숙사 문이 12시면 닫히는데 실험을 하거나 작품을 만드느라 시간이 늦어진다고 건의해서 출입구를 지문인식시스템으로 바꾸고, 학생들 요구로 식당을 리모델링해서 햄버거 가게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그밖에 매년 두번씩 총장과 함께하는 독서모임이 있다. 작년에는 신경숙 작가를 불러 같이 대화하는 자리도 마련했는데, 학생들의 반응이 좋았다. 공대생이 많다 보니 정서함양 차원에서 학기 중에는 매달 ‘월요음악공감’이라는 행사를 마련해 클래식이나 대중음악 등 다양한 공연도 펼치고 있다.” ■ 서울과기대 학생을 어떤 인재로 길러내길 바라는지, 이를 위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은 무엇인가? “일단, 고급 과학기술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학교의 특성을 살려서 현장형, 실무형 인재를 길러가는 게 우리가 생각하는 바다. 여기에 더해 모든 대학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재, 융복합형 인재를 길러내고자 한다. 요즘 대학생들이 취업 뒤 외국에 나갈 기회가 많은데, 글로벌 교육을 시키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 또 한 분야만 잘해서는 힘들기 때문에 복수전공, 융복합형 학과를 개설해 융합형 인재로 키우고자 한다. 이를 통해 졸업생들의 취업률은 전국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고, 대학원 진학률도 높일 계획이다.” 최화진 함께하는교육 기자 lotus57@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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