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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기 영남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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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창학 선언으로 국제화 혁신 시동”
영남대가 제2창학을 위한 새 틀 짜기에 나섰다.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이 있듯이, 제2창학으로 가는 맨 앞에는 지난 3월 12대 총장으로서 임기를 시작한 우동기(53) 총장이 있다.
“우리 대학들이 세계에서 경쟁력이 떨어진 데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고 안주한 것이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데, 글로벌 스탠다드(국제 표준화)를 통해 어려운 파고를 헤쳐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우 총장은 우리나라가 외환 위기로 산업 구조가 재편되면서 능동적인 변화를 일궈 온 반면, 대학은 거의 바뀌지 않아 우수 학생들을 외국에 빼앗기고 입학 정원 채우기에 급급한 현실이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우 총장은 향후 영남대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교육으로 우뚝 설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영남대는 이번 여름 방학을 맞아 초·중등학생들이 참여하는 ‘잉글리시 캠프’, ‘자연생태 교실’, ‘서당 체험 교실’ 등을 열었는데요, 반응은 어땠습니까? 향후에도 이들을 위한 행사를 계획하고 있습니까?
=총장에 취임하면서 학생에게는 희망을, 교수에게는 명예를, 직원에게는 긍지를 주고, 지역사회에는 봉사를 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특히 영남대는 초창기 대구대와 청구대가 합쳐 탄생한 대학인데, 지역사회가 세운 민립대학 성격이 강해요. 따라서 지역사회를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지역사회를 위한 행사들은 이미 1990년대부터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저렴한 비용과 실속 있는 교육으로 참가한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의 반응도 매우 좋아요. 앞으로도 이런 종류의 행사들은 계속 마련할 것입니다.
“미 교류대학에 캠퍼스 개설 합의”
-지난달 미국 출장 때 사우스플로리다대학과 현지 캠퍼스 개설 합의 등 성과를 거뒀다고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습니까?
=2주일 동안 미국 대학들을 방문했는데, 10여 대학들과 실질적인 교류협력 프로그램을 성사시켰습니다. 사우스플로리다대학과는 현지 캠퍼스 개설에 합의해, 학생들이 이 대학 기숙사를 활용하면서 어학 능력이 있으면 곧바로 수업을 하고 뒤떨어지면 어학 코스를 거쳐 공부할 수 있도록 했어요. 뉴욕의 세인트존스대학과는 자매대학 30돌을 기념해 법학전문대학원 학술대회를 올 가을 영남대에서 열기로 했고, 하버드대 한국학센터와는 한국의 문화·기업 등과 연계한 한국학 프로그램의 공동 개발, 학생 및 교수 교류를 합의했습니다. 사우스플로리다대, 사우스웨스턴의과대학(텍사스주 댈러스)과는 공동학위제, 환자 연결, 학점제 실습, 연구원 교환 및 공동 연구, 학생·교수 교류를 하기로 동의했고 알바니 뉴욕주립대와 장학금 혜택까지 주는 교환학생 파견을 합의한 것 등은 영남대의 국제화를 더욱 앞당길 것으로 확신합니다.
-재임 동안 가장 역점을 둘 분야는 무엇입니까?
=2007년은 영남대 개교 60돌이 되는 해입니다. 반세기를 넘는 동안 상당한 발전을 이룩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동안 교육환경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점도 있습니다. 심지어 지난 20여년 동안 학과가 바뀐 게 거의 없을 정도예요. 또 공룡 같은 조직으로 의사 결정이 늦어지는 폐단도 있었죠.
따라서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영남대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제2창학 선언입니다. 제2창학의 핵심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교육 시스템으로 경쟁력을 갖추자는 것인데, 결국 세계의 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다음달에는 제2창학 전략사업단이 선포식을 열고 교육 편제와 내용을 혁신하는 한편 경쟁력을 갖추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최근 대대적인 직제 개편을 단행했는데, 이것도 제2창학과 연관이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영남대는 행정조직의 탄력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대적인 직제 개편을 단행해 이달 1일부터 시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직제 개편은 제2창학을 위한 기반 조성인 셈이죠. 이번 직제 개편의 가장 큰 특징은 대외협력 부총장의 신설입니다. 대외협력 부총장은 대학발전기금 모금 확대 및 대외협력기능 강화, 학생 경쟁력 제고, 여학생 지원정책 강화 등을 총괄합니다. 이를 위해 직속 조직으로 발전협력실, 학생역량개발실, 여성커리어개발실 등을 신설했어요. 또 대외 환경 변화에 신속한 대처가 가능한 탄력적인 조직으로 거듭나려고 기존의 ‘과·계’ 행정체계를 전면 팀제로 전환했습니다.
-각 대학들이 신입생 모집에 골머리를 앓는 가운데 9월부터는 신입생 선발 규모가 큰 수시 2학기 모집을 시발로, 입시가 본격화합니다. 영남대의 신입생 유치 대책은 무엇입니까? =우선은 지금까지 해 오던 것을 효율적으로 할 겁니다. 9월부터는 모든 교수들이 신입생 유치를 위해 뛸 수 있도록 독려할 계획이며, 학과 홈페이지를 더욱 활성화해 수험생들이 전공에 대한 지식과 입시 정보를 얻도록 할 것입니다.
교육의 질 제고를 위해 올해 안으로 김지하 시인 등 10여명을 석좌교수로 모실 겁니다. 그러나 영남대의 궁극적인 목표는 국내에 머물지 않아요. 다시 말해, 지식정보화 사회에선 세계의 산업구조에 맞는 인재 양성이 중요한 만큼 여기에 교육의 초점을 맞출 것입니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교육이 자리잡으면 전 세계의 고등학생이 자원인 셈이죠.
“여성커리어개발실 신설 취업 지원”
-영남대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봅니까?
=영남대는 1970~80년대 법대, 상대가 경쟁력을 갖췄고 90년대 중반부터 정부 정책이 이공계 활성화로 바뀌면서 최근에는 공대 분야가 경쟁력을 가지고 있어요. 또한 의대와 약대도 빼놓을 수 없는데, 전국에서 의대와 약대를 같이 운영하는 대학은 우리 대학을 포함해 7개대에 불과합니다. 특히 약대는 우수한 연구력을 갖추고 있으며 생명공학 분야도 우수한 인재들이 몰리고 있어요. 대구 지역 산업이 섬유산업 일변도에서 생명공학 등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는데, 이런 여건들을 최대한 활용해 바이오메디컬 분야의 활성화를 추진할 생각입니다.
영남대 동문들이 사회에서 눈부신 활동을 하는 점도 자랑거리입니다. 한 예로 장·차관급을 뺀 참여정부 1급 이상 고위 공직자의 출신 분포와 국내 100대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배출 조사에서 각각 5위, 6위를 기록하고 있어요.
-재학생은 물론 수험생들도 취업률과 취업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은데요.
=대외협력 부총장 산하의 학생역량개발실과 여성커리어개발실이 취업을 전적으로 맡게 됩니다. 단순한 취업정보 제공이 아닌, 인재 개발 및 양성부터 취업 지원, 상담 등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게 됩니다. 특히 여성커리어개발실은 전체 재학생의 절반인 여학생들에게 크게 도움이 될 거예요.
-영남대의 21세기 청사진은 어떤 것입니까?
=역시 결론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교육 시스템의 정립입니다. 이것이 원활하게 되면 영남대는 나라 안팎에서 경쟁력을 갖춘 대학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확신해요. 또한 이를 통해 경쟁력을 갖춘 영남대 졸업생은 지구촌 어디에 가든 찾아볼 수 있을 것이며 아울러 세계의 고교생들이 우리 대학에 오게 될 것입니다.
한상현 <한겨레대학길라잡이> 기자
eduplus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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