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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17 11:22 수정 : 2005.08.17 11:23

얼굴 예쁜 애들에게 점수도 더 준다는 마광수 교수

지난 11일 MBC ‘100분토론’에 출연한 마광수 교수가 “이제는 예쁜 애들이 공부도 잘한다”며 “멋 안내는 애들은 게으르다”고 발언해 파문이다.

마광수 교수는 지난 92년 ‘즐거운 사라’라는 책의 발간을 통해 음란죄로 구속이 된 바 있다. 이후 ‘자궁 속으로’라는 소설로 인해 다시 한 번 재기했던 마교 교수가 이번에는 MBC 100분 토론의 ‘몸의 시대, 살빼기와 성형열풍’에 출연하여 외모가 그 사람의 우열을 판단한다고 발언한 것이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비판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이디 ‘ehdnfl’의 어느 중학생은 “토론 도중 마광수씨가 옛 속담에 '겉 좋으면 속도 좋다'라는 말이 있으니 외모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전형적인 아집에 빠진 경우라고 생각합니다”라며 “‘겉 좋으면 속도 좋다’라는 말이 그냥 단순히 외모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닌 품행이 단정하거나 말씨가 곱다 던지 이런 의미들의 성격이 더 강한 것 같은데 마광수씨께서는 자기 의견 쪽으로만 치우쳐서 생각한 것 같습니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마교수는 이 날 출연한 여성학자 오한숙희 씨가 “공부도 못하고 얼굴도 안 예쁜 여자들은 낙인이 찍혀버린다”며 제기하고 나서자 “게으른거다”라고 일축해 버려 시청자를 비롯 그 자리에 참석했던 많은 방청객들에게도 많은 비난을 받았다.

또한 마 교수는 “(서양문학사에서) 최초로 미녀가 아닌 주인공이 등장한 게 ‘제인 에어’였는데, 영화화 했을 때 손님이 하나도 안 들었다”며 “그게 리얼리티”라고 주장했다. 이에 방송인 이숙영 씨가 “‘슈렉’ 같은 영화는 다르다”라고 반박하자 마 교수는 “어쩌다(예외적이다)”라고 짧게 일축했다.

이 외에도 "몸짱ㆍ얼짱 열풍은 정신이 육체를 지배해온 정신우월주의에 대한 반동"이라며 '마음이 고와야 여자지 얼굴만 예쁘다고 여자냐'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주장과 함께 "성형수술을 하면 자신에 대해 만족하고 활력이 생겨서 일도 잘하게 되고 결국 팔자가 바뀐다"면서 "성형도 치료이므로 의료보험 처리가 돼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에 마교수를 옹호하는 시청자들은 “남자들의 생각을 솔직하게 방송에서 얘기해 용감하다”, “솔직하고 현실적이다”라는 주장을 내세우지만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궤변’에 불가하다며 외모가 최고라고 말하는 마 교수를 한심하다고 평했다. 토론회 당시 화가 난 여성 방청객은 “외모에 대해 너무 쉽게 말해 화가 난다”며 “외모에 노력하라고 했는데 그 노력의 끝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마광수 교수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사람들은 마광수 교수의 과거와 이번 발언을 연관시켜 깎아내리자는 것이 아니다. ‘운동’이 중심이었던 80년대 문학과 ‘산업’ 중심인 90년대의 문학을 나누는 대표적인 인물이라고 그를 평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의 자유로운 정신세계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번 발언이 문제가 되는 것은 인간이 갖고 있는 수많은 요소들 중 오직 ‘외모’로 그 사람을 평가하고 우열을 가리는 것이 정당하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외모도 하나의 경쟁력이라고 하는 발상은 자본주의와 연관된다. 자본주의가 돈이 되는 최고의 가치로 ‘성’을 이용하고 있고, 이는 외모지상주의가 ‘개성’을 위한 것이 아닌 것임을 입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지만 그것은 내면도 함께 따라줄 때 성립되는 이야기다. 자신은 야한 여자를 좋아하기 때문에 섹시하고 예쁜 제자들에게 더 점수를 잘 준다는 발언은 ‘인간’의 지적가치를 키워주기 위한 대학의 교수로써 했다고 보기에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그것은 아주 개인적인 취향이지 사회적 위치를 갖고 있는 대학의 교수로써의 입장으로 내세우기에는 하나의 ‘아집’에 불과하다.

아직도 가라앉지 않은 이번 논란은 외모 때문에 병에 걸리거나 자살을 하는 등 심각한 병폐에 빠진 현 사회의 모습을 모두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러스 전제순 기자 sweet-jes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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