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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 체험에 나선 아이들이 자신들이 직접 볶은 원두로 커피를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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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청, 진로 탐색·직업인 만남 등 ‘상상팡팡’ 프로그램 17개 운영
관내 학교·학생 무료 참가 가능…부모 대상 진로 코칭 강좌도 열어
“커피의 유래에 대해 알고 있니?” “아니요.”
“커피는 원래 인디언들이 약으로 쓰던 거란다. 그것을 그리스와 이탈리아에서 가져다 상품화해서 지금의 차로 마시게 됐어.”
“그렇다면, 커피는 몇 가지 맛을 가지고 있을까?” “다섯 가지요.”
“그게 뭐지?” “단맛, 쓴맛, 신맛, 짠맛 그리고 감칠맛이요.”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발아커피 전문점 ‘낭띠’. 지난달 26일, 이곳에서 커피 수업이 한창이다. 이재희(48) 사장은 세 아이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호기심을 끌어냈다. “세계에서 커피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나라는 어딜까?” “로스팅(커피나무의 열매인 생두에 열을 가해 볶는 것으로 커피 특유의 맛과 향을 생성하는 공정) 과정에서 몇 가지의 원두가 나올까?” “커피의 대표적 원두인 아라비카와 로부스타의 차이를 아니?”
두 눈 가득 배움의 열망으로 가득한 아이들은 저마다 자기들이 알고 있는 답변을 쏟아냈다. 또 이 사장이 준비한 자료를 열심히 보고,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원두를 직접 만지고 냄새 맡으며 모양이나 색깔, 맛을 비교해봤다.
이날 커피숍을 찾은 이들은 강동진로직업체험센터인 ‘상상팡팡’의 ‘찾아가는 직업체험 프로그램’에 신청한 상일미디어고 바이오푸드과 1학년 학생들이었다. 지난해 6월 문을 연 진로직업체험센터는 진로탐색과 직업체험을 위주로 총 17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관내 모든 학교와 학생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고 있으며 부모를 대상으로 한 진로코칭 교육도 진행중이다. 모든 프로그램의 참가비용은 무료다. 구청에서 주민들을 위한 공부방을 만들어준 것이다. 언제든지 성격유형검사와 직업심리검사를 통해 상담도 하고 원하는 직업군에 대한 정보를 얻고 가능하다면 직접 체험까지 할 수 있다.
이날 바리스타 체험에 나선 아이들은 커피나무의 일생, 커피열매의 구조, 커피 추출방법 등 진지하면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이론 수업을 들었다. 이후 여러 종류의 커피를 맛본 뒤 직접 로스팅을 해서 커피를 내려 보기로 했다.
먼저, 프라이팬에 생원두를 쉬지 않고 15분간 볶았다. 시간이 지나자 원두가 톡톡 튀면서 입자가 깨지고 색깔이 검은빛으로 변해갔다. 아이들은 신기해하면서 이 사장의 불 조절에 따라 열심히 원두를 볶았다. 이후 자신이 볶은 원두를 갈아서 핸드드립 방식(종이 필터와 이것을 받치는 장치인 드리퍼를 사용하여 커피를 추출하는 것)으로 커피를 내렸다. 비록 사장님이 직접 만들어주신 커피와 맛은 달랐지만 나름 훌륭한 맛이 났다. 아이들도 저마다 만족해하며 자신들이 만든 커피를 나눠 마셨다.
영업중임에도 두 시간이 넘게 아이들에게 열정적으로 커피에 대해 설명해준 이 사장은 “내가 어릴 때는 동네 형, 가족을 따라 직업을 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때 내가 이런 경험을 했더라면 다양한 직업을 알고 결정의 폭도 넓었을 텐데 아쉽다”고 했다. 또 그는 “커피문화도 갈수록 발전하는데 아이들이 나보다 더 좋은 커피를 만들 수도 있다. 직업체험도 하지만 인생 선배로서 이런저런 얘기를 해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커피의 매력은 황홀한 향기”라고 얘기한 표세형군은 평소 커피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중3 때 방과후 수업으로 바리스타에 관해 배우면서 지금의 바이오푸드과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바리스타 자격증까지 딴 그는 일단 취업을 한 뒤에 한국호텔관광전문학교에 들어갈 생각이다. “아직 정확하진 않지만 나중에 커피숍을 직접 운영하고 싶어요.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면서 제가 어떤 걸 좋아하는지 알고 미래를 좀더 빨리 준비할 수 있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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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경희대병원을 찾아간 아이들이 한 의과대학병원에서 하는 업무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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