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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21 14:57 수정 : 2005.08.22 14:15

어린이성 이렇게 말해보세요

텔레비전에서 어른이 봐도 민망할 애정 표현이 흘러나오는 것을 아이들과 함께 시청한 경험을 많은 부모들이 기억할 것이다.

아이들은 나이에 따라 무척 다른 반응을 보일 것이다. 초등학교 고학년만 돼도 성적 호기심을 슬며시 감추고 어색한 표정을 짓거나 딴청을 부릴 가능성이 높다. 유치원 나이의 자녀는 호기심과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아주 열중해서 시청할 가능성이 더 크다.

요즘엔 아직 판단력이 부족하고 인격이 성숙되지 않은 어린 아이들이 소화하기 힘들 만큼 강한 자극이 대중매체에서 넘쳐난다. 평소에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거나 소외감에 시달린 아이들, 충동과 정서 조절이 어려운 아이들은 쉽게 선정적·폭력적인 자극에 중독돼 떨쳐버리기 힘들 수 있다.

따라서 집안의 강아지가 새끼를 낳거나 짝짓기하는 것을 보며 자연스럽게 성 지식을 쌓아 가던 예전과 달리, 자녀가 갑자기 강한 자극을 접하게 되는 게 요즘 현실이라는 점을 부모들이 먼저 깨달아야 한다. 대중매체에서 진한 애정 표현을 부모와 자녀가 함께 보는 순간이 좋은 성교육의 장이 될 수 있다. 이때 아이의 발달 수준에 맞게 부모가 잘 설명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친구 집에서 우연히 상반신이 노출된 여성 사진을 본 초등학교 3학년 남학생의 예를 들어 보자. 평소에 부모와 자주 대화하는 집에서 자란 아이는 부모님께 “엄마는 왜 가슴이 이렇게 작아? 이따맣게 큰 아줌마 사진도 봤는데”라고 얘기했다. 당황한 엄마 대신에 아빠가 “너희가 어렸을 때 다 먹어서 엄마 것은 작아졌지”라고 재치 있게 답변했다. 여성의 가슴을 성적 자극으로 받아들여 묘한 느낌을 받은 아들에게 자연스럽게 여성의 가슴은 아이를 기르는 성스러운 기관임을 깨닫게 한 절묘한 가르침이었다. 아이는 “그 사진의 아줌마는 아직 아기를 낳지 않아서 그렇게 크구나. 그런데 왜 옷을 벗고 사진을 찍어?”라는 현명한 해석을 내놓았다고 한다.

주변에서 선정적 자극을 더는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지혜롭고 현명한 부모의 건강한 성교육이 아이를 위해 몹시 중요하다. 무조건 나쁘다고 억압하는 것도, 스스로 깨닫겠지 하며 방관하는 태도도 적절하지 않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재미있고 유용하게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나 몹시 가치 있는 일이다. 부모 스스로 성에 대해 건전하고 개방적인 태도를 갖고, 책이나 부모 대상 교육을 통해 지식을 쌓는 노력을 해야 한다. 아들의 학업에 쏟는 노력의 십분의 일이라도 자녀 성교육에 기울인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신의진/연세대 정신과 교수 yjshin@yumc.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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