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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생태놀이>
식물 채집. 지겨운 방학숙제라고? 우리 동네엔 식물도 별로 없고 있더라도 이름을 모르는데, 어떻게 하라는 거냐고? 이럴 때 짜잔~ 하고 자연 박사가 나타나면 좋겠지? 잠깐, ‘붉나무’라고 자연 속에서 어떻게 놀면 재미날지 요리조리 궁리만 하며 사는 아저씨가 있는데 한번 만나 볼래? 붉나무 아저씨는 별별 풀, 곤충, 꽃, 새, 물고기를 다 알아. 풀색꽃무지, 꽃하늘소, 빌로도재니등에, 개옻나무, 개머루, 댕댕이덩굴, 통가리, 버들개, 미유기, 동자개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동식물을 안단다. 이런 동식물이 어디에서 뭘 먹고 어떻게 짝짓기를 하고 어디에 알을 낳고 사는지 다 들을 수 있어. 그것뿐만이 아냐. 그림으로 그려 주기도 하고 사진으로 보여 주기도 해. 풀숲 헤치고 도랑물 첨벙꼭꼭 숨은 친구들 불러봐
“풀벌레야 물고기야 놀자” 물이 맑고 자갈이 깔려 있는 여울을 떼지어 헤엄쳐 다니는 쉬리는 생김새가 정말 멋져. 각다귀 애벌레, 옆새우, 좀잠자리 애벌레 등은 작아서 잘 안 보이지만 유심히 살펴보면 무지 귀엽다. 그치? 톱니바퀴처럼 생긴 쉬땅나무 잎, 원 모양의 청미래덩굴 잎, 지네발처럼 생긴 자귀나무 잎, 잎들은 왜 또 이렇게 가지각색이야. 생전 이런 모양의 잎들은 처음 보는 것 같아. 이것저것 많이 알려 주기만 하면 뭐하냐고? 신기하기는 하지만 그냥 다 외우라고 하는 것 같다고? 아냐. 붉나무 아저씨 얘기를 좀더 들어 봐. 새로운 동식물을 아는 것보다 더 재미있는 일들이 많아. 너, 나뭇잎 가면 만들기 놀이 해 볼래? 아주 쉬워. 떡갈나무나 일본 목련, 오동나무의 나뭇잎에다 눈만 뚫으면 멋진 가면이 돼. 떡갈나무 잎에 눈을 뚫고 댕댕이덩굴이나 칡덩굴을 꿰어서 묶으면 우헤헤, 울퉁불퉁 뿔난 도깨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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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나무 아저씨랑 놀다 보면 하루하루가 행복할 것 같지 않니? 또 우리랑 같이 살아가는 동식물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지도 깨달을 수 있어. 그래서 한번 붉나무 아저씨 얘기에 빠지면 앞으론 풀 한 포기도 함부로 꺾는 일은 없을 거야. 마음이 한없이 넓어지고 친구들도 더 많아질 거야. 붉나무 아저씨는 실은 한 가족이야. 서울 강북구 우이동 북한산 자락에 사는 강우근씨는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려 왔고, 아내 나은희씨는 어린이책을 만들어 왔대. 두 아들 나무, 나단군과 함께 집 둘레 뒷산이나 들판 등을 돌아다니며 동식물을 관찰하고 재미나게 놀 거리를 찾고 있단다. <사계절 생태놀이>, 붉나무 글·그림. -돌베개어린이/2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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