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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전북 익산 원불교 중도수련원에서 열린 교사직무 연수 현장에서 공교육 현장의 교사들과 대안학교 교사들이 대안학교 수업을 체험한 뒤 토론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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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 교사들 첫 공동연수
경기 안산 부곡중 이현희(41) 교사는 이번 학기부터 이웃 대안학교에 수시로 방문해 교과 수업을 해 줄 계획이다. 지난 16~19일 대안학교 교사들을 만날 수 있었던 교사직무 연수에 참가한 것이 계기였다. 이 교사는 “다양한 소질과 적성을 가진 아이들이 저마다 수준에 맞는 교육을 받을 수는 없는지를 고민하다 연수에 참가했다”면서 “이웃 대안학교에 교과목 교사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부터 시작하는 작은 소통이 결국 아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것이라는 생각에 자원봉사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네차례 걸쳐 총 320명 참가 열기 ‘후끈’ 이번 연수는 대안교육연대가 ‘만남과 소통-대안교육과 공교육의 접점 찾기’라는 주제로 전국 초·중·고 교사와 대안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8월 한 달 동안 총 4차례에 걸쳐 전북 익산 원불교 중도수련원에서 진행했는데, 공교육 교사 236명과 대안학교 교사 84명 등 모두 320명의 교사가 참여했다. 대안교육연대 김경옥 사무국장은 “숙소는 배정받지 못해도 강연이나 모둠 토론 등 프로그램만에라도 참여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공교육 교사들도 있었다”며 공교육 교사들의 참여 열기가 높았다고 전했다. 공교육 교사들 가운데는 교육 현장에서 부닥쳐 온 문제의 해법을 찾고자 참가한 이들이 적지 않았다. 서울 금천구 한울중 윤명화(50) 교사는 “아이엠에프 사태 이후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해 방황하는 아이들이 부쩍 늘었고, 이들을 돌보지 못한다는 자괴감에 시달렸다”며 “이런 아이들이 즐겁게 다닐 수 있는 학교가 있는지 대안학교 교사들에게 꼼꼼히 알아보려 했다”고 말했다. 서울 금천구 오류중 김종식(59) 교사는 “정년이 4년 남은 터라 한 학기 한 학기가 아쉽고 남은 기간만이라도 새로운 시도를 해 보고 싶어 참가했다”며 “기존 교과를 재구성하거나 노동이나 지역사회 연계 활동 등으로 삶의 현장과 교육을 연결시키려는 대안학교 교사들의 모습이 신선했다”고 말했다. 연극…여행…다양한 수업방식 이야기꽃이번 연수에서는 대안교육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주를 이뤘다. 교사들은 프로젝트 수업이나 연극, 여행, 마음 공부, 화백회의 등 대안학교들이 시도하는 각양각색 수업들을 경험하고는 밤늦게까지 삼삼오오 서로 모여 이야기꽃을 피웠다. 공식 프로그램 말고도 ‘음악교사 모임’이나 ‘인권을 생각하는 교사 모임’ 등 관심사가 같은 교사들이 자생적으로 만나 토론하기도 했고, 연수 이후 인터넷 카페 등으로 교류하자며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도보 여행’을 주제로 강연한 대안학교인 서울 서대문도시속작은학교 전상희(34) 교사는 “강연할 때는 질문이 너무 많아 당황했는데, 수업에 참여해 보니 나도 다른 대안학교들의 수업에 대해 질문을 많이 하게 되더라”며 “대안학교 교사들도 이번 연수에서 폭넓은 경험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교류 등 지속적 만남 큰 관심 경남 산청군 간디마을학교 최기철(43) 교장은 “현재 정부가 대통령령으로 마련 중인 대안학교 설립·운영 규정안을 바라보는 대안학교와 공교육 현장 교사들의 의견을 두루 듣고 싶었다”며 “구체적인 논의는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이후 자주 만나 함께 고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익산/글·사진 이미경 기자 friend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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