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9.04 19:12 수정 : 2005.09.04 19:12

수학개념 쏙쏙

초등 5학년 세연이가 친구의 생일 선물을 포장하는 데 쓰려고 리본 2m를 사 왔다. 이를 본 동생 소현이가 “언니, 나도 1/2쯤 쓰면 안될까?”라고 하자, 잘라 써도 좋다고 흔쾌히 허락을 하였다. 잠시 후, 동생이 남겨 온 리본을 본 세연이는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2m를 쓰겠다고 하더니 반이나 써 버린 거니?” 그러자 소현이는 “2m의 1/2는 1m 맞잖아. 언제는 쓰라고 해 놓고…” 하며 볼멘소리를 하였다.

왜 이런 오해가 생겼을까? “1/2을 쓰겠다”는 말을 동생은 “2m의 1/2만큼 쓰겠다”라는 뜻으로 사용하였고, 언니는 “1/2m를 쓰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단위를 쓰지 않고 대화하는 아이들이 많다. 예를 들면, “내 키는 130이에요”라든가, “내 몸무게는 35예요”라는 식이다. 미터, 센티미터, 그램, 킬로그램 등의 구체적인 단위를 붙이라고 하면, “제 키는 130킬로예요”라든가, 내 몸무게는 25미터야”라고 하는 아이들도 있다. 이렇게 표현해도 일상에서의 의사소통에는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정확한 표현을 하지 않는 이런 습관이 계속되면, 수학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다.

문장제 문제를 잘 풀지 못하는 아이들을 잘 관찰해 보면, 평소에도 부정확하고 막연한 표현을 하는 때가 많다. 이런 습관이 들면 그림이나 숫자 부분에만 집중하고, 단위는 물론 서술된 문장 속에 있는 ‘~의’라든가, ‘~에서’라는 조사도 대충 흘려 읽게 된다. 점점 문제 상황에 대한 이해를 제대로 할 수 없게 되고, 잘못된 식을 세움으로써 답이 틀리는 일도 잦게 된다.

전체적인 안목을 갖지 않고 자기 학년에만 국한해서 받아들이는 때도 많다. 수학 시간에 한창 2-1/2의 계산을 배우는 중인 5학년 언니는 당연히 ‘1/2’은 ‘1/2m’일 테니 2m를 4/2m로 바꾸어서 뺄셈을 하면 3/2m가 된다는 생각만 하였다. 반면 현재 4학년인 동생은 최근에 2m의 1/2이 1m가 된다는 것을 배운 것만 떠올렸기 때문에 서로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상황을 전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을 정확히 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간신히 현재 배우는 단원의 문제들만 해결할 뿐이어서, 여러 단원이나 여러 학년 문제를 섞어 놓으면 속수무책이 된다. 강미선/<개념 잡는 초등수학사전> 저자 upmmt@hanmail.net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