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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9.04 20:22 수정 : 2005.09.04 20:22

경북 봉화초, 구미 남부초, 부산 효림초 등 초등학생들로 구성된 ‘낙동강 환경오염 탐사 프로젝트팀’ 학생들이 탐사활동과 토론을 마친 뒤 최종적으로 낙동강 수질 탐사 환경 지도를 만들고 있다. 낙동강 환경오염 탐사 프로젝트팀 제공

이러닝 공부가 바뀐다-<3부> 교육 업그레이드 새길 찾자


① 혼합형 수업 활기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교실과 교과서 중심의 전통적인 수업 방법이 갖는 한계는 분명하다. 때문에 다량의 지식을 다루고, 새로운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고, 자기주도적인 학습 마당을 열어 주는 이러닝(e-learning)의 확산은 이제 피할 수 없는 교육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이러닝을 수업에 활용하는 방식은 정보 검색이나, 학습 콘텐츠를 홈페이지에 제공하는 자료 제시 등의 초보적 단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웹의 최대 강점인 양방향성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닝이 기존 수업 방식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러닝에 면대면 방식 결합한 모형

따라서 이러닝을 효과적인 학습 수단으로 쓰려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진행하는 수업 방식의 강점들을 적절하게 배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런 혼합형 학습 설계 전략으로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이 꼽힌다.


인천대 교육대학원 임정훈 교수는 “블렌디드 러닝은 전통적인 면대면 교육 방식이 지닌 시간과 공간의 제약 및 상호작용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이러닝 방식에다 면대면 방식의 장점을 결합해 적절히 활용함으로써 학습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설계 전략”이라고 정의했다. 즉, 시·공간적 제약으로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어려워 학생들의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활동을 제약하는 측면이 있는 오프라인 학습의 단점과, 홈페이지 자료 제시나 게시판 정도의 낮은 단계의 활용에 머물고 있는 온라인 학습의 단점을 모두 극복하려는 새로운 수업 모형이라는 것이다.

블렌디드 러닝의 구체적인 적용 방식으론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커뮤니티(학습 모둠)에 기반한 △탐구학습 △체험학습 △프로젝트 학습이 그것이다. 탐구학습은 과학에서 탐구하는 절차를 이러닝에 적용한 것으로, 가설을 설정하고 검증하는 작업을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서 협동 학습으로 진행하는 방식이다. 가령 국사 시간에 ‘근대 문물 도입 이후의 생활의 변화상’ 수업을 탐구학습 형태 진행한다면, 먼저 오프라인 수업에서 전반적인 교육을 한 뒤, 온라인 커뮤니티 학습방에서 과제를 주며 온라인 학습을 진행할 수 있다.

문제 해결 능력 커져…교사들 “꽤 효과”

커뮤니티 기반 체험학습은 주제를 설정한 뒤 오프라인 체험 결과를 온라인상의 학습에 연결하거나, 온라인에서 가상 체험 활동을 하는 것이다. 직업 체험학습을 한다면, 체험 주제와 목표를 설정하고 온·오프라인에서 현장 체험 활동을 한 뒤 마지막에 정리하고 평가하는 단계로 나눠 진행할 수 있다. 커뮤니티 기반 프로젝트 학습은 교사가 수행 과제를 주면 모둠별로 온·오프라인 활동을 통해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수업 방식이다. 이 밖에 어떤 쟁점을 놓고 찬반 논쟁을 벌이는 온·오프라인 토론학습, 문제를 주고 해결 방법을 찾아내는 문제 중심 학습 등의 방법도 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 교육정보서비스팀 김소미 선임연구원은 “블렌디드 러닝은 대개, 과제에 대한 목표 설정→그룹 또는 개별 자료조사→문제 해결→결과 발표 및 공유→평가라는 5개 단계로 나눠 진행되고 있는 게 학교 현장 모습”이라고 전했다.

블렌디드 러닝이 단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학습 환경만을 결합하는 데 그치는 건 아니다. 학습 목표, 학습 방법, 학습 시간과 공간, 학습 활동, 학습 매체, 상호작용 방식 등 다양한 학습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되며, 그 개념과 영역이 확장되는 추세라고 임정훈 교수는 말했다.

블렌디드 러닝을 시도하는 교사들은 아직 많지 않은데, 실제로 이 방식의 수업을 해 본 교사들은 하나같이 꽤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지난해 경기지역 3개 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과거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라는 주제로 역사 탐구학습을 했던 수원 유신고 정영태 교사는 “수업 뒤 효과를 조사해 보니,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대답한 학생들이 수업 전보다 모두 늘어났다(남 68%→70%, 여 55→64%)”고 말했다. 영남지역 6개 초등학교가 연합해 진행한 ‘낙동강 환경오염 탐사’ 프로젝트 수업에 참여했던 강희종 부산 아미초등학교 교사는 교과간 통합학습 및 협동학습의 수행 능력 향상,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 신장, 문제 해결력의 변화 등의 긍정적 결과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치밀한 수업설계등 교사 구실 중요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무엇보다 온라인에서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뤄지려면 오프라인에서 교사와 학생 간의 유대관계 형성이 중요하다. 일방적인 지식 전달이 아니라 실마리를 던져 줌으로써 학생들이 찾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는 등 교사 구실이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다. 학습자들이 과제나 임무를 기존의 학습보다 훨씬 무겁게 느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면대면 접촉에도 신경 쓰는 등, 미리 치밀한 수업 설계가 절실하다고 서울 동구로초등학교 최수진(35) 교사는 지적했다.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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