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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원대가 지능로봇공학과를 신설하는 등 올해도 여러 대학들이 신입생 유치를 위해 사회적 요구에 맞춘 이색·유망 학과들을 선보였다. 지난 8월25일 서울대에서 열린 ‘한국 마이크로 로봇 경연대회’에 참가한 로봇들이 순서를 기다리는 장면.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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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학년도 입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 가운데 하나가 이색 학과 및 유망 학과의 신설이다. 각 대학은 신입생 유치 전략의 하나로 사회적 요구에 맞춘 이색·유망 학과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 올해 눈에 띄는 신설 학과들 성균관대는 정보통신공학부 안에 반도체시스템공학 전공을 신설해 이공계의 예비 고급 인력 사냥에 나섰다. 이 전공은 산학 협동 차원에서 삼성과 협의를 거쳐 신설됐는데, 모든 학생에게는 재학 동안 전액 장학금을 줘 등록금 및 수업료를 면제해 주고, 졸업생이 원하면 삼성전자 입사를 보장하는 등 파격적인 대우를 한다. 교수진은 성균관대 교수말고도 삼성전자의 박사급 전문 인력과 최고경영자(CEO) 등으로 채운다. 특히 성균관대는 학사와 석사 과정을 합해 5년 만에 끝내는 ‘학·석사 연계제도’를 도입해, 학사 졸업생들 가운데 성적순으로 30%를 뽑아 이 제도의 혜택을 주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한남대는 컨벤션학과를 신설해 20명의 신입생을 모집한다. 전시 및 이벤트가 최근 들어 부쩍 활성화함에 따라 ‘대중에게 드러내는 법’을 체계적으로 가르치겠다는 것이다. 영산대도 컨벤션이벤트 전공을 마련한 데 이어 건강식품 관심이 높아지는 사회적 흐름에 발맞춰 한식과 한방을 접목시킨 약선 조리학과를 신설했다. 동의대는 부산 지역 특성을 감안해, 공과대학과 영화영상대학에 각각 조선해양공학과와 디지털문화컨텐츠학과를 새롭게 선보였다. 신라대는 귀금속과 보석을 활용해 디자인하는 귀금속·보석디자인학과와 21세기 국가 성장 동력 산업 중 하나인 의약 관련 산업 분야에서 제약 공업에 종사할 수 있는 전문 공학 기술자를 육성하는 제약공학과를 개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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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대가 귀금속·보석디자인학과를 개설하는 등 올해도 여러 대학들이 신입생 유치를 위해 사회적 요구에 맞춘 이색·유망 학과들을 선보였다. 한 전문대의 보석디자인과 실습실에서 교수가 한 학생에게 장신구 디자인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황석주 기자 stonepo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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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의 예술문화영상학과는 영상 관련 학과로는 국립대 가운데 유일하다. 부산국제영화제·부산국제비엔날레 등의 개최로 최근 부산·경남권이 영상도시로 주목받고 있는 점도이 학과 출범에 적잖이 영향을 끼쳤다. 경남대가 멀티미디어시각디자인 전공을 마련한 것도 이와 크게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우석대는 약대와 공대의 중간격인 제약공학과를 선보인다. 서원대는 바이오산업학과와 화예장식과, 그리고 차(茶)학과를 새롭게 개설했다. 커피 전문점이 일반화하는 추세에 당당히 맞서 ‘우리식 참살이(웰빙)’를 좇는 흐름을 읽은 것이다. 목원대가 내세운 것은 ‘로봇’이다. 전체 입학 정원을 165명 줄이는 대신 지능로봇공학과를 새로 만들었다. ■ 단과대·학부 신설도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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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대 호텔경영학과 학생들이 서울 신라호텔에서 ‘서비스 매너 실무’ 교육을 받는 모습. 윤운식 기자 y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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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학년도 입시에서는 각 대학의 단과대·학부 개설 및 개편도 두드러지는 현상이다. 대구한의대는 복지와 웰빙 관련 12개 학부(과)로 구성된 웰빙복지대학을 신설했다. 모바일콘텐츠학부, 영상문화학부, 리조트개발학과, 실용미술학부, 중어중국학부 등 5개 학부(과) 또한 출범시켰다. 이들 신설 학과는 2006학년도 전체 입학 정원을 지난해에 비해 일부 줄이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14개 학부(과)를 거느린 보건복지대학과 5개 학부(과)로 구성된 건축·디자인대학을 없애는 ‘대공사’의 결과물이 웰빙복지대학이다. 기존의 단과대 분류에 따른다면 이질적인 학문인 건축·보건·체육 등이 ‘웰빙’이라는 하나의 구호 아래 다시 ‘헤쳐 모여’를 한 것이다. 중부대는 관광경영학과, 호텔외식학과, 한방식품학과 등 6개 학과를 통합한 관광보건대학을 특성화해 갈 계획이다. 동서대는 관광학부를 신설해 이번 수시 2학기 모집부터 신입생을 뽑는다. 호텔 경영 및 관광 경영과 함께 각종 행사 진행을 기획하는 이벤트·컨벤션 등 3개 전공이 개설됐다. 영남대 역시 모집 인원을 지난해에 비해 132명 감축하고서도 중어중문과를 중국언어문화학부로 확대 개편했다. 학부는 중어중문학 전공과 중국문화정보 전공으로 이뤄진다. 차이나비즈니스자율전공학부도 신설했다. 경제 금융, 경영, 국제 통상 등 상경 계열의 교과와 비즈니스 중국어, 중국의 사회·경제·문화 교과를 융합한 새로운 방식이다. 한상현 <한겨레대학길라잡이> 기자 eduplus1@hani.co.kr
군 관련학과 잘나가는군! 취업난속 빛 발해…잇따라 개설 군(軍) 관련 학과가 갈수록 상종가를 치고 있다. 4년제 대학과 전문대를 가릴 것 없이 군 관련 학과를 최근 연이어 개설하고 있다. 4년제 대학에선 대전대와 경남대가 군사학과를 두고 있으며, 원광대와 조선대는 군사학부를 설치했다. 군사학과는 2004학년도에 대전대가 처음 신설해 신입생을 선발했으며, 2005학년도에는 경남대·원광대·조선대 등이 추가로 개설했다. 이들 대학은 모집 인원과 모집 성별이 다소 다른데, 2006학년도 대전대 군사학과는 60명(남자 50명, 여자 10명)을 선발한다. 이들 대학의 학과는 육군본부와 협약을 맺은데다 대학이 지원을 아끼지 않는 점이 최대 장점이다. 또 건양대는 군수사령부 이전 등에 발맞춰 지난해 경영학부에 군수학 전공을 신설해 올해 신입생을 처음 선발했다. 동양대는 올해 국내 대학으로는 처음 국방기술대학을 신설했는데, 국방기술대학 안에 총 9개 학과를 둘 예정이다. 2006학년도에는 전자유도기술학과, 컴퓨터정보전학과, 정보통신공학부 등 3개 학과를 설치했고, 2007학년도에는 특수기동장비학과, 군수재료학과, 항공무기기술학과, 함정기술학과, 국방획득관리학과, 군환경형상설계학과 등 6개 학과를 신설할 계획이다. 군 관련 학과 특수는 전문대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2006학년도만 해도 군 부사관 관련 학과가 대거 신설됐다. 육군부사관학교가 안정적인 군 인력 확보를 위해 기존 7개 대학 11개 학과말고도 마산대·동우대·서강정보대·전주기전대·안양과학대 등 권역별 7개 전문대와 학술교류 협정을 체결했고, 이들 대학은 이번 수시 2학기부터 신입생을 모집한다. 이미 대덕대(국방물자과·총포광학과·특수탄약과·특수무기과)와 상지영서대(국방정보통신과), 창신대(헬기정비과) 등은 부사관 관련 학과를 개설해 성공적으로 운영 중이다. 군 관련 학과가 이렇게 인기를 끄는 것은 지속되는 경기 침체에 따른 취업난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4년제 대학 군사학과에선 입학 뒤 육군 장학생으로 지원하면 심의를 거쳐 4년 동안 전액 장학금을 받을 수 있고 졸업한 뒤에는 장교로 임관할 수도 있어 ‘민간 육사’로 불리기까지 한다. 전문대의 부사관 관련 학과 전공자들도 졸업 뒤 임용 시험에서 가산점을 받는 것은 물론 군무원 등으로의 취업이 한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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