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9.11 16:05
수정 : 2005.09.1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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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 학생들이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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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8리포트
“너 아직 휴대폰 없니?” 요즘 학생들이 휴대폰이 없는 친구에게 자연스레 하는 말이다. 휴대폰이 없는 학생은 이럴 때 난감하다. 특별히 휴대폰이 필요없다 해도 친구들은 ‘원시인’ 대하듯 본다.
휴대폰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하나씩 갖고 있을 만큼 많은 학생들의 생활의 일부가 된지는 오래다. 휴대폰으로 통화하고 문자를 주고받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 친구들끼리 놀다가 또는 기념이 될 만한 것을 발견하면 휴대폰을 들고 사진을 찍는 모습도 흔한 풍경이다. 학교 교정 곳곳은 휴대폰으로 내려받은 게임을 하거나 스피커를 크게 켜고 최신 유행가요를 듣는 친구들로 넘쳐난다.
색다른 디자인의 휴대폰을 구입하거나, 내부의 바탕화면 등에 글귀를 넣거나 사진으로 꾸미며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수단으로 삼는 학생들도 많다. 또 최신형 휴대폰이 나올 때마다 교체하는 풍경도 청소년들 사이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실제로 여름 방학이 끝나고 개학한 첫날, 친구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바뀐 것은 머리 모양도, 신발도, 키도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휴대폰이었다. 휴대폰을 가지고 있었던 친구들 가운데 절반 가량이 최신형으로 교체하였다.
방학 동안 휴대폰을 바꾼 서울 강현중 3학년 이슬기(15)양은 “휴대폰이 망가지기도 했지만, 기말 시험 성적이 좀 떨어졌는데 부모님께서 다음 시험엔 꼭 성적을 올리라며 바꿔 주셨다”고 했다. 같은 학교 송유림(15·3학년)양도 “오래 써서 기능이 떨어진데다 싫증도 나던 차에 기회가 생겨서 바꿨다”고 자랑했다.
몇 년 사용하지도 않고 금방금방 바꾸고 싶은 요즘 학생들의 심리가 그대로 읽히는 대목이다. 물론 이런 풍조 속에서도 ‘소신’을 지키는 학생들도 있다. 강현중 이지연(15·3학년)양은 “휴대폰을 교체하는 친구들이 부럽긴 해도 특별히 고장나지 않는 이상 3년 정도는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은 최신형을 사는데다 우리가 돈을 벌어서 사는 것도 아닌데 부모님께 죄송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휴대폰은 부모님과 수시로 연락할 수 있어 청소년의 안전을 챙길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또 친한 친구들과 언제든지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게 하며, 게임이나 음악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게 도와준다. 이런 매력 덕에 만만치 않은 요금과 전자파의 방출 등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휴대폰은 청소년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고가의 휴대폰으로 수시로 바꾸거나, 물쓰듯 문자를 주고받고 통화를 하는 태도는 눈살을 찌뿌리게 한다. 서울 동양중 3학년 최수영(15)군은 “단지 멋이나 유행에 도취돼 휴대폰을 갖고 다니기보다는 자신의 필요에 맞게 적절한 기능의 휴대폰을 선택해 합리적으로 쓰는 지혜가 아쉽다”고 지적했다. 최지혜/1318리포터, 서울 강현중 3학년
win90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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