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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보다 만화가 더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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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인이 뽑은 책
■ 시사만화가, 편견의 벽 허물다 인물 이야기가 진화하고 있다. 난세에 나라를 구한 장군이나 세계적으로 알아줄 만한 공을 세운 그야말로 위대한 인물들의 일생을 과장되게 서술해, 위인은 타고나는 것이며 보통 사람이 가까이 하기엔 너무도 먼 삶을 살다간 사람이라는 선입견을 심어줬던 ‘위인전’이 인물 이야기의 전신이라면, 어깨에 힘을 빼고 거품을 팍팍 줄여 역사에 한 획을 그을 만한 업적을 남긴 자는 아니지만 뜻있는 일을 했거나 의미있는 삶을 살다 간 혹은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이 요즘 인물 이야기이다. <밥보다 만화가 더 좋아>(산하)는 이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인물 이야기이다. 시사만화가로 잘 알려진 박재동씨에 관한 이야기인데, 아이들에겐 낯설다. 교과서에 나오지도 않고, 대중만화를 그리는 만화가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재동이 어떤 사람인지 전혀 모르고 봐도 재미있고 의미가 크다. 일단 이 책이 주는 재미는 본문에 들어 있는 풍부한 그림 자료에서 비롯한다. 어린시절부터 만화를 좋아하고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던 그가 오십이 넘은 지금까지 그때 그린 그림들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초등학교 2학년 때 그린 어머니 모습, 교과서에 그린 낙서들, 고등학교 시절 그림으로 일기를 대신했던 수첩, 예술가의 향기가 느껴지는 유화, 유명 만화가의 만화를 따라 그린 그림, 심지어는 순정만화 주인공 등 그의 어린시절과 청소년기를 백마디 말보다 직접적으로, 훨씬 더 풍요롭게 전해준다. 또다른 재미는 책장 사이사이에 들어 있는 만화에 대한 정보이다. 뒷면에 붙어 있는 만화박물관 등은 ‘만화=불량하고 불순하다’는 어른들의 시각을 바로잡아주고, 아이들의 관심을 인접 학문으로 자연스레 연결시켜준다. 어릴 적부터 밥이나 피자보다 더 좋은 것, 더 좋아하는 일이 있어서 그것을 끝까지 사랑하며 평생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진정 행복할 것이다. 김태희/사계절출판사 아동청소년문학팀장 kth@sakyejul.co.kr ■ “모험 떠날래” 꼬마닭의 날개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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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보러 간 꼬마 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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