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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9.12 13:54 수정 : 2005.09.12 14:02

휘경여고 댄스스포츠 동아리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보여주기’를 넘어 ‘축제’ 로 거듭나야

대박축제는 다 이유가 있다.

동아리 특색에 맞는 다양한 아이템을 준비하고 손님들에 대한 끊임없는 참여를 유도하는 축제, 지원이나 학교의 전통만으로도 볼거리가 많은 축제, 지루하고 따분하게 구경만 하지 않는 축제에 많은 손님들이 몰리고 학교 학생들 또한 학교 축제가 기대된다.

반면에 가요제에 발라드만 10곡 이상 나오고 정해진 딱딱한 멘트로 어색한 무대 진행, 저 뒤에까지 들리지도 않는 엠프, 2~3시간동안 구경만 해야 하는 매년 같은 프로그램을 가진 축제도 있다.

축전이 아니라 축제가 되기 위해선 한 부분의 노력이 아니라 톱니바퀴처럼 이를 잘 맞춰가는 학교 전체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잘 되는 동아리, 축제도 다양하게 참여, 끈질긴 연습

재미가 보장되지 않는 아무 축제나 가지 않는 청소년들을 끌어당기려면 오랜 연습과 독창적인 아이템이 필요하다.

휘경여고 댄스스포츠 팀의 경우 방학 내내, 거의 두 달간 연습을 하면서 공연만을 생각했었다. 하이힐 신고 종아리가 퉁퉁 붓고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할 정도로 준비한 것이다.

경복고는 84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40여개의 동아리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각 동아리마다의 특징이 분명할 정도로 관련 분야를 심층 연구하고 그 특징을 한껏 살리기도 했다.

역도부의 겨우 방학동안 특별 훈련을 통해 ‘미의 제전’을 준비하고 보디빌딩을 통해 인기몰이를 했다.

뿐 만 아니라 목동고 과학반의 경우, 실험을 어려운 것을 시행하지 않고도 각종 쇼를 준비해 손님들의 대대적인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전시만 하면 딱딱하니까 전시코너가 끝날 때마다 이벤트를 준비해서 구경 온 친구들의 참여를 유도했어요. 1학년들은 내신 때문에 안하려고 했는데 2,3학년들이 도와줘서 잘 이끌어 졌던 것 같아요.”

이처럼 동아리의 특색을 살리면서 참여를 유도하게 할 수 있는 건 ‘철저한 준비’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야 한다.

반면, 준비가 소홀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하는 동아리도 있었다. B고의 연극동아리 단장은 다른 동아리에 비해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지만 전혀 동아리 특색을 살리지 못했다. 연극 공연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벤트 성이 짙은 분장한 모습만을 조금 보여준 것이 전부였다. 이후 시간에는 컴컴한 교실에서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단장은 “아이디어 생각은 2주정도 했고, 꾸미기 등의 준비는 3,4일 정도 했다.”며 “시간이 촉박해서 공연을 빈약하게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유인 즉 “다른 학교에 비해 규제도 좀 있고, 지원이 적어서 힘들었다. 준비할 때도 부원들의 참여도가 떨어지고 귀찮아서 준비를 잘 못했다.”고 토로했다.

학교와 학생의 징검다리 역할의 결정체, 학생회

많은 학교들의 축제 준비는 대부분 학생회 학생들이 담당하게 된다. 1년에 한 번 학생회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는 날이 축제이기도 한 것이다. 이러한 학생회의 역할은 전반적인 축제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 뿐 아니라 세밀한 동아리의 역할에서도 보조적인 역할로 중요한 구심축이 된다. 실제로 축제의 개·폐막식과 무대 공연을 담당하는 실무적 역할도 담당하게 된다.

목동고 학생회의 경우 동아리와 긴밀한 관계를 위해 엠티 대신 하루 종일 회의 하고 이야기도 하면서 의견을 맞추는 시간에 꼭 학생회는 물론 동아리 부장들의 참석을 요구했다.

자신이 속해있는 동아리의 기량을 더 뽐내고 싶어 하는 동아리 측과 그것을 적절히 조율해 모두 다 조화될 수 있게 해야 하는 학생회의 트러블은 축제 때 그 골이 깊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경희여고 학생회의 경우 부족한 예산지원을 위해 스폰을 구하기도 하며 영화관에서 영화티켓을 얻고 과자업체에서 과자 스폰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동아리 전시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또 각 동아리 전시에 비해 음료수 등의 판매가 많았던 점도 지적했다.

“동아리는 축제 때 잘 준비했지만 CA의 경우 활성화 되지 않았으니 쉽지 않았다.”고 이정은 학생회장이 말했다. 또 학교와의 트러블도 만만치 않았다. 야간자율학습을 빠져가며 축제 준비를 해야 했지만 학교 측의 협조가 부족했다. 또 학생들의 반응 또한 학생회가 못한 것만을 평가하고 지적하는 것에 속상하다.

학생회는 실제로 동아리와 학교 사이에 겪는 어려움이 크다. 하지만 동아리와 긴밀한 관계와 단합을 통해 축제를 잘 만들 수 있기도 하다. 또 함께 축제를 만들어 간다는 입장에서 서로의 배려와 노력, 단합이 필요하다.

동아리 기량 맘껏 펼치게 학교의 빵빵한 지원

20만원 지원해주지만 사용되는 물품만 사는데 200만원이 들기도 한다. 학생회와 동아리의 피나는 노력이 빛을 바라기 위해선 결국 돈이 받쳐줘야 한다.

H여고 영상동아리를 영상제를 위해 영화관처럼 교실을 꾸미려고 했다. 천으로 교실을 덮고 초를 켜기 위한 준비 과정에서 천은 10만원이었고 학교의 재정지원은 13만원이었다. 결국 다른 학교 축제에서 남은 천을 사용하게 되었고 5편의 영상을 위해 필요한 테이프가 부족한 것은 작년에 기록한 영상 위에 덧씌워 촬영할 수밖에 없었다.

K고 응용과학부, 200만원으로 전시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마술은 도구가 생명이다. 도구 없이 어떤 마술을 펼칠 수 있을까. K고 마술부는 축제에서 마술공연을 준비했다. 20만원의 부족한 학교 예산으로 준비 할 수 없어 매달 만원씩의 회비를 바탕으로 마술공연을 준비했다. 그래서 이 마술부가 사용한 금액은 총 30만원. 그래서 카드나 스펀지 볼 등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마술 중심으로 진행 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동아리와 학생회의 노력 없이 몇 백 만원의 돈을 들여 축제를 준비한다고 대박 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돈 들인 만큼의 효과는 보인다.

K고 과학 동아리의 재정지원은 13만원, 하지만 광섬유, 비뉴턴유체, 레이저쇼 등을 하기 위해선 턱없이 부족한 예산이다. 이에 졸업한 선배들과 학생들이 돈을 모았다. 그래서 모은 돈 200만원으로 이들의 전시는 큰 관심을 불러 모았다.

반면, H여고 영상동아리 한 학생은 25만원만 되도 안정적으로 축제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25만원도 어려운 것이 학교의 재정 지원 현실이다.

일 년의 단 한번 뿐인 축제, 돈 때문에 신음하는 축제가 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겠다.

‘보여주기’를 넘어 ‘축제’로 거듭나야

학교의 자랑은 바로 축제!

여는 사람이나 구경 오는 개인이 다수 대 다수로 즐길 수 있는 것이 본래 축제의 취지 일 것이다. 학교의 자랑 뿐 아니라 온 손님들이 즐겁고 무언가 얻어 갈 수 있으며 실제로 여는 사람과의 소통의 장이 될 것이다. 하지만 많은 부분 축제는 축제라는 이름보다 ‘축전’이라는 이름이 어울린다. 여는 사람 중심으로 ‘보여주기식’이기 때문이다.

보여주기식 축제는 결국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기 마련이다. 2~3시간가량 눈으로만 봐야만 한다면 즐겁기 보다는 쉽게 지치고 다시 오기 싫어진다.

완벽하게 진행되고 돈을 많이 들인다고 해서 재밌고 즐거운 축제가 탄생하는 건 아니다. 실제로 보여주고 싶은 것과 함께 참여할 것, 그리고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것에 대한 끊임없이 고민을 해야 하며 결국 그것은 이 축제를 대박으로 만들어 입소문이 나게 하느냐 못 하느냐에 달려 있는 문제로 직결된다.

결국, 축제는 돈이 많아서도, 동아리와 학생회의 노력만으로는 되지 않는 “종합 예술의 장인 것”이다. 노래, 춤, 전시 등 다양한 것도 필요하지만 여러 사람들의 노력이 한데 묶어지는 종합적인 장인만큼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줄 수 모습으로 학교의 자랑이 되고 학생들이 즐거워하는 일 년의 멋진 축제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바이러스 진미 기자 attractivecjm@hanmail.net

©2005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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