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1.26 15:15
수정 : 2005.01.26 15:15
학생들이 만든 ‘학교대사전’(
myhome.naver.com/ssanzing2) 패러디가 인터넷에서 화제다.
오나타 : ONATA라고 이름이 적힌 자동차. 본디 SONATA라는 자동차였으나 S를 뜯는 자는 서울대에 간다는 미신에 희생된 제물이다.이비에스 : 사교육을 견제하기 위해 정부에서 개발한 비밀병기. 지나치게 빨리 개발한 탓에 허점투성이이나 정작 개발진들은 깨닫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비에스가 학원가를 초토화시키길 기대하고 있다.
위 풀이는 이 사전 항목들의 일부로, 학교와 관련된 352개 단어와 속담 풀이를 통해 한국 학교교육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패러디하고 있다. 사전은 ‘속담과 단어’편 외에 유명 수학교재 저자 등을 풀이한 ‘인물’편, ‘체벌무기’ 등을 망라해놓은 ‘부록’편, 교과서에 실린 시를 패러디한 ‘시편’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 학교대사전 블로그는 개통된 지 하루 만인 26일 현재 방문객이 2만여명을 넘었다. 지난해 수능을 치른 것으로 알려진 학교대사전의 운영자들은 제작노트에서 “대사전은 미국 작가 비어스의 ‘악마의 사전’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며 “교육제도와 학교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비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아래는 ’학교대사전’에 실린 일부 내용이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속담편]
가까운 길 버리고 먼 길로 간다- 정문에 두발·복장 단속이 있어서 좀 더 멀지만 단속이 없는 후문으로 간다는 것. 개구리 올챙이적 모른다- 성적이 상승하면 '왜 애들이 이런 문제를 틀리지?'라고 생각하게 된다. 개꼬리는 삼년 묵어도 황모 못 된다 - 재학생들에게 선생들이 많이 해주는 말이다. 재수는 해봤자 점수가 오르지 않는다는 말. 구르는 돌에 이끼가 안 낀다- 공부만 하면 폐인이 된다는 말.구우일모- 운동장 조회를 빠질 수 있는 근거.눈 뜬 장님 - ㉠,㉡의 보기를 보기에서 골랐으나 선택지는 ⑤ ㉡,㉢과 같은 엉뚱한 것을 골라서 문제를 틀린 학생을 두고 하는 말.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 -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은 어렸을 때부터 두각을 드러낸다.모르는게 약이다 - 너무 많이 알아서 문제를 틀리는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예) 물리II 열역학의 관점으로 화학I의 기체 단원을 풀면 오히려 더 헷갈리게 된다. 사면초가 - 주변의 애들이 모두 잠들어서 내가 선생의 눈에 잘 띄게 되는 현상. 사필귀정 - 공부를 얍삽이로 하면 결국은 시험성적이 안 나오게 된다는 말.수불석권 - 손에서 영어 단어장을 놓지 않는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재수생의 이념이다. 4수 5수 장수를 할 각오를 다지는 말.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마라 - 자신의 실력을 넘는 학교는 일찌감치 단념해야 한다.용두사미- 새 해의 공부 결심과 같은.
장님 문고리 잡듯- 전혀 그 실력으로 도저히 맞출 수 없는 문제를 객관식 시험이라 우연히 맞추게 되는 현상.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①OMR카드 마킹은 첫 문제부터 제대로 해야 된다. ②수능 시험에 언어영역을 잘 봐야만 다른 과목도 잘 볼 수 있다. 學而時食之不亦說乎- 배우고 또 때로 (급식을) 먹으니 KIN겁지 아니한가?
[단 어]
ㄱ 공동화 현상1- 점심시간에 급식으로 교실이 텅 비게 되는 현상.공동화 현상2- 수능이 보름 안으로 다가왔을 때 학생들의 이탈, 조퇴, 자유등교와 하교 등이 심해지는 일.관성의 법칙- 자는 사람은 어째서 계속하여 자게 되는지를 알려주는 절대 불변의 원리. 누구나 한번쯤은 이것을 체감한다. 교과서 참고 인물의 법칙- 교과서에서 본 사람이 살아있으면 잠시 의아하게 생각한다.교문1- 교내의 불순분자들을 걸러내는 공간. 보통 학생부에서 파견된 선생과 그 부하들인 선도부들이 문을 지킨다. 각 학교마다 학생부장이라는 최고의 수문장이 한 명씩 존재한다. 교문2- 공짜로 각종 물자들을 얻기 좋은 공간. 각양각색의 알바들이 몰려와 공책이라든가 휴지, 포스트잇, 시디 등 풍부한 물자들을 제공한다. 주로 학원이나 책 광고인 경우가 많다.교육부- 모든 학교들의 위에 군림하는 정부의 한 기관. 주로 여러 가지 황당한 정책을 발표하거나 조령모개로 정책을 바꿔 일선 교사들과 학생들을 당황시키는 업무를 한다국사- 조상들이 살아온 발자취를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책. 몽고의 침략, 여진족의 침략, 왜의 침략, 등등 모두 결국은 ‘어찌 어찌 잘 극복했다’라고 적혀있다.급식1- 가장 싸면서도 위험한 식사. 정부에서는 이 때문에 일 년에 한 번씩 학생들의 폐 X-레이 사진을 찍게 했다. X레이 찍을 돈으로 급식을 개선하는 것이 나을 듯. 교가- 행사의 끝을 기념하기 위한 노래. 모두들 행사가 끝나게 된 것을 기뻐하며 즐거이 부른다. 때문에 애국가 부르는 소리보단 교가 부르는 소리가 더 크다. 교감- 교장의 직속부하로 쓰레기를 발견하면 스스로 줍지 않고 꼭 학생들을 시킨다
ㄴ
남성열등인자의 법칙- 교과서에서 바람직하지 못한 것은 남자가 한다. 예) 체육책에서 '약물 중독' 항목이 있으면 꼭 남자가 초췌한 몰골로 주사하는 그림이 있다. 내부저항- 수업 진행 중에 억압 되어 있던 학생이 자제하지 못하고 수업을 툭툭 끊는 현상을 지칭한다. 네이티브- 미국이나 영국 등 영어권 국가에서 몇 년 이상을 거주한 적이 있는 이들을 가리킨다. 영어 문법을 제대로 모르며 남에게 설명도 하지 못하지만 성적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들이 외국어 영역 시간에 자지 않는 경우는 드물다.
ㄷ
단소- 대나무 재질로 된 피리. 원래는 대나무 재질이여야 하지만 플라스틱 재질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어느 재질이든 간에 모양과 크기가 매우 몽둥이로 적합하여 악기로 쓰지도 않으면서 손에 쥐고 다니는 선생을 볼 수 있다. 단체생활- 그들과 같은 반이라는 이유로 모두가 맞아야 하는 생활 대걸레- 힘든 일은 빗자루에 떠넘기고 자신은 유유자적하며 바닥을 활보하는 물체. 물을 매우 좋아하여 날마다 물을 먹지만 그 때문에 몸이 더러워지고 탈모 증상이 생겨 결국 죽게 된다. 죽어서는 몽둥이를 남긴다. 동방의 등불- 도덕책 또는 윤리 책에 나오는 말. 시인 타고르가 우리나라를 칭찬한 말. 그 말로 칭찬한지가 50년도 넘었지만 그거 하나 가지고 그렇게 좋아서 아직도 우려먹고 있다. 동상- 초등학교에서는 꼭 볼 수 있는 돌 조각. 석고상의 경우 산성비에 침식되어 기괴한 모습을 보인다. 듣기평가- 학교의 열악한 시설에 대해 분개하는 동기가 된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평민들의 이야기이고 상위권은 시설에 관계없이 언제나 만점을 받는다. 디플레이션- 모의고사와 수능에서 일어나는 현상. 인플레이션에 익숙하던 학생들은 자신의 점수를 믿을 수 없어 한다.
땡볕- 운동장 조회 때 학생들이 서 있어야 하는 장소. 교장은 그늘에 서게 된다.
ㄹ
라디에이터- 돈이 없는 가난한 학교가 난방비를 아끼기 위해 고집하는 난방기구. 아침에 잠깐 틀었다 끄며, 바로 옆의 사람은 뜨거움을 느끼나 그 옆의 사람부터는 엄청난 추위를 느끼게 된다. 라스베가스- 판치기 등 각종 도박이 성행하는 장소를 말한다. 보통 이러한 장소가 한번 정해지면 바뀌는 일이 거의 없으며 이로 인해 자신의 자리임에도 앉지 못해 유랑하는 유랑민들이 대거 발생한다.
ㅁ
맞춤법 암기의 법칙- 법칙1 : 암기한 맞춤법은 시험에 나오지 않는다.
법칙2 : 암기한 맞춤법은 나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법칙3 : 도리어 암기해서 틀린다. 명순응- 침침한 교실과 독서실에 익숙해진 학생들이 낮의 햇빛에 노출되면 겪게 되는 눈의 고통. 물리II- 공대를 노리는 이과생들이 선택하게되는 과목. 물리II를 공부하는 자가 적어서 이비에스는 돈이 안 될 것으로 판단, 파이널 교재를 다운로드하게 해놓고 출판하지 않았다. 미친놈- 전국 모든 고등학생들이 친구를 호칭할 때 주로 사용한다. 본래는 비속어이나 하도 사용이 잦아 이미 표준어화 된지가 오래다. 유 미친년, 씨발놈, (개)새끼, 썅놈시키 등
ㅂ
박수- 딴청피면서 괜히 교장 훈화를 듣고 있는 것처럼 가장하기 위한 수단. 우리에게는 누가 조회 시간에 나와 상을 받느냐 보다 박수를 몇 번 칠 것인가가 더 관심거리다. 벌점- 학교에서 주는 점수 중에 유일하게 받기 쉬운 점수. 다른 점수들과는 달리 모범생일수록 점수가 낮다. 베버의 법칙- 자극의 변화를 느끼려면, 가해지는 자극의 세기의 변화량이 처음 자극의 세기에 비례해야한다는 법칙이다. 예) 하키채로 자꾸 맞으면 자로 맞을 때 별 타격을 느끼지 못한다. 부교재- 선생들이 자기가 쓴 책을 팔기 위한 명분을 내세울 때 즐겨 쓰는 용어 분필- 학교에서 전통적으로 사용되는 재래식 무기. 선생들 중에는 이 무기의 사용에 대한 탁월한 비법을 익혀 메이저 리그 투수급의 우수한 명중률을 자랑하는 이들이 꼭 한명씩 있다. 비열- 학생 40명에 끼어있는 교사 1명을 열 받게 하는데 필요한 열량.
ㅅ
삼위일체 가설- “내신-모의고사-수능 성적은 하나이다.”는 가설. 내신이 부족하여 수능대박을 꿈꾸는 이들에겐 좌절을 주는 가설이다. 참 모의고사, 내신 생활기록부- 학생들의 온갖 단점들이 장점으로 바뀌어 미사여구로 수식되는 문서를 말한다. 대학에 보여주기 위한 대외용 문서이다. 예) 잠이 많다 → 과묵함.
o
여고생- 여자인 고등학생. 언론에서 매우 좋아하는 단어이다. 여자인 고등학생이 무엇인가 주목할 만한 일을 하면 기자들은 반드시 ‘여고생’이라고 강조한다. 반면 남자인 고등학생이 뭔가 일을 하면 ‘고교생’, ‘고등학생’정도로만 설명해 준다. 남고생은 여고생의 상대어가 아니라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열역학 제1법칙- 에너지 보존 법칙. 체육시간에 축구를 하고 들어온 학생들이 어째서 다음 수업 시간에는 조는지를 과학적으로 설명해주는 이론이다. 열역학 제2법칙-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엔트로피(무질서도)가 증가하는 현상. 교실 내의 모든 현상에 적용된다. 예) 아침의 반듯한 책상 배치가 7교시가 가까워질수록 흩어진다. / 조용하던 자습 시간이 갑자기 시끄러워진다 / 교실바닥의 쓰레기가 늘어난다. ※ 교사들이 에너지를 가하여 학생을 통해 일을 해주면 잠시나마 엔트로피가 감소한다. 인 서울- 모든 학생들의 1차 목표로서, 서울에 있는 대학을 말함. 성적이 좋을수록 서울 지하철 2호선에 있는 대학을 가며 3호선, 4호선 등으로 갈수록 학생들이 기피하게 된다. 결국은 수도권, 지방대 등으로 서울에서 점점 대학이 멀어지다가 마침내 유학을 가게 되는 일도 있다. 한 중국인이 이렇게 말했다. “한국에는 이런 수준의 학생을 유학 보내는 제도도 있습니까?” 인상주의- "그냥 그렇다, 알려져있다, 어떠한 예외도 지금까지 없었다, 그렇게 된다"라고 말하면서 인상 팍 쓰고 가르치는 방법. 인수분해- 책을 단원별로 분해하여 책을 필요한 부분만 들고 다닐 수 있게 준비하는 것. 인플레이션- 내신에서 90점대의 점수를 받고도 석차가 50% 밖인 현상. 입학식- 앞으로 몇년간 그 학교에서 겪을 재난의 서막.
ㅈ
자연선택설- 적자생존과 생존경쟁을 주요 골자로 하는 이론. 달리기가 빠르고 몸싸움에 능숙할수록 급식줄의 앞쪽에서 살아남는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조퇴- 공인 받은 학교 탈출. 종례- 담임의 기분에 따라 엿가락처럼 길어졌다 짧아졌다 하는 공허한 시간. 주관식문제- 문제에 대한 답을 1-5까지의 보기에서 고르지 않고 스스로 생각해서 직접 적는 문제. 주관식이라고 하지만 너무 주관적으로 쓰면 점수는 없다.
ㅊ
첫 부분 효과- 첫 단원은 복습을 결심할 때마다 보게 되어 도사가 되는 현상. 반면 뒷 단원은 자신 없는 부분으로 남는다.
ㅌ
탄핵(안)- 반장이 피자를 쏘지 않을 경우 아이들이 반장을 다굴하는 현상을 가리킴.
ㅎ
학교 운영체제- 당의 3성 6부제를 모방했으나 명나라 때의 황제 중심으로 운영되던 체제와 유사하게 변형되어 있다 - 견제기관이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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