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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9.21 10:40 수정 : 2005.09.21 10:40

선로에 떨어진 취객을 구한 성보고 3학년 이창훈군 © 인터넷뉴스바이러스 김선경

시흥역 선로에 떨어진 취객 구한 성보고 3학년 이창훈군

“그 당시를 다시 떠오르고 싶지 않아요. 너무 무서웠거든요. 하지만 또 그런일이 생긴다면 전 다시 선로로 뛰어들겠어요.”

지난 12일 한 고교생이 떨어진 취객을 구하고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다가 뒤늦게야 그 사실이 밝혔졌다. 바로 그 주인공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성보고등학교 3학년 8반 이창훈(18)군. 이군은 12일 오후 6시 50분 서울 시흥역에서 선로로 떨어진 취객을 구해냈다.

20일, 일주일이 지난 상황. 어렵게 연락이 닿아 당시 그 장소를 그와 함께 가 보았다. 그는 당시의 상황을 자세히 이야기 해주었다.

“51분에 있는 천안행 급행을 타기 위해 계단을 황급히 내려 왔어요. 정확히 50분에 도착을 했죠. 막 그 때 시민들이 우르르 몰려 선로를 바라보며 소리를 지르더라구요.”


당시 술에 취한 승객은 선로에 가만히 앉아 달려오는 열차에 바로 치일뻔한 상황. 또한 취객은 몸을 좀처럼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이것을 본 이군은 선로에 뛰어 들어 취객을 일으켜 세웠다. 이미 시흥역에는 51분 급행열차가 붉은 빛을 내며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취객을 바로 옆 선로에 들어 놓으려고 했어요. 힘이 부쳤는데 다행히 어떤 시민이 함께 내려와서 같이 그 취객을 들었어요. 다행이었죠. 그리고 승객을 올려다 놓은 다음 다음 열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죠.”

이군에 따르면 당시에는 퇴근길이었기 때문에 시민들이 많이 있었다고 한다. 선로에 떨어진 취객을 바라보기만 했지 아무도 나서려 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그는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내내 부끄러워했다. 극구 자신의 일이 알려지는 것이 별로 좋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전철을 타자 주위에 있던 시민들이 자꾸 저에 대해 물어왔어요. 학교나 이름 등등을 말이죠. 사실 너무 떨려서 가슴이 쿵쾅쿵쾅 거리고 있었서 말을 쉽게 못했죠.”

그도 너무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이라 어안이 벙벙했다. 전철 안에서 끊임없이 학교와 이름을 물어보는 한 아주머니에게 이름을 건냈다. 그리고 이 아주머니는 추석연휴 바로 전인 16일 학교에 전화를 걸어 이군의 선행에 대해 상세히 전달했다.

“학교에 알려지기 전까지 친구들이나 선생님께 이야기 하지 않았어요. 왠지 챙피한 느낌이 들어서요. 결국 이 일이 알려지고 나서 학교에서 표창을 한다고 하더다구요.”

당시 선로에 떨어진 취객이 있던 장소 ⓒ인터넷뉴스바이러스 김선경

친구들의 반응은 ‘너가 이런 애가 아니었는데’, ‘놀랍다’였다. 이도 그럴것이 학교에서 조용한편인데가 수줍음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또한 학교에서 역시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고 평범하게 수업을 듣는 편이기 때문이다.

학교 측에서는 이군의 선행사실을 듣고 조만간 표창을 통해 그의 의로운 행동에 대해 널리 알릴 생각이었다. 그가 이 표창을 타게 되면 태어나서 처음으로 구령대에서 상을 타는 것이다.

“만약 다음에도 그런일이 생긴다면 전 본능적으로 바로 뛰어들꺼예요. 그러나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일이예요. 누군가가 죽을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고 당시를 떠올리면 너무 무서웠거든요.”

수능을 앞두고 있는 평범한 고3인 이창훈군. 어쩌면 그에게 있어서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될 것이다. 김선경 기자

©2005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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