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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표현 습관 잘 들이면 국어·수학 두 토끼 잡을 수 있다 |
두부를 자르던 엄마는 이참에 수학 공부도 겸하려는 생각에 4학년인 홍준이를 불렀다. “여기 두부 한 모가 있지? 이걸 반으로 잘라 봐.” 홍준이가 조심스럽게 두부를 자르자 엄마가 말했다. “자, 이렇게 반으로 나누어진 것 중 하나를 1/2이라고 한단다. 다시 말해서 1÷2는 1/2이지.” 홍준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반’은 ‘1/2’이네요.”라고 하였다. 이 때 6학년인 완준이가 다가와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반은 1/2이니까, 하나를 반으로 나누는 건 1÷1/2 아니에요? 5를 2로 나누면 2/5이고, 5를 3으로 나누면 3/5인 것처럼요.” 순간 엄마는 이를 어떻게 설명하는 게 좋을지 난감해졌다.
‘~을 ~(으)로 나눈다’고 할 때의 ‘로’는 매우 다양한 의미로 쓰이고 있다. ‘백원으로 부자되기’, ‘돌로 만든 집’라고 할 때의 ‘(으)로’는 재료나 방편을 뜻한다. 하지만, ‘십원을 백원으로 만들기’, ‘너를 돌로 만들겠다.’의 ‘(으)로’는 결과를 뜻한다. 수학을 살펴보면 ‘6을 2로 나누면 3이다’는 다음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
●● ●● ●● (여섯을 둘씩 덜어낸다)...①
●●● ●●● (여섯을 두 부분이 되게 가른다)...②
이 때 ①은 수단, ②는 결과로 볼 수 있는 데, 어쨌든 식과 답은 같다. 그렇다면 ‘하나를 반으로 나눈다’는 어떨까? 이 때의 ‘반으로’ 는 수단이 아니라 ‘결과’로 보아야 한다.
초등학생들이 식으로 표현된 수학 문제는 잘 풀면서 말로 표현된 문제에서 더욱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국어 또한 배워 나가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생활 속에서도 되도록 엄밀한 표현을 사용하는 습관을 들이면 수학과 국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강미선/<개념잡는 초등수학 사전> 저자 upmm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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