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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9.25 17:22 수정 : 2005.09.26 18:09

어린이 성 이렇게 말해보세요

포르노가 청소년들의 정서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단연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자제력이 약한 청소년들에게 성적 충동을 조장하고 호기심을 자극해 모방행동을 부추기며, 성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청소년들과 이에 대해 얘기를 하다보면 종종 긍정적이라며 얘기를 하기도 한다. ‘간접적으로나마 성적인 호기심과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심심풀이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 ‘확실한 성교육 교재다’ ‘친구들과 대화하는데 도움이된다’ 등의 이유다. 물론 이런 이야기를 하는 아이들은 대체로 남자 아이들이다.

여자아이들은 포르노에 대해 부정적 태도를 보인다. ‘징그러워요’ ‘역겨워요’ ‘어지러워요’ 우연히 보게된 포르노는 그들의 마음을 어지럽히고 혼란스럽게 만든다. 성이 무엇인지 제대로 배우거나 생각해 본 적 없는 아이들은 모든 사람들이 포르노에서 본 것처럼 그렇게 행동하면서 살아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왜 인간이 꼭 동물처럼 성행동을 하면서 살아가야 하나’ 하는 혐오감이 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동안 부모님을 대하기가 거북스럽고 부모님 보기를 동물(?)보듯 하기도 하고 심지어 같은 밥상에에 앉아 밥을 먹기가 어렵다고 고백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한편으로는 무수한 궁금증이 생긴다. ‘제 성기가 너무 작은 거 같아요’라며 자신이 혹 비정상이 아닌지 걱정하기도 하고, ‘여자들은 강제로 해야 좋아하나요?’ ‘ 남자들은 모두 똑같나요?’라며 이성의 성심리에 대한 궁금증이 늘어간다. 어떤 여학생은 ‘왜 여자들의 몸만 자세히 나오느냐, 여자들이 물건 취급 받는 것 같아 기분 나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남학생이 여자친구도 원할 것 같아서 강제로 포옹을 하고 키스도 했는데, 그 뒤 여자친구가 만나주지 않는다며 고민을 말해온 일이 있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느냐고 물으니 동영상에서 본 여자들은 대부분 일단 성관계를 하고 나면 즐거워하고 그 뒤로는 여자가 원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처럼 음란물을 접하는 아이들은 판단에 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아이들이 포르노를 보면서 혼란스러워 하는 것은 무엇인지, 궁금한 것은 무엇인지 자세히 털어놓고 객관화시켜 생각해 보게 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무엇보다 포르노가 돈벌이를 위해 만들어지는 상품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비판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 좋겠다. 이 부분을 부모 개인의 몫으로 돌리면 어려움이 많다. 부모가 아이와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교사와 부모가 힘을 합쳐 학교 특별 프로그램으로 마련해보는 것도 좋겠고, 성교육 전문기관에서 마련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성에 대해 호기심이 무척 많은 아이라면 차라리 또래 성박사로 키워보는 건 어떨까?

이명화/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장 bright@ym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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