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9.25 17:48
수정 : 2005.09.26 15:22
오늘 아침에도 ‘안 삼형제’와 함께 부모님을 힘들게 했나요? “아냐!” “안돼!”“안 해!”라고 말하며 방바닥을 데굴데굴 굴러다녔나요? 그렇다면 친구들을 소개할게요.
먼저 동그랗고 큰 눈을 가진 귀여운 생쥐 <떼쟁이 쳇>을 만나보세요. 너무 기대하진 마세요. 쳇은 늘 얼굴을 찡그리고 발을 구르며 떼를 쓰기 때문에 좀처럼 눈을 크게 뜨는 일이 없거든요. 맛있는 별사탕이 있는 곳을 가르쳐준 족제비에게 도리어 화를 내고, 단팥과자를 나눠준 쓰레받기에게도 “너 때문에 배탈이 났다”며 소리를 지르지요. 자기에게 일어난 나쁜 일들을 모두 친구들 탓으로 돌리며 억지를 쓰니까 아무도 쳇과 말을 안해요.
쥐덫에 걸려 울고 있는 쳇에게 말을 걸어볼까요? “쳇, 내가 구해줄테니 우리 친구할래?”아마 쳇은 이렇게 말할 걸요. “몰라! 물어내, 빨리 물어내!”쳇은 결코 반성하는 법이 없는 말썽쟁이거든요.
두번째 친구는 악어 숭숭이예요. 뾰족하고 멋진 이빨을 가진 숭숭이는 서커스단에서 제일 인기있는 스타였지요. 그런데 어느날 이빨이 ‘숭숭’ 빠져버렸어요. 밥은 안 먹고, 초콜릿과 과자, 사탕을 잔뜩 먹었거든요. 그 뿐인가요. 부지런히 자기 이빨을 청소해주는 악어새에게 “사탕 그만 먹으라는 잔소리 좀 그만해!”라고 호통을 치는 바람에 악어새가 화가 나서 멀리 떠나버렸어요. 치과 의사인 개구리는 악어를 무서워해 치료를 거부했지요. 이빨은 점점 썩어가고 숭숭이는 아무것도 먹을 수가 없는데, 도와줄 친구가 아무도 없어요.
“몰라몰라! 물어내” 생쥐 쳇
“잔소리는 싫어!” 악어 숭숭이
떼쟁이는 자칫 외톨이 된대요
숭숭이에게 말을 걸어볼까요? “숭숭아, 내가 칫솔을 빌려줄게. 매일 이를 닦을래?” 아마 숭숭이는 이렇게 말할 걸요. “싫어, 이닦기가 얼마나 귀찮은데. 잔소리 좀 그만해!” 하긴, 이닦기를 싫어하는 건 숭숭이 뿐 아니지요.
쳇과 숭숭이를 만나보니 어때요? 살다보면 힘들고 어려운 일이 생기죠. 떼를 쓰고 고집을 부려야 할 때도 있어요. 그렇지만 친구가 되고 싶어서, 도와주고 싶어서 손을 내밀었는데 상대방이 들은 체도 안하고 자기 하고 싶은대로만 하면 속이 상하지요. 그러니 이제 ‘안 삼형제’와는 덜 친하게 지내는게 어때요? 부모님과 친구들의 진심을 조금 더 알아주면 좋잖아요. 여러분이 방실방실 웃으면, 세상이 온통 환해지거든요. <떼쟁이 쳇> 유아, 미야자와 겐지 원작, 엄혜숙 글, 가로쿠공방 그림-한솔교육/8800원. <악어 숭숭이와 반짝이 칫솔> 유아·초등 저학년, 김현화 글, 이유진 그림-연리지/1만원.
이미경 기자
friend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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