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9.25 18:15 수정 : 2005.09.26 15:23

핀란드 수도 헬싱키 인근의 망가 초·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힐카 욜레라 교사가 학생들에게 컴퓨터를 이용한 수업 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핀란드 수도 헬싱키 인근의 망가 초·중학교에서 쥬시 페카리넨 교사가 7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프로젝트 빔을 이용해 과학 수업을 하고 있다.

이러닝 선진국 핀란드·스웨덴을 가다

매년 세계 각국의 ‘정보화 준비도’에 대한 순위를 매기고 있는 영국의 아이티 주간지 이아이유(EIU)가 올해 조사한 ‘이러닝 준비도(e-learning readiness)’에서 스웨덴과 핀란드가 각각 1위와 4위를 차지해 북유럽 국가들의 이러닝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이러닝 준비도란 그 나라의 인터넷 기반 학습의 생산·활용·확장에 대한 역량을 의미하는 것으로, △뛰어난 정보기술(IT) 인프라 구축 △인터넷을 모든 생활에 접목하고자 하는 시민들의 의식 수준 △선진화된 교육 체제가 이들 나라들이 이러닝에서 앞서가고 있는 이유로 풀이된다. 지난 12~17일 핀란드와 스웨덴 두 나라를 직접 찾아 이러닝 상황을 둘러봤다.

핀란드 학생 54% 컴퓨터 자격증

‘노키아의 나라’ 핀란드의 학교 이러닝은 정보통신 강국답게 1980년대부터 일찌감치 시작됐다. 중앙정부와 지방 자치정부가 협력해 각급 학교의 정보통신기술 장비 구입을 지원하고, 정보통신기술 사용법을 보급하기 위한 교사 연수를 실시했다. 1990년대 중반 인터넷의 등장은 핀란드 이러닝에 일대 도약의 계기를 제공한다. 핀란드는 정보화 사회로 진입하기 위한 정책의 핵심을 이러닝에 두고 다른 부분의 공공예산을 삭감하면서까지 이러닝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결단을 실행했다. 그 결과 1995년 이후 전국의 초·중·고교에는 수십~수백여대의 컴퓨터를 갖춘 이러닝 교실 마련, 전국 및 국내외 학교간 네트워크화, 학생 맞춤형 콘텐츠 대량 확보, 집중적인 교사 연수 등이 이뤄지고 있다.

헬싱키 인근 ‘망가’ 베루스 꼬울루(우리나라 초·중교에 해당) 역시 1995년 전교생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 뒤 지속적으로 이러닝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330명의 학생이 재학중인데, 모든 교과 시간에 WSOY(wsoy.fi) 사이트를 중심으로 이러닝이 적극적으로 활용된다.

민간 기업이지만 대다수 교과서와 학습 콘텐츠를 생산하는 이 사이트는 보충, 참고, 심화 등 교과와 관련된 모든 콘텐츠들을 담고 있어 학생들은 언제든지 예습과 복습을 할 수 있다. 또한 커뮤니티 학습방이나 메신저 등을 갖추고 있어 프로젝트 학습이나 커뮤니티 학습을 돕는다. 학생들에게 개인 이메일 계정도 공짜로 부여한다.

특히, 개별 학생이 수준별 학습을 할 수 있는 맞춤형 프로폴리오 교수 방법과 콘텐츠를 얻을 수 있는 점이 독특하다. 영어와 프랑스어를 가르치는 힐라 욜레라 교사는 “학교를 졸업하는 모든 학생들이 정보통신기술을 충분히 활용해 자신의 학습 욕구를 계속 키울 수 있게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핀란드의 이러닝은 기본적으로 정보통신기술 소양 함양과 학습 도구로서의 역할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더 높은 수준의 전문적인 단계의 이러닝을 원하는 학생을 위한 배려도 잊지 않는다. 7학년(우리나라 중1)말에 국어, 수학, 컴퓨터 과목에 대한 소정의 시험을 거쳐 통과하는 학생에게는 8~9학년 2년간 ‘인포메이션 테크놀로지와 미디어’라는 과목으로 일주일에 2시간씩 별도의 수업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스웨덴 “슬로건 넘어 정책으로”


핀란드 정보사회센터 헬레나 타퍼 선임연구원은 “핀란드 전체 초·중·고생 가운데 54%가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최소 하나 이상 보유하고 있다”며 “중등학교만 졸업해도 공부와 일, 여가선용 등 일상생활에서 정보통신기술을 능숙하게 활용할수 있도록 하는데 이러닝의 목표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핀란드의 상황과 유사하게 스웨덴도 이러닝을 국가적 차원의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러닝에 대한 주요 정책을 교육과학부에서 맡고 있고, 국회와 정부가 재정적인 지원을 책임지고 있다. 또 산업부는 온라인 공동체(e-community) 개발을 맡는다. 공교육을 책임지는 지방자치단체는 학교들에 이러닝 장비를 보급하고 각급 학교는 학생의 특성을 반영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적용한다. 여기에 지식과 기술 개발을 위한 기금, 스웨덴 정보기술위원회, 스웨덴 지역단체연합, 국가교사연합회, 스웨덴 교사총연합회 등 민간영역도 프로그램 보급, 자금 지원 등 일정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 정보통신부와 비슷한 정부기관인 피티에스(PTS)의 브욘 스카린 이러닝 담당관은 “‘모든 국민을 위한 정보사회’라는 아이티(IT) 법안을 제정해 정부와 민간이 함께 이러닝 확산과 정착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스웨덴의 이러닝은 여느 나라처럼 초·중·고 학생들이 다양한 정보 환경에 익숙해지고, 손쉽게 정보를 선택하며, 수집된 자료와 자원을 분류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게 하는 등 학습 도구로서의 이러닝 활용법 습득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머물지 않고 정보의 급증에 따른 평생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해 전국민에게 이러닝의 기회를 부여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쇠 성인고를 비롯해 스웨덴 내 271개 지방마다 1~2개씩의 성인학교를 두고, 이러닝을 평생교육의 좋은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러닝 인프라 지원기관인 스웨덴 아이티 인시던트 센터(IT INCIDENT CENTER) 피터 왈스트룀 부대표는 “스웨덴에서의 이러닝 정책은 하나의 새로운 비전이나 슬로건으로 이뤄져야 하는 목표가 아니라, 누구든지 자신의 공부, 가정, 직장에서 정보통신기술을 편리하고 충분하게 활용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사회발전을 위한 보완물로서 기능하도록 하는데 있다”고 설명했다.

헬싱키, 스톡홀름/글·사진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온·오프 병행…25%가 원격수업

스톡홀름 평생학교 ‘오쇠 성인고’

스웨덴 내 300여개 평생학교 가운데 하나인 스톡홀름 오쇠 성인고(aso.edu.stockholm.se)는 스웨덴 이러닝의 단면을 잘 보여준다. 이 학교의 수업은 기본적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교실 수업을 기본으로 하되, 원하는 학생은 언제든지 원격으로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원격교육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한 학기에 4번 정도만 출석하면 된다. 원격수업 학생 비율은 약 25% 수준으로 해년마다 늘고 있다.

원격교육 콘텐츠는 완벽한 학습내용을 제공해 독학을 유도하기보다는 토론과 질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학습을 적절히 병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2~4명이 팀을 이뤄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상당수 수업이 이뤄진다. 팀원들간에는 메신저나 커뮤니티 학습방 등을 통해 공동학습이 이뤄지고, 한달에 두세 번 정도 만나 서로의 쟁점을 논의한 뒤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교사와 학생들간의 질문-대답방도 활성화돼 있다.

브릿마리 조안슨 교감은 “학습 콘텐츠 제작이나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대면토론과 공동 학습의 장점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도록 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온라인 수업의 질이 충분히 향상되더라도 온·오프라인 병행 방식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중·고부터 대학수준 과목까지 600여개 과목이 개설돼 있는 이 학교에는 약 5천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으며, 학생 나이는 20~60세로 다양하다. 수업료는 없다.

스톡홀름/글·사진 박창섭 기자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