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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돌 학생의날을 기념해 바이러스에서 제작한 버튼을 선물했다. 두발자유화를 이룬 서울미술고에는 ‘두발‘버튼이 가장 인기가 없었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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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발자유화 이룬 <서울미술고 학생회>와의 유쾌한 만남
"제주도에서도 온다!"국내 '유일무이' 미술특성화 고등학교 <서울 미술고등학교>는 전국에서 중둥교육기관 중에는 유일하게 미술만 전문으로 교육하는 곳이다. 전공은 소묘, 디자인, 조소, 동양화, 서양화 다섯가지로 나눠져있고 학생들은 2학년에 올라가 자신의 적성에 맞는 과를 선택하게 된다. 현재 750여명의 학생이 재학중인 서울미술고는 주택가 근처에 아담하게 위치해 있지만, 학교에 드러서자 마자 보이는 다양한 미술작품들 덕분에 '미술고'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운동장에 세워져 있는 미술품들을 하나둘 둘러 보면서, 서울미술고를 이끌어가고 있는 학생회 간부와의 만남이 더욱 설렜다.
학생회장, 총무, 서기, 홍보부, 문예부, 환경미화부, 여학생부 등 총 20여명의 간부로 이뤄진 서울미술고 학생회는 전교생의 3/4이 여학생인 만큼 여학생부서도 마련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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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이지, 서울미술고에 있소이다" 김현우(19)군은 두발자유화가 된 이후 한 지식검색 사이트에 올라오는 두발규제 관련 질문에 종종 서울미술고의 사례를 종종 답변으로 올리곤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다른 네티즌들은 "구라('거짓말'의 은어)치고있네"식의 반응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서울미술고는 두발규정 뿐만 아니라 '학생생활규정' 전체를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손수 만들었기 때문이다. 여학생의 경우 기초화장이나 반투명 매니큐어, 반지, 목걸이, 귀고리 착용을 허용하기로 했다. 두발조항은 '머리끝은 반드시 일자로 자르고 머리 길이가 어깨선을 넘으면 반드시 묶어야 한다'는 규정을 없애고, 염색과 파마를 제외한 완전자유화가 이뤄졌다. 남학생의 경우는‘귀는 꼭 노출시켜야 하며, 목을 덮는 머리는 반드시 자른다’라고 두발규정을 대폭 완화해, 길이의 자유화를 이뤘으며 무광택 왁스사용도 가능하다. 남녀 공통으로 해당하는 신발은 고광택의 화려한 소재가 아니면, 색상과 종류에 상관없이 신을 수 있고, 겨울철에는 학교에서 지정한 가디건 이외의 후두티를 입어도 무방하다. 이처럼 꿈만같은 서울미술고의 두발규정 개정사례가 구레나룻이 조금 길고, 옆머리가 귀를 덮는다 싶으면 일말의 여지도 없이 머리 한가운데에 '고속도로'를 뚫어버리는 대부분의 남학교의 학생들에게 거짓말로 들리는 것은 어쩌만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서울미술고 학생들은 두발자유화를 어떻게 얻어낸 것일까? "선생님 몰래 눈치보고, 피해다니는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요구하고 싶었어요." 처음에는 두발에 대한 건의사항을 학교 홈페이지에 올리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후 김기훈(고3, 당시 소위원회 위원장)과 김현우군은 학급 간부와 일반 학우들 32여명과 함께 소위원회를 결성했다. 이들은 생활지도부에 찾아가 두발규정에 대한 개정의사를 표명했고, 이인규 교감선생님께서 "개정안을 만들어 오면 수용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그래서 소위원회 소속원들은 6월 초 부터 5~6차례 회의를 갖고, 현행 생활규정을 읽으면서 각 조항마다 반대, 동의 절차를 거쳤다. 그렇게 두발, 용의복장 등의 조항을 하나하나 수정해 개정안의 초안이 작성됐고, 이를 각 학급에 배포해 전교생의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이후에는 학교 홈페이지 설문조사를 통해 학무모와 교사의 의견까지 수렴해 최종 개정안을 채택하게 됐다. 이처럼 서울미술고의 두발규정 개정사례는 학교의 문제를 처음으로 학생들이 나서 민주적으로 바꿔냈다는데도 의미가 있지만, 학생들이 나서면 꽉 막힌 학교도 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 "남보다 먼저 꿈을 찾았으니, 이제 이룰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야죠" 현재 서울미술고 학생회는 10울 28일에 열린 '예림 미술제' 준비에 여념이 없다. 중간고사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시작하겠지만, 멋진 축제를 위해 스폰서도 섭외중이고 '까치마당' 공연도 기획중이다. 또 각 전공에 맞는 작품을 전시해야 하기 때문에 1인 또는 그룹으로 작품제작을 해야 한다. 하지만 서울미술고인들은 행복하기만 하다. 보통 또래 친구들은 아직도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는데, 자신들은 꿈은 이미 정해졌기 때문에 이룰 수 있도록 노력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김영무(회장, 고2)군은 "조소과의 경우는 혼자하기 힘든 작업이 많아서요. 공동작업을 하다보면 협동심도 길을 수 있고, 선배들의 조언을 얻을 수 있어서 좋아요" 윤준영(환경미화부장, 고2)양도 "미술을 하면서도 내신도 신경써야 하고 수능공부도 해야 하는 것이 부담이기 하지만, 내 작품을 만든다는 보람이 커요"라고 밝혔다. 자신의 꿈을 향해서도 한걸음 성큼 내딛고, 자신이 처한 현실도 바꿔낼 줄 아는 서울미술고 학생회. 이들의 이러한 열정과 노력이라면 앞으로 '두발규정'아니라 어떤 일이 닥쳐도 어려움 없이 잘 헤쳐나갈 수 있을것 같았다. ©2005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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