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7.06 20:56
수정 : 2015.09.0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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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타이포그래피 작품으로 만든 대전 장동초의 영어 단어 교재. 임서현 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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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장동초 이색 영단어장
알파벳을 밑그림 삼아 단어의 의미와 관련이 있는 그림을 그려 그림단어를 만드는 ‘타이포그래피’(Typography) 활동이 인기다. 이 활동을 하면서 학생들이 단어의 철자를 자세히 보고, 각자의 상상력을 발휘해 창의적 표현을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대전의 장동초등학교에는 학생들이 직접 만든 영어 교재 <영어, 미술을 만나다>도 있다. 이 학교에서 영어 과목을 담당하는 임서현 교사는 지난 학기까지 3학년부터 5학년 학생들의 영어 교과서에 나오는 학년별 필수어휘를 정리해, 수업시간에 각자 일정량의 어휘를 그림으로 그리게 했다. 임 교사는 학생들의 작품을 학년별로 모아 제본해, 학년별로 단어장 한 권씩을 나눠주고 수업시간에 활용할 수 있도록 나눠줬다. 미술활동을 하는 가운데 영어 공부도 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학생들은 타이포그래피 관련 직업을 교사들에게 묻는 등 활동에 흥미를 보였다.
단어장은 위쪽을 스프링 제본한 형태로 제작됐다. 학생들이 단어장으로 공부를 할 때 각 쪽을 접으며 배우기 쉽게 한 것이다. 이는 이 책의 각 장이 종이를 위아래로 번갈아 접어 아코디언의 주름 모양을 만드는 ‘아코디언식 계단접기’ 방식으로 고안된 까닭이다. 배울 단어가 있는 페이지를 아코디언식 계단접기로 모두 접어둔 다음, 학생들은 접어둔 종이를 한 칸씩 펴면서 알파벳의 빈 곳을 채운다.
단어 암기를 싫어하던 아이들도 교재에 자신이 그린 영어 단어가 있어 영어 과목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임 교사는 “중등학교에서 타이포그래피로 수업을 하는 선생님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초등학교 영어 수업에 적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시작했어요”라고 설명했다.
“처음에 책이 나왔을 때 아이들은 자신이 그린 타이포그래피가 몇 개나 책에 실렸는지 세기도 했어요. 영어 공부에 재미를 붙인 4학년 아이들이 책을 모두 끝낸 뒤 3학년 교재가 남았으면 계속 하게 달라고 말하기도 하고, 그림단어책이 없는 6학년 학생들 사이에서는 6학년용 책을 만들어 달라며 성화예요.”
장동초는 타이포그래피 영어 교재를 대전교육과학연구원의 교육자료전에 전시하고 있다.
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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