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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09 15:33 수정 : 2005.10.10 14:01

<어린이 성 이렇게 말해 보세요>

아이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 중 하나가 “아기는 어떻게 태어나나요?”라는 것이다. 어른들은 옛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 참으로 난처했던가 보다. ‘황새가 물어다 주었지’ ‘바닷가에서 주워왔어’ ‘다리 밑에서 주워왔어’ ‘배꼽으로 나왔단다’등 사실과 다른 대답을 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결국 아이들은 한동안 아기 출생에 대해 상상력을 동원하게 되고, 이윽고 출생에 관한 비밀의 문을 여는 순간이 온다. 다음은 초등학교 1학년 딸을 키우는 한 어머니의 상담편지다.

“초등학교 1학년인 제 딸아이가 아기 낳는 일에 관심이 많습니다. 동생과 이불을 쓰고 누워 아기를 낳고 있으니 나가 달라고 하고, 그림책을 보고 친구들과 이야기하다가 아기가 어떻게 나오는지 알았다며 호들갑을 떨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느날 아이가 ‘엄마 나 아기 낳는거 봤어. 너무 무서워!’ 라고 하는 겁니다. 아마도 집 한켠에 쌓아두었던 잡지책에서 출산장면이 실제로 찍힌 사진을 본 것 같은데 너무 충격적이지는 않았을 지 걱정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인 딸이 출산 장면이 실제로 찍힌 사진을 봤다면 충격을 받았을 것이고 아기를 낳는 것이 아주 무서운 일이라고 느끼게 되었을 것이다. 다행히 그 아이는 그동안 그림책을 보면서 아기가 어떻게 나오는지를 알고 있었고, 사진을 본 뒤 엄마에게 부정적인 정서를 숨김없이 표현했다. 이 때 아이가 실제 출산장면의 사진을 보았다는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의 정서를 받아들이는 엄마의 태도일 수 있다. “장면만 보면 무서워 보이지만 실제로 너와 같이 사랑스런 딸을 얻을 수 있다는 기쁨에 충분히 그 무서움을 이겨 낼 수 있었어”라고 자연스럽게 대꾸하기가 그리 쉽지 않은 것이다.

적절한 대응을 못했다고 느낄 때 부모의 가장 큰 걱정은 ‘아이가 이후 성에 대해서 부정적인 태도를 갖게 되면 어쩌나’하는 점이다. 그러나 앞으로도 아이들에게 성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갖게 할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평상시 부모의 다정한 모습을 자주 보여주는 것이 좋고, 또 성에 관한 아이의 질문에 가능한 한 아이의 눈높이에서, 수용적이면서도 따뜻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히 자녀에게 따뜻한 성교육을 하고자 하는 부모들은 ‘나는 나의 성생활에 대해 편안한가? ‘, ‘나는 우리 아이의 출생을 진정 기쁘게 받아들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종종 해 보아야 할 것 같다.

이명화/아하!청소년성문화상담센터장 bright@ym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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