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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서울 은평구 청년허브에서 ‘평화프로젝트 모모’가 진행하는 ‘청소년 집시위크’에 참여한 학생들이 특정 사건 속에 담긴 편견을 찾는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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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교육 정보] ‘모모’의 평화배움 프로그램
피를 흘린 채 쓰러진 사람을 구조하는 이들, 무장한 채 총을 겨누고 있는 한 남자, 꽃을 들고 추모하는 사람들, 십자군전쟁에서 싸우는 군인의 모습.
컴퓨터 화면을 빔프로젝터와 연결해 한쪽 벽면에 비추자 네 장의 사진이 나타났다.
청소년·일반인 대상 교육하는비영리단체 ‘평화프로젝트 모모’
전쟁·통일 논하는 교육 벗어나
사회속 불평등 구조 등 살펴
역사속 사진 보고 편견 주제 토론
‘다른 사람 생각은 뭘까’ 이야기나누며
평화롭게 공존하며 사는 법 고민 “이 사진들은 뭘 의미하는 걸까요?” “살인사건이요.” “어떤 연관성이 있을지 추리해봅시다. 힌트를 줄게요.” 이대훈 성공회대 엔지오(NGO)대학원 평화학 연구교수가 학생들에게 사진을 보여주며 그에 얽힌 몇 가지 이야기를 했다. 사진과 관련된 사건은 이민자들의 시민권 보장을 논의하는 캠프 현장에서 일어났고, 범인은 독실한 기독교인이며, 오랜 기간 동안 실업자였고, 다문화주의와 페미니즘을 싫어했다는 것 등의 힌트가 주어졌다. 사진들은 2011년 노르웨이 연쇄 테러사건에 대한 것으로 당시 폭탄테러와 총기난사로 77명이 사망했다. 범행을 저지른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는 검거 당시 이슬람 과격주의자들이 활개를 치고 다니고 있고, 그 책임은 전적으로 노동당에 있다고 비난했다. “저 사람은 왜 사람들을 잔인하게 죽였을까요?” “이민자들이 자기 일자리를 뺏었다 생각해서요.” “자신이 믿는 종교인 기독교를 그 사람들이 믿지 않았기 때문 아닐까요.” “그럴 가능성이 크죠. 주목해야 할 점은 저 사람이 정신이상자가 아니라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사람이었다는 거예요.” 학생들은 앞선 사진으로 사건을 접한 뒤 범인의 입장에서 자신의 나라와 외국 이민자 등에 대한 생각들을 이야기했다. 학생들은 “이민자는 무조건 싫다”, “기독교가 최고다” 등 각자 추측한 범인의 범행 동기에 대해 말했다. 그리고 이분법적인 사고가 왜 위험한지 알고, 타협이 가능한 지점을 논의하기로 했다. 무조건 자신의 생각을 남에게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평소 무의식적으로 품고 있던 편견을 깨자는 데 목적을 둔 시간이었다. 이 활동은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평화프로젝트 모모’(이하 모모)가 진행한 ‘청소년 집시위크’의 일부 내용이다. 모모는 ‘모두가 모두로부터 배운다’를 중심가치로 두고 다양한 예술가 및 교육기관과 피스(P.E.A.C.E) 페다고지를 기반으로 한 평화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피스 페다고지란 ‘창의적 페다고지’(필리핀연극교육협회가 개발한 것으로 ‘창의성에 기초한 배움’을 뜻함)에 모모가 개발한 평화배움 프로그램을 적용한 것이다. 계몽을 통한 배움이 아니라 배우는 쪽에서 적극적으로 몸을 움직이며 그 내용을 깨달아가는 방식을 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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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7일 모모가 연 ‘?타스틱 평화교육’에서 참가자들이 자신의 모습을 빗댄 인형과 마주앉아 마음속 고민을 털어놓는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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