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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13 19:45 수정 : 2005.10.14 02:44

대학수학능력시험을 40여일 앞두고 전국적인 연합학력평가가 마지막으로 치러진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덕성여고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1교시 언어영역 시험을 치르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2008년 중1·고1부터 수준별 분반…교과서도 따로 교육부, 연말까지 확정…전교조 “말만 바꾼 우열반”

2008년부터 중1·고1들은 영어·수학 수업을 수준별로 상·중·하 반으로 나뉘어 받는다. 교재도 수준별로 3가지가 개발되어 반별로 별개의 교과서로 배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3일 공청회를 열고 현 7차 교육과정에서 영어·수학 교육과정을 개편해 수준별 수업을 활성화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영어·수학 교육과정 개정 및 수준별 수업 활성화 방안’ 시안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올해 말까지 여론을 수렴해 수학·영어 교육과정 수정고시안을 확정·발표해, 2006년 교과서 개발→2007년 교과서 검정→2008년 3월부터 ‘개정된 7차 영어·수학 교육과정을 실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전교조 등 교사들이 “수준별 이동수업의 실패가 학교현장에서 확인되고 있다”며 졸속 교육과정 개편 중단을 요구하고 있어 시안 확정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수준별로 반도, 교과서도 다르게=시안은 수준별 반 편성의 방안으로 2개 학급을 3개 반으로, 3개 학급을 3~4개 반으로 나누는 안을 제시했다. 반 편성은 교과 성적과 교사 판단을 기준으로 하되 학생들의 희망을 받아들일 방침이다.

이렇게 나눠진 상·중·하 반은 교재를 달리해 수업을 받는다. 이를 위한 교재로는 수준별로 세 종류의 교과서를 개발하는 방안이 적합하다고 시안은 밝혔다. 수준별 3종 교과서 외에 △기본교과서 1종+수준별 학습자료 3종 △기본교과서 1종+수준별 학습자료 1종 △3개 수준별 내용이 모두 포함된 1종 교과서 등의 방안도 제시됐다.

최대 쟁점은 수준별로 반이 나뉘어 다른 교과서로 공부하게 될 학생들의 성적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문제다. 대입시 내신성적 산정과도 관련돼 있어 민감할 수밖에 없다. 평가원 쪽은 △수준별 평가 △공통평가와 수준별 평가를 모두 실시하고 성적은 이원적으로 기록 △수준별 문항을 일부 출제하는 정기고사와 수행(수준별)평가 △절대평가 등 4개 안을 내놓았다.

“말만 바꾼 우열반 수업”=현재에도 중·고교에서는 영·수 수준별 이동수업이 가능하다. 1997년 7차 교육과정과 함께 시작돼 ‘학급내 분반’과 ‘이동수업’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이날 발표자인 박선화 교육과정평가원 연구원은 2004년 1학기 현재 중학교의 16.9%, 고교의 38.5%에서 수준별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토론자인 주소연 교사(신관중·수학)는 이 수치에는 1년에 한달만 실시한 곳, 한 과목만 실시한 곳, 몇시간 실시한 곳도 들어 있다며 수준별 수업의 실시가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교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실패한 7차 교육과정에 대한 종합적인 개편 없이 우열반 교과서와 학습자료(워크북) 개발을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토론자 이인호 교사(삼성고·수학)는 “수준별 분반 수업은 성적별 우열반 이동수업일 뿐”이라며 “아이들을 ‘상’반 출신, ‘하’반 출신으로 등급화시켜 사회통합을 꾀해야 할 공교육을 근간부터 흔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준별 수업의 효과는 입증된 바가 없다”며 성적이 다양한 아이들을 모아놓고 공부할 때 오히려 학업성취도가 올라간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03년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 결과를 제시했다.

허미경 기자 carm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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