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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16 17:19 수정 : 2005.10.17 14:18

지난 10월15일 서울 송파구 거여초등학교 5학년8반 교실에서 ‘엄마·아빠 추억의 교실’이라는 이색 행사가 열렸다. 30년 전 학창시절로 되돌아간 학부모들이 이 학교 김성식 교장의 국어수업을 받고 있다.

거여 초등교 ‘추억의 교실’ 속으로

조개탄 난로 위에 놓인 양은 주전자, 도깨비 공산당이 그려진 반공포스터, 쉬는 시간에 갖고 놀던 딱지와 구슬이 어지럽게 굴러다니는 교실. 책보를 메고 고무신을 신은 ‘나이 지긋한’ 학생들은 30년 전 자신의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개구쟁이같은 웃음을 지었다.

10월15일 서울 송파구 거여초등학교에서는 1970년대 초등학교 교실을 그대로 재현하는 이색 행사가 열렸다. 이 학교 아버지회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엄마·아빠 추억의 교실’이다. 거여초교 아버지회는 지난 4월부터 매달 넷째주 수업없는 토요일에 ‘맞벌이 가정 아이들을 위한 일일 교사’를 자청해 곤충관찰과 허수아비 만들기 등 각종 체험학습을 기획하고 진행해왔다. ‘…추억의 교실’은 학교 축제 기간 동안 아이들과 교사, 학부모가 함께 참여해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마련한 ‘깜짝 이벤트’다.

“그동안 모임을 하면서 어릴적 다니던 초등학교 교실에 다시 한 번 가보고 싶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아이들에게는 부모 세대 교실 풍경을 보여주면서 세대간의 공감대를 넓힐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 박해두(47) 아버지회 회장은 이번 행사의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30년 전 교실을 재현하기 위한 각종 소품과 의상은 청계천과 황학동 일대 벼룩시장을 뒤져 학부모들이 직접 준비한 것이다. 고무신은 구하기 어려워 주문 제작했고, 아버지회만으로는 ‘짝꿍’을 이룰 수 없어 어머니회를 긴급 섭외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9시까지 추억의 교실에 등교한 30명의 남녀 학생들은 서울거여초교 김성식 교장의 국어수업과 심갑섭 교감의 산수 수업에 이어 한명기 체육 교사의 스포츠댄스 수업으로 짧은 시간 여행을 마무리했다. 두 번의 쉬는 시간을 알뜰히 활용해 도시락을 까먹고 딱지치기와 구슬치기, 고무줄 놀이도 즐겼다. 매일 얼굴을 대하는 ‘진짜’ 학급 동무나 되는 양 서로 반말을 하며 무람없이 어울렸다. 박해두 회장은 “교실에 오니 다시 초등학생이 된 것 같다”며 “수업이 끝난 뒤 뭐든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으로 교실 문을 나섰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미경 기자 friend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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