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0.18 13:38
수정 : 2005.10.18 13:44
창원중앙여고 만화 동아리 ‘환’의 6명의 부원과의 대화
문화 콘텐츠 중 하나인 ‘만화’. 만화는 단순한 글만 나열하기보다 시각적 요소인 그림을 통해 남녀노소 누구나가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감각적 매체다. 게다가 현재 상당히 두터운 마니아층도 형성되어 있으며, 각종 팬시나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 다른 콘텐츠로도 재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만화산업을 청소년으로 만화를 그리고 또 즐기는 만화동아리 학생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창원중앙여고 만화 동아리 ‘환’의 부원 6명을 직접 만나 현재의 만화산업과 만화산업 발전 전망 등에 대해 직접 물어봤다. 만화동아리 ‘환’은 그저 보고 즐기는 것이 만화라는 생각을 넘어 만화 자체만이 가지는 독특한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결성된 동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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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x interview
1. ‘환’이라는 동아리 이름이 무엇을 뜻하나요?
“‘환’은 ‘순수하게, 혹은 마구잡이로 휘갈긴 그림’이라는 뜻의 순수우리말이예요. 과거 조선시대에만 하더라도 ‘환쟁이’라며 그림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을 멸시했다고 해요. 그러나 우리는 오히려 순수하게 휘갈긴 창작품이 일정한 양식과, 주위의 기대치에 맞춰 그린 그림보다 훨씬 가치 있다고 생각해서 우리의 창작의지를 상징하는 ‘환’이란 이름으로 동아리 이름을 지었어요.”
2. 그 동안 동아리 활동과 간단히 소개를 해 준다면요?
“우리 동아리는 팬시담당, 일러스트담당 등으로 나누어 한 달에 개인회원 당 두 세 점의 작품을 완성하고 있어요, 이런 작품들을 모아 창원 만화 동아리 연합 ‘깡’과 ‘투닝’ 등과 함께 공공기관에서 일정한 전시회도 개최하고 있구요. 특히 연합 대표 동아리인 ‘환’은 주로 팬시와 일러스트, 간혹 코스프레 등으로 실력을 뽐내고 있죠.”
3. 이런 동아리 활동을 통해 만화를 사랑하는 회원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을 무엇일까요?
“동아리 부원들은 대부분이 만화가 지망생들이고 대부분 미대로 진학을 계획해요. 이런 학생들에게 이곳에서의 활동자제는 실기연습이 돼죠. 또, 작품완성위해 쏟는 노력과 시간, 성취감도 얻을 수 있고, 전시라도 하면 같이 만화가를 지망하는 학생들이나 관객에게 자신의 작품을 평가 받을 수 있어 스스로를 점검할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돼죠
물론 학업을 소홀히 할 수 있다는 주위의 우려 소리도 듣기도 하죠. 그러나 부원들은 대부분 동아리활동을 진로를 위한 예행연습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또 과도한 작업도 하지 않을뿐더러 학업에 지장을 주는 모임계획도 짜지 않아요.“
‘환’은 대부분인 만화가 지망생이지만 몇몇은 만화가 취미인 부원들이라고. 만화를 그리는 재능이나 능력 뿐 만 아니라 만화에 대한 열의도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부원을 모집할 때 비전공자도 모집한다. ‘환’은 전문적 만화가 지망생의 집단이기 보다는 최대한의 본인의 재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아마추어들의 양성소라 느껴졌다.
4. ‘환’이 추구하는 만화는 무엇인가?
“ ‘환’이 존경하는 작가들은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만큼 많으니 당연히 특별히 어떤 만화를 따라한다거나 작품세계를 추구하지 않아요. ‘환’은 순수한 휘갈김인 만큼 개개인의 개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모방이나 유행보다는 창작에 더 큰 의미를 두죠.
그래서 요즘 흔한 CG(Computer Graphic)나 패러디 등도 가급적 피하고, 대체로 수채화나 색연필을 통한 부드러운 터치와 회화적인 분위기를 주로 연출해요.”
5. 청소년 만화동아리로 요즘 만화시장을 어떤가요?
“한국만화산업은 만화 선진국인 일본이나 미국을 모방하고 우리만의 독창적인 만화를 만드지 못하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까워요. 그러나 요즘 장르적인 면에서 판타지나 역사물, 철학적 내용 등 기존의 장르와는 많이 다른 새로운 장르의 만화들이 속속 눈에 띄어서 기분이 좋더군요. 어찌 보면 요즘의 한국만화 시장이 새롭고 독창적이면서 다양해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러나 만화의 불법스캔이나 대여점위주의 유통구조, 작가보다 인쇄업체 중심의 가격책정 등이 여전히 문제로 남아있어요. 특히 책값의 기준이 작가의 로열티보다도 인쇄업체 쪽의 중간상인들이 반 이상을 가로채는 것은 작가의 창작 의지를 저하시키기도 하죠. 그러다 보니, 요즘은 인쇄 부수만 많으면 된다고 생각해서 참신하지 못하고 성의 없는 작품들 찍어내기에 몰두하는 작가들도 더러 있더라구요. 때문에 갈수록 상업적인 것만 좇아서 만화시장의 창작이 침체기에 빠지고 만화산업은 점점 하강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6. 그럼 ‘환’이 생각하는 청소년 만화 콘텐츠 산업 육성 방안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우선 인식부터 전환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만화’하면 일단 소비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데, 이 때문에 상업적 물품만을 대량 생산해내는 업체들이 주로 분위기를 주도하는 것 같아요. 또한 ‘만화책=어린 애들의 전유물, 오락과 흥미 위주의 매체’이라는 공식이 지배적인 것도 문제죠. 좀 더 개방적인 시선으로 ‘만화’를 봐주는 것이 필요해요. 이런 전환은 작가들의 적극적이면서도 다양한 전시활동과 홍보를 통해 가능해 지겠죠.
또, 작가들 역시 비슷비슷한 취향이나 그림체, 식상한 플롯 등으로 획일화된 모습에서 벗어나서 독특하고 참신한 작품들로 독자 곁에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만화를 소비하는 사람과 생산하는 사람을 명확히 해야하겠죠. 앞에서 지적한 인쇄업자들의 부수 늘리기를 위해 양상된 작가들은 진정한 생산자라고 할 수 없음을 소비자가 알아야 해요.
끝으로, 청소년들을 위한 미래투자가 있었으면 해요. 미래의 만화가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는 무한한 가능성과 아이디어가 잠재해 있으니깐요. 청소년 만화가지망생에게 투자해 ‘제패니메이션’를 누른 ‘코리아메이션’이 세계시장을 재패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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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청소년기자(경남 창원중앙여고 1)
출처: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www.koc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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