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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성호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가운데)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정부의 법외노조 통보처분 취소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패소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입술을 꾹 다문 채 참가자들 발언을 듣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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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 ‘전교조 법외노조’ 판결 파장
21일 항소심 선고로 다시 법 밖에 서게 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대법원 상고와 교원노조법 개정 등 ‘법적 지위 회복’에 주력할 계획이다. 대법원 선고 때까지 상당 기간 전교조 전임자의 학교 복귀를 압박하는 교육부와 이를 거부하는 전교조 사이에 날선 대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교조는 이날 항소심 선고 직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화 이후 사라진 군사정권 시절의 ‘노조해산명령권’을 되살리려는 정부에게 사법부가 면죄부를 준 셈”이라며 “1500여명 교사가 해직 당했던 1989년으로 전교조를 돌려놓으려 한다면 우리도 그때의 결기로 돌아가 맞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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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법외노조 관련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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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린 정부에 사법부가 면죄부”
대법원 상고 방침과 함께
교원노조법 개정운동 본격화할 듯 교육부, 강경한 후속 조처
신속하게 밀어붙일 듯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전교조의 교원노조법 개정 운동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송재혁 전교조 대변인은 “조합원 자격은 노조 스스로 결정할 문제이며 해고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게 국제기준인데 교원노조법은 현직 교사만 조합원으로 인정하고 있다”며 “국회에서 교원노조법 개정안 두건이 처리되지 않아 자동폐기된 바 있는데, 개정안이 다시 발의되고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를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송 대변인은 “법외노조화를 이유로 탈퇴할 조합원은 이미 다 빠져나갔고,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계기로 조합원이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며 “회비 급여 공제 역시 법외노조화 이전에 개인별 자동이체로 바뀌어 항소심 결과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2월말까지 학교 휴직상태인 전임자들의 복귀 문제 정도가 논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교조는 이날 밤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향후 대응계획을 논의한 이후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조만간 전교조 전임자 82명에 대한 학교 복귀 명령, 사무실 임대료 지원 중단 등 강경한 후속조처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며 소송 당사자인 고용노동부로부터 판결 결과가 통보되면 판결에 따른 후속조처를 즉시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시·도 교육청에 △전교조 전임자에 대한 휴직허가 취소 및 복직 조처 △전교조에 지원한 사무실 퇴거 및 사무실 지원금 회수 조처 △전교조와 진행 중인 단체교섭 중지 및 이미 체결된 단체협약의 효력상실 통보 △각종 위원회 위원 중 단체협약에 의거해 전교조 조합원이 위원으로 위촉된 경우 해촉 등을 요구했다. 서울시교육청 등 전교조 지부와 단체협약을 체결한 14개 교육청도 ‘협약 무효’를 주장하는 교육부와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29일 전교조 서울지부와 단체협약을 체결한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전교조와 체결한 단체협약의 법률적 효력은 상실하게 되지만 법률적 구속력이 없더라도 교육청의 행정지침을 통해 단체협약의 기본정신은 관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전임자 문제와 사무실 임대료, 회비 급여 공제 부분은 내부 검토를 통해서 추후 계획을 세우겠다”고 난감한 입장을 드러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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