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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2.29 19:03 수정 : 2016.02.29 19:03

1. 지난달 24일, 제6회 국제청소년창업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용인외고 시이디(CED)팀이 서울 시민청에서 부스를 찾은 유치원생에게 환경교육용 게임 등을 설명하다 포즈를 취했다. 김청연 기자

제6회 국제청소년창업대회

“팔천? 음…팔천팔백원입니당.”

타이 여고생 플라레(마히돈대학 부속 국제고 11학년)가 어설픈 한국말로 제품 가격을 소개했다. 이 학생이 손에 들고 있었던 것은 ‘캐리 미’(Carry me)라는 이름의 물병이었다. 무독성 실리콘 재질의 이 물병은 고무처럼 쉽게 접혀 안에 물 등을 넣지 않았을 때는 작게 접어서 들고 다닐 수 있다. 플라레는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에도 동참하고, 가볍게 휴대할 수 있는 물병이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만들어봤다”고 설명했다.

아태지역 청소년 60여명 모여
아이디어 반짝이는 창업 제품 소개
비영리단체 JA아태지부 주최

1년 동안 전문가 교육·평가 통해
실물창업-제품 판매 등 실제 경험
‘미래 기업가정신’ 몸으로 배워

환경교육용 게임 만든 한국학생 우승

2. 아이들에게 분리수거를 재미있게 알려주자는 뜻에서 개발한 게임 ‘트래시 몬스터스’. 김청연 기자
지난달 24일 오후 찾은 서울 시민청 활짝 라운지에는 플라레 또래의 다양한 나라 청소년들이 부스를 차려놓고 자신들이 만든 제품을 판매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청소년들이 자신의 미래를 변화시키고 성공적인 삶을 열어가도록 교육하는 세계적인 비영리단체 ‘주니어 어치브먼트 월드와이드’(Junior Achievement Worldwide)의 아시아태평양 지부인 ‘주니어 어치브먼트 아시아 퍼시픽’(Junior Achievement Asia Pacific)이 주최하고, ‘주니어 어치브먼트 코리아’(Junior Achievement KOREA, 이하 ‘제이에이코리아’)가 주관한 ‘제6회 국제청소년창업대회’ 이틀째 날이었다.

최근 들어 경제경영동아리, 창업교육동아리 등 고교 위주로 경제, 창업 등을 주제로 한 동아리를 꾸리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 직접 제품 생산을 하고 판매하는 경험을 해보거나 미래 기업가들에게 필요하다는 ‘기업가정신’을 접할 기회는 흔치 않다. 2011년 시작된 이 대회는 아태지역 청소년들이 창업교육을 받은 뒤 실제로 기업을 조직하고,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과정을 경험해보면서 글로벌 비즈니스와 기업가정신 등을 이해할 수 있게 하자는 뜻에서 열리고 있다. 참가 청소년들이 약 1년 동안 기업가 및 각 분야 전문가 등으로 이루어진 이들에게 창업, 금융, 직업에 대한 교육 및 평가를 받고, 실물창업-제품 판매까지 직접 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적 의미가 크다.

올해는 한국과 중국, 일본, 타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10개국 15개팀 60여명의 청소년들이 참여했다. 지난달 22일부터 24일까지 3일 동안 진행한 행사 가운데 마지막날이던 24일에는 ‘무역박람회’라는 이름으로 실제 부스를 꾸려 실제 시민들 등을 대상으로 판매 활동을 펼쳤다.

우리나라 대표 가운데 한 팀이었던 부산국제고 시아르에이시(CRAC, Company Running Along Customers)팀의 팀장을 맡은 예비 고2 이소민양은 공기정화식물로 알려진 ‘개운죽’과 대체토양인 ‘하이드로컬처소일’이 담긴 ‘화분형 스마트폰 거치대’를 판매했다. 이양은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친구들이 인터넷 강의 등을 보려고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걸 많이 봤는데 여러모로 자세 취하는 게 불편해 보여 거치대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정보기술(IT)이 발전한 사회에 살면서 우리가 자연의 중요성을 너무 모르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에서 친환경 화분 거치대에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3. 왼쪽부터 안재현군, 김민재군, 곽준혁군, 강승원군. 제이에이코리아 제공
우리나라 대표 가운데 또 한 팀이었던 용인외대부속고 시이디(CED, Creative Entertainment Developers)팀은 ‘트래시 몬스터스’(Trash Monsters)라는 이름의 환경교육용 게임 앱을 만들었다. 사용자가 ‘게임 스타트’를 누르면 사과 껍질, 음료수 캔 등 다양한 쓰레기들이 나오는데 이 쓰레기를 플라스틱, 음식물, 종이, 캔 이렇게 네 개의 몬스터 가운데 하나에게 보내는 게임이다. 적절한 몬스터에게 쓰레기를 보냈을 경우, 점수가 올라가는 방식이다. 현장에서는 이 게임 프로그램과 함께 환경교육용 멀티미디어 자료 등이 담긴 시디(CD), 환경교육 관련 티셔츠, 플라스틱과 음식물, 종이, 캔 등 각각의 몬스터(분리수거함)가 그려진 스티커 등으로 이루어진 패키지를 6만원에 판매했다. 예비 고3인 팀장 곽준혁군은 “5~8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게임”이라며 “교육용 게임으로 뭘 만들 수 있을까 알아보니 영어와 수학 등 학습 관련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경쟁력 있는 것을 찾다가 어린아이들에게 분리수거를 재미있게 알려주자는 뜻에서 게임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마침 교육부 자료를 보니 환경교육이 중요하다는 점은 강조되고 있지만 이 분야 교구가 부족하다는 조사 결과가 있었다. 사실 이 게임은 재작년에 나온 아이템이었다. 당시에는 아웃소싱하는 방식으로 개발을 계획했다가 비용이 많이 드는 등의 이유로 추진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이 시행착오를 발판으로 삼아 코딩, 자바 등에 대한 공부를 직접 해가면서 직접 앱 개발을 하는 방법을 택했다. 제이에이코리아에서 진행한 교육 등도 큰 도움이 됐다. 안재현(예비 고2)군은 “기업가정신에서 ‘윤리경영’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그것만큼 중요한 게 또 있다”며 “일상에서 불편하다고 느낀 부분에 대해 그냥 넘어가지 않고, 그것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는 것이 기업가정신의 출발이라는 걸 배웠다”고 했다. 제품이 나온 뒤에는 팀원 각자 사는 지역을 중심으로 유치원, 어린이 병원 등에 직접 판매를 하러 다녔다. 이 팀은 이번 대회 최종 우승과 함께 홍콩 상하이 최우수 재무관리상 등 2관왕을 차지했다.

현장에서는 100% 자연성분으로 이루어진 비누를 판매한 인도네시아팀, 음주운전을 예방해주는 안전벨트로 괌과 유럽 청소년 창업대회에서 우승한 영국팀 등 다양한 청소년들이 국경을 초월한 비즈니스 교류를 했다.

제이에이코리아 여문환 사무국장은 “어른들이 창업을 한다면 반드시 이익을 내고 성공하는 게 목적이겠지만 아이들은 실패를 해도 그것 자체가 사회, 경제 공부가 된다. 그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있다고 했다.

한편 경제교육 전문 비영리단체 제이에이코리아는 대학생, 직장인, 은퇴봉사자들이 학교 및 기관을 직접 방문해 체계적인 경제교육을 실시하도록 돕고 있다. 단체의 누리집을 통해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나 프로그램 신청 관련 내용을 접할 수 있다.

김청연 <함께하는 교육> 기자 carax3@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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