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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23 19:14 수정 : 2005.10.23 19:14

장굴레 때때 굴레 굴레 때때 살며시 다가가 야~ 잡았다-잠자리

붉나무와 떠나는 생태기행


잠자리 잡으러 가자. 요번엔 무슨 잠자리가 잡힐까? 또 된장잠자리? 사실 날아다니는 잠자리를 잡기란 매우 힘들어. 잠자리는 커다란 두 눈으로 사방팔방 모두 볼 수 있고, 날개 네 장을 따로따로 움직여서 어떤 곤충보다도 빠르게 날거든. 이제 가을이 되니 하늘은 온통 빨간 고추 빛깔 닮은 고추잠자리 차지야. 숲 언저리로 올라가니 잡히는 잠자리는 대개 좀잠자리 종류지. 고추좀잠자리, 여름좀잠자리, 깃동잠자리, 날개띠좀잠자리, 두점박이좀잠자리 따위야.

가을엔 왜 이리 빨간 고추잠자리만 잡히지? 가을에 빨간 고추잠자리가 많아지는 건 좀잠자리 종류 수컷들이 몸 빛깔을 빨간 혼인 색으로 단장해서 그런 거야. 워낙 몸 빛깔이 빨간 고추잠자리는 따로 있지만 그 수가 줄어들어서 흔히 볼 수는 없어.

좀잠자리들은 무더운 여름을 싫어해서 숲이나 산 속으로 피서를 와. 그리곤 가을이 되면 다시 물가로 내려가 짝짓기도 하고 물에다 알도 낳고 그러지. 그런데 아직 지각대장 잠자리들이 물가로 돌아가지 않고 숲 언저리에 많이 남아 돌아다녀. 날씨가 더욱 쌀쌀해지면 숲이나 산에선 잠자리들을 거의 볼 수 없고 개울가나 연못, 호수 둘레로 가야 잠자리를 만날 수 있어.

장굴레 때때 굴레 굴레 때때 살며시 다가가 야~ 잡았다-잠자리
그럼 우리 연못가로 왕잠자리나 한번 잡으러 가볼까? 잠자리채로 휙휙 몇 번 채면 한꺼번에 여러 마리가 잠자리채 안으로 들어오지. 그럼 잡힌 잠자리를 손가락에 모두 끼우고 날려줘 봐. 날개 네 장을 등 쪽으로 맞대어 모아 잡아서 손가락 사이에 끼우면 돼.

왕잠자리는 보이지 않으면, 좀잠자리를 잡아도 돼. 좀잠자리 암컷을 잡으면 다리에 실을 매달아 풀대 같은 데다 묶어 둬. 잠자리 수컷이 날아올지도 몰라. 다리에 실을 매달아 잠자리를 강아지처럼 데리고 다녀도 재미나. 나무는 나는 잠자리가 자꾸 자기 몸에 달라붙으니까 기겁을 하고 도망 다녔지. 물론 잠자리를 묶은 실을 계속 손에 쥐고선 말이야. 그러니 어쨌겠니? 도망을 가도 도망을 가도 자꾸자꾸 잠자리가 나무 몸에 들러붙었지.

장굴레 때때 굴레 굴레 때때 살며시 다가가 야~ 잡았다-잠자리
잠자리랑 잘 놀았니? 잘 놀았으면 다시 자유롭게 날려 주렴. 잡은 잠자리는 채집통에 넣지 말고 관찰하고 나면 바로 날려 주는 게 좋아. 잠자리는 잘 앉지 못해서 이리저리 쏠리기도 하고, 날개를 파닥거리다 날개가 다 찢어지기도 하고, 또 어쩌면 머리가 똑 떨어져버리기도 해. 그러니까 잡은 대로 날려 줘. 잠자리는 모기 같은 해충을 잡아먹는 이로운 곤충이야.

아 참, 마지막으로 말할 게 있다. 잠자리는 멋진 ‘먹이 사냥꾼’이야. 가시와 털이 난 다리 여섯 개가 한번 먹이를 쥐면 절대 놓치질 않지. 그래서 자기 몸보다 훨씬 무거운 돌멩이도 거뜬히 들어올려. 잠자리 대단하지.

붉나무가 잠자리 보러 다닌 곳


북한산 도선사 들머리, 서울 중랑천, 경기 일산 호수공원, 경기 파주 출판 단지, 서울 어린이대공원 연못

붉나무 na-t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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