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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경수술은 ‘필수 아닌 선택’ 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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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성 이렇게 말해보세요
몸의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는 사춘기가 되면 아이들은 자기 몸을 세밀하게 관찰한다. 하루하루 다르게 변해가는 것을 보고는 어느날은 문득 자기가 아닌 듯하여 기분도 들쭉날쭉한다. 사춘기가 정서상 민감한 시기라는 것은 성호르몬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자기 몸의 변화를 스스로 받아들이는 ‘과업’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자아이들에 비해 유난히 남자아이들이 사춘기에 관심을 갖는 신체부위는 ‘성기’다. 다른 친구들과 비교했을 때 괜찮은 것인지, 주변에 털이 나기 시작하는데 다른 친구들도 그런지, 내 성기의 모양이 좀 다르지는 않은지…. 특히 어린나이에 포경수술을 하지 않은 남학생들은 걱정이 많다. 목욕탕에 가서 자기만 다르게 생겼다는 것을 발견하곤 포경수술을 해야만 할 것 같고, 그에 대한 공포로 걱정이 앞선다. 친구들이 다르게 생겼다고 놀린다며 고민을 털어놓는 아이도 있다. 포경수술을 꼭 해야 하는 것인지, 안해도 되는 것이라면 아이에게 어떻게 말해 주어야 하는지 궁금해 하는 부모들도 있다. 우리나라는 포경수술을 남자라면 누구나 해야 하는 것으로, 마치 통과의례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과연 그럴까? 전세계적으로 보면 이스라엘이나 미국 등 몇 나라를 제외하고는 우리나라처럼 당연시 하는 문화는 찾아보기 힘들다. 예전에는 청결, 위생관리 등을 이유로 포경수술의 필요성을 주장하곤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연 그대로가 건강한 것이며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생태적 관점도 있고, 수술로 잘라내는 표피가 아무런 쓸모가 없는 것이 아니라 귀두 보호역할과 성 관계 때 긍정적인 기능을 한다는 연구들도 나오고 있다. 그래서 아주 심한 포경이라서 수술을 해줘야만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굳이 포경수술을 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유아기에는 통증을 느끼지 앟을 것이라는 이유로 포경수술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두고 물리적인 폭력일 뿐 아니라 자연 그대로의 자기 성기를 볼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한다는 의미에서도 폭력이라고들 한다. 손가락 네 개를 가진 사람이 다수인 경우 손가락 다섯 개를 가진 사람이 장애인 취급을 받게 마련이다. 그러나 장애, 비장애를 떠나서 자신의 몸에 대해 스스로 인정하고 당당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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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화/ 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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