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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24 14:20 수정 : 2005.10.24 14:20

문콘앰배서더

[앰배서더] 서울 상신중 찾은 탤런트 명로진 씨

“최주희, 안지영, 이아름, 정민경…”

난데없는 출석 부르기에 학생들의 눈은 휘둥그레졌다. 예닐곱 명의 이름을 부른 그는 출석부를 닫고 질문을 쏟아놓기 시작했다. ‘내가 여자친구가 없는 이유?’, ‘내가 남자친구가 없는 이유?’, ‘내가 공부를 못하는 이유?’, ‘내가 인기가 없는 이유?’. 남자친구가 없는 학생, 여자친구가 없는 학생, 공부를 못하고 인기가 없는 학생 모두 손을 들어라. ‘자기표현’, 자기를 인정하는 데서 나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세상은 복잡한 것 같지만 단순해요. 생각을 많이 하지 마세요. 영어시간에 수학공부하고, 수학시간에 영어공부 한다면 공부를 잘할 수 없겠죠. 솔직해지지 않는다면 원하는 것을 할 수 없어요. 스타도 될 수 없어요.”

탤런트 명로진 씨는 문화콘텐츠앰배서더 자격으로 지난 11일, 서울 상신중학교 학생들을 만났다. 이날 명 씨를 만난 학생 50여명은 연극영화과 진학 등을 계획하고 있는 연기자, 방송인으로의 꿈을 가진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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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는 수억 개의 별이 빛나고 있지만 그 중에 우리 눈에 띄는 것은 겨우 몇 개 뿐이죠? 마찬가지로 영화 <실미도>에 출연한 배우들은 많았지만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안성기, 설경구, 허준호 정도 뿐입니다.”

배우는 많다. 하지만 오랫동안 사랑받고 기억될 수 있는 스타는 많지 않다. 그는 ‘스타가 되고픈’ 학생들에게 꿈을 갖는 것만큼 환상 또한 크게 자리잡을 수 있음에 대해 먼저 들려줬다.

“전국 50개 대학에서 매해 1500여명의 학생들을 뽑지만, 그들도 100대 1의 경쟁을 거쳐 겨우 탤런트에 붙을 뿐이고, 뽑혔다 쳐도 첫해에 절반이, 또 두 번째 해에 그 절반이, 이어 또 절반 하는 식으로 줄어 10년이 지나면 50명 중 3~4명 정도의 사람들이 연기자로 기억될 뿐입니다.”

첫 TV 출연 때 자신의 아버지 역할을 했던 배우 이정길 씨는 그에게 “남자배우는 얼굴에 살이 붙기 시작하면 니마이(주인공)를 못한다”는 얘기를 들려줬고, 그 말이 지금껏 배우로서의 그를 긴장하게 했다고. 그래서 그는 지금도 매일 4~6km를 뛰고, 2시간씩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 명로진 씨는 이렇듯 철저한 노력만이 오랫동안 ‘빛나는’ 힘이 된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강조했다.

그는 항상 ‘정직한’ TV카메라와 성공한 스타들의 근성에 대해서도 들려줬다. 3일 밤샘 촬영을 해도 짜증을 내지 않는 문정혁, 녹화 전에는 절대 술을 마시지 않는 이영하, 환갑이 넘어서도 새벽 6시면 일어나 운동을 하는 일본 배우 다카쿠라 켄, 촬영할 때는 감기 따위에 걸리지 않는다는 최민수. <실미도>의 훈련대장역을 맡은 안성기 씨는 캐스팅 소식에 하루 6시간씩 헬스를 했다. 그래서 그들은 모두 스타가 될 수 있었다고.

또 스타가 아니면 어떤가. 그는 학생들에게 방송국에는 배우뿐 아니라 작가, 연출, 무대감독, 분장사, 스크립터, 동시녹음, 세트디자이너 등 많은 사람들이 일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들 중 누구라도, 여러분이 아는 누구라도 좋아요. 나에게 길이 되어줄 이상적인 모델(Persona Ideal)을 세우고, 그 사람은 과연 이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했을지 생각해보세요. 그러면 힘들 때마다 어느 정도 길이 보일 것예요. 그렇게 여러분들 마음속에 빛이 될 이상형을 심는 일이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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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내내 거의 모든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가며, 때론 즉석 연극 무대를 꾸며 진정으로 아이들과 함께하는 수업이 두 시간 가량 이어졌다. 어느 순간은 도올 김용옥처럼, 가끔은 최민수처럼 특유의 넘치는 유머로 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그는 릴케의 명언으로 강연을 가름했다.

“시인 릴케는 어떻게 하면 시인이 될 수 있는지 묻는 한 청년에게 이렇게 말했다죠? ‘아침에 일어나서 시밖에 생각나지 않는다면 자네는 이미 시인이야’라고. 여러분이 정말로 열심히 꿈꾼다면 이미 여러분은 스타이고, 꿈 속에 있는 것입니다.”

강연 후 학생들은 금세 그의 곁으로 달려들었다. 핸드폰카메라와 (사인을 받으려는 목적이 분명한) 흰종이를 들고서. 그는 강연 때와 같은 환한 미소로 기꺼이 학생들을 맞이했다.

이날 강연을 들은 문주현(3학년) 양은 “PD가 되려는 꿈을 갖고 있는데, (이번 강연에) 다소 연예인들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긴 했지만 참 재미있어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작가가 되고 싶은 꿈을 가졌다는 황세라(3학년) 양도 “(작가라는 직업에 대해) 막연히 힘들 거라 예상은 했었지만 직접 들으니까 더 실감났다”며 “지금 방송반 일하는 걸 더욱 열심히 해야겠어요”라고 말했다.

“나도 중학교 때 들었던 강연 잊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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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강연 어땠나?

“성인이 아닌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강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잘됐는지 모르겠는데…오히려 내가 재밌었다.(웃음) 방송 분야의 일에 대해 힘들다는 얘기만 너무 늘어놓으면 재미없어 할 것 같아서 일부러 연예인들 얘기도 많이 했다. 꿈과 환상이 큰 만큼 더 많이 노력하고 준비해야만 스타의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싶었다.”

-문화콘텐츠앰배서더로 임명된 것에 대해?

“나로서는 솔직히 감사드릴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럴 만한 인물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중학생일 때 학교에 다른 강사분이 오셔서 해주신 말씀을 아직까지도 기억한다. 아이들한테 그런 얘기를 들려주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그 때문에 강연에 기꺼이 참여하게 됐다.”

-살사춤, 안데스 등반, 작가로서의 활동까지 참 여러 가지 일을 하고 또 하는 일마다 고수(?)가 되는 것 같다.

“잘 모르겠다.(웃음) 난 그냥 쉴새없이 움직일 뿐이다.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다른 연예인들처럼 부업을 하지 않아서인 듯. 남들이 부업을 할 때 나는 취미생활을 하는 것 뿐이다. 물론 내가 돈이 많아서는 아니다. 다만 운동도 좋아하고, 산에 가는 것도, 춤추는 것도 좋아해서다. 그리고 그 모든 활동이 모두 내 연기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욱 열심히 한다.”

-지난 8월 말, 살사춤에 대한 책을 낸 것을 비롯해 틈틈이 책을 12권이나 냈는데.

“글을 쓴다는 것은 나한테는 일상생활이다. 아침에 샤워하고 나서 언뜻 생각나면 또 앉아서 30분 쓰고, 밤이면 자기 전에 또 한 시간 정도 쓴다. 나는 사실 글을 몰아서 쓰지 않고, 매일 조금씩 원고지 5매, 10매 가량을 쓰는데 그러다 보면 1년에 한두 권 분량 정도는 책으로 엮을 분량이 나온다.”

-앞으로의 계획은.

“드라마 <변호사들>이 종영된 후 지금 연속극과 영화 2편이 의뢰가 들어왔다. 내년에 새로 작품들을 시작하게 될 듯하다. 그리고 올 연말에 책이 또 한 권 나오는데, 초등학생을 위한 영어 동화책이다. 영어를 싫어하는 아이가 7개의 숲을 거친 후 영어를 좋아하게 된다는 얘기다.”

홍지연 기자(news@kocca.or.kr)

출처: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www.kocc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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