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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골든벨’ 백항규 프로듀서 ⓒ인터넷뉴스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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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항규 책임 프로듀서 인터뷰
“컨닝? 좀 하면 어때? 골든벨이 수능도 아니고. 서로 경쟁만 해야 되는 지금의 현실에서 이날 하루만은 내가 아닌 옆 친구가 잘 되기 위해 노력해 보라고.” 300회를 맞이하고 있는 <도전! 골든벨>의 백항규 책임프로듀서. 그는 <도전! 골든벨>에 대한 소개를 이렇게 말했다. 경쟁의 자리가 아닌 축제의 장을 만들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그 마음은 지금도 여전하다고 말이다. 그는 말한다. “골든벨은 똑똑한 학생을 뽑기 위함이 아니라 그 학교의 협동심과 사제지간의 우정을 하나의 힘으로 모으는 축제의 장”이라고 말이다. 이런 그의 진심은 6년이나 이 프로그램을 지켜오게 한 힘이며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아태평양 어린이 청소년 TV페스티벌’에서 최우수 오락프로그램상과 최우수 기획상을 받은 것은 바로 이런 노력에 기초한 것이 아닐까?그의 인생관과 청소년을 바라보는 마음과 진심, 다소 엉뚱하지만 그의 학창시절과 골든벨을 놓고 무수히 오고가는 논쟁들에 대해 그의 입을 통해 직접 들을 수 있었다. 20일 오후 2시 가을 햇살이 따스하게 내려쬐는 KBS 신관 1층 카페테리아서 말이다. “청소년의 눈으로 바라보는 TV프로그램을 만들고파.” 1998년 <접속! 신세대>를 시작으로 청소년과 함께한 그는 이때부터 기성세대의 눈으로 보는 청소년프로그램이 아닌 청소년의 눈으로 만드는 방송을 만들려 했다. “당시 번개가 유행했어요. 청소년들이 반짝 만나는 것을 기획해서 남녀 5대5 만나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는 내용이었지요. 이성교제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듣는 코너도 있었고 아웃사이더 청소년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도 있었죠.” 이렇게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통해 그들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은 몇몇 청소년이 아닌 많은 청소년들을 만날 수 있는 방안으로 고민이 이어졌다. 또한 몇몇 공부 잘하는 청소년들로 구성된 있는 퀴즈 프로그램이 아닌 평범한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퀴즈프로그램을 고민하던 중 <도전! 골든벨>이 탄생하게 되었다. “연예인 주변에서 맴도는 프로그램은 청소년프로그램이 아냐!” 청소년프로그램이라 말하는 지금까지의 프로그램은 청소년이 주인이기보다 연예인에 가려져 들러리에 끝나는 경우가 컸다. 그는 이 부분에 대해서 날카롭게 지적했다. “실제 청소년이 주인공이었던 청소년프로그램이 있었나. 100명의 출연진과 전교생이 함께하는 <도전! 골든벨>의 경우 순간순간 학생들의 기발한 장기와 그들의 생생함이 바로 방송의 핵심이다.” 그의 말처럼 방송 내내 학생들은 퀴즈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장기를 여과 없이 보여준다. 실제촬영현장에서는 연출된 액션보다 함께 즐기고 다 같이 공감하는 감동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그러기에 몇몇 인터넷에서 떠도는 사전에 문제 유출이나 연출된 진행은 모두가 거짓임을 보여준다. “내가 남아서 즐거운 것이 아니라 친구가 남아서 즐거울 수 있는 방송을 원해.” 그의 진심은 똑똑한 각 학교의 1등을 선발하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학생들이 적극성을 발휘해 자신의 끼를 발산하고 꿈을 찾는 장을 만들고픈 마음이 더 크다. “100명을 뽑을 때 학교에 요구한다. 절대 성적순으로 뽑지 말라고. 성적과 상관없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을 선발해달라고. <도전! 골든벨>은 기존 몇몇 뛰어난 청소년들이 경쟁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다양한 학생들이 자신의 장점을 방송을 통해 찾고 또 발굴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런 자리가 바로 골든벨이다.” 그는 골든벨 촬영이 있기 전 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에게 당부하는 한 가지 말이 있다. 이것은 모든 스텝들과 함께 공감하는 말이기도 하다. “‘내가 남아서 즐거운 것이 아니라 친구가 남아서 즐거움’ 이런 것을 주자는 것이다. 촬영이 있는 단 하루만이라도 다른 친구를 위해 힘을 주고 함께할 수 있는 하루를 보냈으면 하는 마음으로 방송을 만들고 있다.” “도전! 골든벨은 수능시험이 아니야.” “청소년들의 이기적인 모습이 많다. 좋게 말하면 개인적이라고 할까? 그런데 이 모든 것은 바로 제도가 만들어낸 것이다. 지금의 입시경쟁만을 강요하는 사회가 만들어낸 희생물이란 말이다.” “컨닝? 좀 하면 어떤가? 입시교육으로 인해 자신에게만 관대하고 남에게는 엄격한 모습. 방송하는 동안에도 그래야만 하는가? 방송에서 컨닝 할 수도 있다. 그러다 걸리면 그 학생이 느끼는 바는 또 얼마나 크겠는가.” 그는 강조한다. <도전! 골든벨>은 결코 경쟁을 통해 1등하는 것만이 방송의 전부가 아니라고. 이것은 극히 일부분일 뿐이라고 말이다. 이런 점에 있어서 각 학교에서 신청을 할 때 자신의 학교 처지에 급급해 신청하기를 두려워하는 경우도 있단다. 그러나 그가 원하는 바가 아니다. 실업계 학생들도 함께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방송이라는 것이다. “다음 방송은 대전에 있는 한 공업고등학교이다. 인문계와 실업계를 구분하지 않는 것이 바로 <도전! 골든벨>이다. 오히려 학교들은 두려워한다. 혹여나 학생들이 문제를 많이 못 맞히면 어떨까. 이런 걱정으로 인해 실업계에서 신청하기를 어려워한다.” “그러나 이런 학교 측의 생각은 오히려 경쟁만을 강요한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런 것을 버리면 아이들에게 방송은 하나의 잔치이며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창구이다.” “두발, 복장에 대한 논쟁, 본질에는 지금의 교육제도가 있다.” 학생의 날을 맞아 <바이러스>는 청소년들의 올 한해 가장 크게 외쳤던 요구사항이 담긴 버튼을 제작했다. 그 중에서 가장 화두가 되었던 ‘두발자유화’의 목소리. 그는 이 목소리가 가장 물리적으로 부딪히는 쟁점이지 문제의 본질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기성세대와 첨예하게 부딪히는 두발, 복장의 규제에 대해 이것은 본질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는다. 진짜 본질은 교육현장 속에서 자율적인 방식을 할 수 없는 구조의 문제이다.” “사실 지금의 교육제도로 인해 무수히 많은 사회적 비용(사교육비)이 쓰이고 있다. 우리는 이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런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 보다 앞으로는 본질적으로 들어가 대립해야 한다.” “청소년은 문제야, 문제야. 하지 말라.” 76돌을 맞이한 학생의 날. 그는 다음과 같은 의미로 올해를 보냈으면 했다. “학생들은 책임질 수 있는 ‘자율’에 대해 고민해보고 어른들은 청소년에게 ‘자유’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는 자리를 만들었으면 한다. 이렇게 자유와 자율에 대한 고민은 자유의 참된 가치를 느끼게 해줄 것이다.” 그는 학생의 날을 계승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것에 대해 깊은 동의를 보냈다. 또한 올해 학생의 날 특집을 기획했지만 300회 특집과 맞물려 지면서 못하게 된 것에 대해 아쉬워했다. 또한 이 날의 의미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청소년에 대한 편견도 버려야한다고 주장했다. “지금 언론에서 보도되는 청소년 문제라는 것, 사실 그것은 그들에게는 일상일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을 크게 보도하면서 사회의 아주 안 좋은 문제인양 하는 것은 오히려 더욱 문제가 있다고 본다.” 그들의 일상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면서 어른들의 잣대로 문제다, 아니다 판단하는 것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말이다. 이렇듯 그는 청소년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었다. 그들을 바라보는 눈 역시 그들 속에 맞춰진 목소리를 담는데 노력하고 있었다. 그는 전국 300개의 학교를 돌아다녔지만 성에 차지 않는 모양이다. 아직 남은 학교가 2000개 가까이 된다는 사실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청와대 앞마당에서 펼쳐질 300회 특집에 한참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있는 백항규 PD. 그의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도전! 골든벨>이 더욱 기대된다. / 김선경 기자 ©2005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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