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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학생들이 세미나실에 모여 토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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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교육] ‘사회맞춤형 학과’ 활성화 방안 발표
대학 입학 뒤 곧장 ‘취업전쟁’
대학-기업 양쪽 요구 반영해
실무 배우는 사회맞춤형 학과 등장
공동으로 학생선발·교육과정 운영
지역 전략산업 업체와 대학 제휴
전문가와 현장 밀착한 수업 진행
숭실대 전자정보공학부 엘지(LG) 디스플레이트랙은 산업체에서 원하는 교과목을 대학에 개설해 운영하는 ‘주문식 교육과정’ 형태의 학과다. 디스플레이 원리, 디스플레이 소자 및 공정, 디스플레이 회로 및 시스템 등 정해진 강의를 들으면 교육수료를 인증해주는 이수증도 나온다. 3학년부터 들을 수 있으며 별도 선발 과정 없이 선착순 수강 신청한다.
4학년 고유미씨는 “강의 때 업체 실무자가 현장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들려줘 좋았다. 디스플레이연구소를 견학하고 실무를 접하며 막연했던 진로를 확실히 정하게 됐다”고 했다.
직접 취업 연계까지는 아니지만 우수 학생은 엘지디스플레이에서 진행하는 장기인턴 과정에 추천받을 수 있다. 이 학과의 경우 대기업이 참여하고 사전에 구체적인 커리큘럼이 짜여 운영이 안정적인 편이다.
모든 학교의 주문식 교육과정이 원활한 건 아니다. 학교와 기업이 마찰을 빚어 운영이 어려워지기도 하고, 일부는 기업 참여가 활발하지 못하거나 학생들에게 알려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주문식 교육과정과 비슷한 형태로 운영하는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는 법적 근거는 있으나 세부 지침이 마련돼 있지 않아 학과별 운영 편차가 크고 교육과정도 체계적이지 못하다. 계약학과는 별도 정원으로 학생을 선발해 기업이 운영비를 50% 내야 한다. 일부 대기업 위주로 참여가 이뤄지는 이유다. 컨소시엄 형태로 40개가 넘는 업체가 한 학과를 운영하기도 한다. 전기나 기계 등 공통교육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만 업체별 세부 요구사항을 반영하기는 무리다.
기존 ‘계약학과’ 등 한계 보완하자는 취지
학생들은 치열한 ‘입시전쟁’을 뚫고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곧바로 ‘취업전쟁’에 맞닥뜨린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가 ‘사회맞춤형 학과’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산업체와 대학이 학생 선발과 교육과정 운영을 공동으로 하고 산업체 전문 인력이 교수로 참여해 채용 연계를 강화하는 게 골자다.
교육부 취업창업교육지원과 관계자는 “기본적 사회 구조가 인력 양성은 대학이, 현장 인력 수용은 기업이 하도록 돼 있어서 둘 사이에 ‘미스매치’가 있었다. 사회맞춤형 학과는 기업이 교육과정을 꾸리는 데 함께 참여해 현장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맞춤형 인재를 키워내는 게 핵심”이라며 “학생에게 아카데믹한 교육뿐 아니라 취업에 유리한 교육과정의 선택권을 준다는 의미도 있다”고 했다.
사회맞춤형 학과는 채용조건형 계약학과와 주문식 교육과정을 포괄하는 형태로 기존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만들었다. 앞의 두 과정과 가장 큰 차이점은 학생 선발과 교육과정 운영에 기업이 참여한다는 것이다. 기존 주문식 교육과정은 대학 주도로 학과가 꾸려지다 보니 기업의 요구가 교육과정에 제대로 반영이 안 돼 취업 연계 비율이 떨어지기도 했다. 교육부 관련 자료를 보면 지난해 연계 취업률이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는 90%가 넘지만 주문식 교육과정은 30%를 조금 넘는 정도다.
일부 대학에서 학생 선발을 고유 권한이라고 생각해 기업의 참여를 꺼리는 경우도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한 대학과 자동차 관련 대기업의 경우 학생 선발을 두고 이견이 있어 진통을 겪기도 했다. 대학은 학생 선발을 전적으로 자신의 몫이라고 여기고 기업은 자신들에게 필요한 인재상을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현재는 양쪽이 협의해 학생 선발 때 기업의 요건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다. 이와 달리 일부 학과의 취업 연계 특성화 과정은 기업의 인사담당자가 학생 선발부터 참여해 의견을 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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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학생들이 교수와 함께 전공 연구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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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대 산학관커플링사업단 소속 학생들이 취업캠프에 참가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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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프로원테크 서원식 대표가 군산대 산학관커플링사업 참여 학생을 대상으로 도면해독법 교육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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