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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하고 밉던 새엄아 살짝 손 잡으니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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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키우기
늘어나는 이혼·재혼가정…상처 안고 조금씩 크는 아이
어른들만 힘든게 아니랍니다 콩쥐팥쥐와 백설공주, 신데렐라의 공통점은? 모두 악독한 계모 즉 새엄마를 뒀다는 점이다. 때문에 많은 아이들에게 새엄마는 결코 기분좋은 존재는 아니다. 불행과 고통의 씨앗일 뿐이다. 그런데 실제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새엄마, 새아빠가 꽤 많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이혼율이 가장 높다는 사실은 이런 현실을 어느 정도 짐작케 한다. 이혼율이 높은 만큼 상대적으로 재혼율도 높기 때문이다. 달가운 존재도 아닌데 같이 살아야만 한다면 그런 아이들의 심정은 어떨까? <나의 비밀 일기장>은 결코 원하지 않았지만 새엄마와 같이 살아야 하는 이런 요즘 아이들의 심리를 잘 그리고 있다. 주인공 ‘나보라’는 엄마와 이혼한 뒤 아빠가 데려온 새엄마가 처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아 사사건건 충돌한다. 거실에 걸린 가족사진에서 새엄마 사진만을 오려내고, 야구공을 엄마 얼굴에 맞힌다. 급기야 동생 보람이의 거짓 실종 사건을 꾸며 새엄마와 아빠가 헤어지게 할 구실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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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비밀 일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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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얘기지만 한편으로 너무 쉬운 결론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없지 않다. 아이의 의사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부모들끼리 알아서 결정하고 무조건 따라야 하는 현실은 아이들 입장에서 보면 너무 비합리적인 강요이기 때문이다. “엄마는 밤하늘에 언제나 반짝이는 별처럼 내 마음의 창속에 걸려 있는 별같은 존재”라고 말하는 보라. 그 허전한 마음을 새엄마의 헌신과 노력이 메워주는 모습은 아름답다. 그러나 밤하늘의 별빛같은 친엄마를 향한 그리움은 아이에게 너무 아픈 고통이라는 점을 (이혼을 생각하는) 어른들은 깊이 생각해 볼이다. 문선이 글, 정문주 그림.-푸른숲/8천원.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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