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예인 엑스파일은 인터넷 게시판 이용자들끼리 자유롭게 정보를 주고 받는 과정에서 빠르게 유포됐다.
|
우리 아이들은 연예인 엑스(X)파일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우선 “10년 전에도 이런 일이 큰 화제가 되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져 보자. 물론 그때는 초고속 인터넷망이 없었으므로 답은 “아니오”일 것이다. 그러나 초고속 인터넷망에 익숙한 아이들과 함께 그때와 지금을 차근차근 비교하면서 인터넷의 미디어적 특성과 빠르게 변화하는 인터넷 문화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당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미디어는 일방적으로 기사를 전달하는 텔레비전이나 신문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인터넷은 보는 사람도 실시간으로 참여할 수 있는 쌍방향이라는 특성을 갖고 있다. 연예인 엑스파일이 포털 사이트의 메인화면에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몇 천개의 댓글이 달린 것이 이러한 특성을 잘 보여 준다. 이 댓글들은 기사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것을 넘어서 화제의 파일이 급속도로 퍼지게 하는 요인이 됐는데, 이는 인터넷의 쌍방향적 특성이 지닌 잠재적 영향력을 보여 주는 좋은 예다. 지금은 10년 전과 달리 정보와 지식은 물론 용량이 큰 영상 자료들까지 쉽게 인터넷에 올리고 내려받을 수 있게 됐다. 또 메일이나 메신저를 통한 개인적인 공유뿐 아니라 인터넷 게시판이나 피투피 프로그램을 통한 대중적인 공유도 가능해졌다. 이는 화제의 파일이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유포되는 데 큰 구실을 했다. 이러한 인터넷의 특성은 연예인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블로그나 홈페이지, 각종 인터넷 카페에 자신의 이름이나 사진이 무방비 상태로 올라와 있는 점을 환기시키면, 아이들은 이번에 피해를 본 연예인들처럼 자신도 모르게 원하지 않는 곳에서 개인 정보가 왜곡되거나 오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릴 것이다. 개인 블로그에서 쉽게 알아낼 수 있는 간단한 정보만으로도 사진을 합성하고 이야기를 꾸며 쉽게 퍼뜨릴 수 있는 것이 오늘날의 인터넷 현실이다. 이번 기회에 아이들이 자신과 친한 친구들만의 공간으로 착각하고 쉽게 행동해 왔던 인터넷이 실은 사회적인 공간이며, 그 속에서 자신의 정보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게 하자. 다른 사람의 개인 정보를 내가 함부로 여기는 것은 아닌지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같은 반 친구의 사진에 포토샵으로 낙서를 해 학급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려놓는 것을 재미있는 장난으로 여기는 일상에서부터 그 반성은 시작될 수 있다. 연예인은 사회적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사생활을 더욱 조심해야 하지만, 그들의 개인 정보도 존중돼야 한다. 타인의 개인 정보를 함부로 다루었을 때 법적인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이번 기회에 자신과 타인의 개인 정보를 존중하는 태도를 기르자. 끊임없이 변화하는 인터넷 기술과 인터넷 문화 속에서 평소의 인터넷 습관을 계속해서 모니터링하는 자세는 꼭 필요하다. 박주현/서울 삼육초등학교 교사 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 운동 연구위원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