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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9.27 09:12 수정 : 2016.09.27 09:19

다양해진 온라인 교육 채널
이비에스 등 입시 위주 강의 벗어나
인문학 등 온라인 교육 창구 넓어져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내용 다양해

정보 얻어 전공적합성 드러내거나
멘토 삼아 진로·삶 지도 그려보기도

김세연(여의도중 3)양은 평소 온라인 강의를 즐겨 본다. 미국에 유학 간 친구가 “학교 수업 때 선생님이 많이 보라고 추천한다”며 ‘크래시코스’를 알려줬다. 유튜브 채널 가운데 하나인 크래시코스는 현직 미국 교사가 운영하며 세계문학이나 심리학, 철학 등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딱딱한 강연이 아니라 애니메이션을 활용해 쉽게 설명해주니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된다.

‘5분 사탐’이나 ‘시간나침반’, 공부법을 다루는 방송도 김양이 챙겨 보는 유튜브 채널이다. 세계사 등 역사적 내용을 알고 공부 습관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교과서는 연도나 사건에 치우쳐 있는데 온라인 강의는 같은 주제나 사건에 대해서도 다양한 내용을 접할 수 있다. 따로 특정 장소에 가서 돈 내고 듣는 게 아니라 내가 원하는 시간에 무료로 들을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케이무크·칸아카데미 등 활용하는 청소년들

학생들 대부분 인터넷 강의를 활용해 공부한다. 요즘에는 이비에스(EBS) 교재를 활용한 입시 위주 강의뿐 아니라 인문학이나 어학, 특정 관심 분야 등에 관한 강의를 찾아 듣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김양처럼 유튜브 채널뿐 아니라 ‘케이무크’나 ‘칸아카데미’ 등 온라인 강의 누리집에서 자신이 원하는 강의를 골라 듣는 식이다.

온라인 강의는 딱히 특정 계층만을 대상으로 하기보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청소년들은 이 강의를 통해 교과서 밖의 폭넓은 지식을 접하고 관심 있는 전공 분야에 대한 정보를 얻기도 한다.

울산과학기술원 기초과정부 1학년에 재학중인 김석현씨는 테드 강연을 들으며 자신의 세부 전공 분야를 찾았다. 고등학교 때 방과후수업을 통해 테드 강연을 처음 알게 됐다. 자신이 흥미를 갖는 주제를 선택해 자료 조사를 한 뒤 발표하는 수업이었다.

“자료 가운데 하나로 테드 강연 동영상을 찾아보는 과제가 있었다. 테드 누리집은 기본적으로 카테고리가 나뉘어 있어서 내가 원하는 분야를 찾기가 쉬웠고 최신 이슈를 주제로 한 강의가 대부분이라 흥미로웠다.”

김씨는 어릴 때부터 관심이 많았던 생명과학 분야 강의를 찾아봤다. 영어로 된 강연이 대부분이지만 유튜브에서 한글 자막이 지원돼 이해하는 데 큰 무리가 없었다. “생명과학 연구 분야가 다양하고 생소했는데 조직공학이나 신경과학 등 최근 주목받는 강의 내용을 접하며 내가 나중에 어떤 분야를 연구하면 좋을지 생각하게 됐다.”

온라인에서 열린 강의를 제공하는 ’케이 무크’ 누리집 갈무리.
그는 “이 수업을 통해 몰랐던 생명과학 분야 연구를 알게 됐고, 대학 입시 때 학생부와 자소서에 이 내용을 녹여서 적었다. 내가 공부하고 싶은 전공을 구체적으로 찾았기 때문에 지원 학과를 선택할 때 전공적합성을 잘 드러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가 다녔던 천안북일고는 테드 쪽의 공식 라이선스를 받아 강의 형식을 그대로 본떠 진행하는 ‘테드 엑스’를 열기도 했다. 학생들이 각자 자신이 원하는 주제를 정해 강연을 하며 지식과 경험을 함께 나누자는 열린 강의의 취지를 그대로 살린 행사였다. 당시 스태프로 참여했던 김씨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통해 법의학이나 심리학 등 내가 몰랐던 다양한 분야의 강연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오프라인 참여·댓글로 지식공유 등도 가능해

온라인 강의라고 그냥 혼자 듣고 끝나는 게 아니라 오프라인 모임을 하거나 강의를 들은 사람들끼리 정보를 나누는 이들도 있다. 좀 더 적극적으로 멘토의 강연을 검색해 듣고 책을 사거나 오프라인 강연에 직접 찾아가는 경우도 있다.

방의진(학익여고 1)양도 학교 수업을 통해 테드 강연을 알았다. “시험 끝나고 시간이 남을 때 선생님이 티브이엔의 역사 강의 프로그램이나 북한 사람이 통일 주제로 이야기한 테드 강연 등을 보여줬다.”

방양은 이전부터 강연 영상을 보는 것을 좋아했다. 특히 자기계발이나 꿈찾기 분야에 대한 책을 쓴 김수영 작가나 김미경 작가 등의 강연을 찾아봤다. 단순한 진로가 아니라 어떻게 삶을 바라보고 꾸려나갈 것인지 생각하는 데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 그는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강연을 다시보기로 찾아보고 마음에 드는 연사의 오프라인 강연까지 들었다. “주변에 그런 이야기를 해줄 만한 멘토를 찾을 기회가 많지 않다. 온라인 강의는 전문 직업인이나 쉽게 만나기 힘든 유명인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게 매력이다.”

온라인에서 열린 강의를 제공하는 ’칸 아카데미’(한국어) 누리집 갈무리.
대학교 2학년인 이진진씨는 한국형 온라인 강의 케이무크를 통해 지난해와 올해 손영종 교수(연세대 천문우주학과)의 ‘우주의 이해’ 수업을 들었다. 이 강연은 이씨가 다니는 대학교 강의와 달리 학점 부담이 크지 않다. 한 주제의 강의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들으면 수료증을 받을 수 있지만 원래 잘 알고 있던 주제는 그냥 건너뛰고 원하는 강의만 선택해 들을 수도 있다.

강의를 들은 뒤에는 ‘단원 문제’나 ‘생각해보기’ 등 관련 주제에 대한 동영상 자료가 올려져 체계적인 복습도 할 수 있다. 수강생 가운데 한명이 게시판에 강의 내용에 관해 궁금한 점을 올리면 다른 수강생이 그에 대한 답변을 달면서 토론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씨는 “그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강의를 듣다 보니 원래 알고 있던 이론이나 사실에 반박을 하는 이들도 있다. 각자의 지식을 공유하며 새로운 시각을 접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 온라인으로만 강의가 이뤄지지만 이 강의의 특성상 실습 차원에서 공개관측회도 진행했다. 이씨는 “교수님의 강의를 들으며 직접 뵙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관측회 때 교수님 책을 사 가서 사인도 받았다. 강의를 듣고 큰 천체 망원경으로 직접 별과 여러가지 천체를 관측하며 눈앞에 펼쳐진 하늘의 경이로움에 감탄했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천문학에 관심이 많았지만 성적이 좋지 않아 물리학과에 입학했다. 이 강연을 들으면서 신비로운 미지의 공간인 우주의 매력에 더 빠져들어 천문학과로 전과할 계획이다.” 최화진 <함께하는 교육> 기자 lotus57@hanedui.com

■ 학생들이 이용할 만한 누리집
공부 동기부여 돕고 공부법 알려주는 곳 많아

유튜브(www.youtube.com)에는 다양한 분야의 강연이 올라와 있다. 김세연양이 즐겨 찾는다는 유튜브 채널 ‘크래시코스’는 미국 문학 교사이자 작가인 존 그린이 동생과 운영하는 방송이다. 중요한 세계문학이나 심리학, 철학 분야 등의 내용을 애니메이션을 활용해 쉽게 설명해준다. ‘스터디코드’(Studycode), ‘김공부’, ‘공부의 신 강성태’ 등의 채널은 학생들이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동기부여와 자극을 주며 실질적인 공부법도 소개해 학습에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

지난해 10월 시범운영을 시작한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 ‘케이무크’(www.kmooc.kr) 이용자 수가 점점 늘고 있다. 지금까지 약 140만명이 사이트에 방문해 12만명이 수강신청을 했으며 이 중 10대도 약 16%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현재 30여개 강좌가 열려 있으며 올해 128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최근 ‘온라인 공개강좌 안내서’도 발간했다. 부산대나 이화여대 등 일부 학교는 케이무크 강연을 수료하면 학점으로 인정해주기도 한다.

칸아카데미는 2008년 설립했으며 세계 모든 학생에게 양질의 무상교육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 비영리단체다. 현재 칸아카데미 한국어 누리집(ko.khanacademy.org)도 운영 중이며 주로 초·중학생을 위한 수업들이 번역돼 올라와 있다. 가입자 2900만명 중 교사 사용자가 100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테드(www.ted.com) 강연은 빌 게이츠 같은 유명인사도 강사로 나설 정도로 유명하다. 혼자 무대에 올라 프레젠테이션하듯 이야기하는 방식이다. 인기 강연을 중심으로 발표 기술을 담아낸 책(<테드 토크: 테드 공식 프레젠테이션 가이드>)이 발간될 정도다. 초창기와 달리 짧은 동영상 등 시각 자료를 제시하는 강연도 늘고 있다. 대부분 영어로 진행해 어학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 내용을 좀더 정확히 이해하고 싶다면 유튜브 자막 서비스를 통해 한국어로 들을 수도 있다. 최화진 <함께하는 교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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